심야에 차도에서 '울트라마라톤'...안전조치 문제없었나?

심야에 차도에서 '울트라마라톤'...안전조치 문제없었나?

2020.07.11. 오전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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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토 종단에 나선 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자 3명이 새벽에 차도를 달리다 음주 차량에 치여 숨졌는데요,

24시간 쉬지 않고 달리는 대회 특징에 맞춰 세심하고 철저한 안전 조치가 준비됐는지, 의구심이 일고 있습니다.

김다연 기자입니다.

[기자]
피해자 3명은 3차선 차도를 걷다가 과속하던 음주운전 차량에 참변을 당했습니다.

짧은 막대 모양의 시선 유도봉을 등에 매달고 있었지만, 방패막이 될 순 없었습니다.

[경찰 관계자 : 도로로 걸었어요, 도로로. 전혀 예측을 못 했죠 도로로, 그 시간에 새벽 3시를 넘어서….]

당시 참가자들은 왜 차도에 있었을까?

주최 측은 인도와 건널목을 이용하되 인도가 없는 경우엔 갓길에서 달리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울트라마라톤' 주최 측 관계자 : 인도로만 달리고 인도가 없는 길은 갓길을 뛰거든요. 음주 운전자가 달리는 사람을 때렸는데 그걸 예측할 수가 없잖아요.]

과속 차량이 많은 심야 시간을 대비한 안전 대책은 충분했을까?

주최 측은 참가자가 안전하게 쉴 수 있는 '체크 포인트' 10여 곳을 설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차량 4대로 주요 구간을 돌아다니며 안전 상황을 점검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울트라마라톤' 주최 측 관계자 : 요원 배치는 아니지만, 차량으로 계속 순회하면서 주자들의 상태나 안전이나 이런 걸 점검하죠. 안전장비가 작동이 안 된다든가 하면 점검하고….]

또, 코스를 지나는 시점에 음주 단속을 해달라는 협조요청문을 경찰에 보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부산에서 출발해 목적지인 경기 파주로 향하던 전체 참가자 70여 명이 언제, 어느 구간을 통과할지 예측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사고 당시 피해자들 주변엔 안전 관리 요원이나 차량도 없었습니다.

지난 2008년에도 한 참가자가 음주 차량에 치여 숨졌던 '울트라마라톤대회'.

주최 측은 향후 대회 진행 방식을 개선한다는 계획이지만, 소중한 목숨과 바꾼 사후약방문은 아닌지, 반성이 더 시급한 상황입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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