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2차 유행 더 두려운 '非 코로나 중증 환자'...대책은?

[앵커리포트] 2차 유행 더 두려운 '非 코로나 중증 환자'...대책은?

2020.06.30. 오후 1:5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오늘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대비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치명률은 2.2%입니다.

전 세계 평균은 4.93%인데 이탈리아가 14.5%로 가장 높고, 멕시코와 스페인 등이 10%를 넘겼습니다.

이웃 국가 일본이 5.2%, 미국도 4.9%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치명률은 훨씬 낮죠.

다시 한 번 방역 당국과 의료진의 노력에 감사를 표합니다.

다만 '코로나19'가 불러온 의료 공백과 그로 인한 사망 사례에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 3월 경북 경산에서 폐렴 증세를 보이다 숨진 17살 고교생입니다.

고열로 병원을 찾았을 때 선별진료소는 문을 닫은 상태였고, 병원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자를 응급실로 들여보낼 수 없다며 해열제와 항생제를 처방만 하고 돌려보냈습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충분한 격리 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코로나 의심 환자가 다른 환자와 접촉할 가능성을 우려할 수밖에 없고, 자칫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병원이 폐쇄되기 때문에 꺼렸을 텐데요.

하지만 다음 날 이 고교생이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안타깝게도 병세가 크게 나빠진 뒤였고 큰 병원으로 옮겨진 뒤 닷새 만에 숨졌습니다.

이후 나온 코로나 검사 결과, '음성'이었는데요.

코로나19 사태만 아니었다면 더 일찍,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 수 있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크게 남습니다.

격리 병동, 응급실 부족 등의 문제로 인한 초과 사망 관련 통계도 조금씩 나옵니다.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홍윤철 단장의 분석 결과 지난 3월 대구의 예측 사망자는 1,215.8명이었지만, 실제 사망자는 1,403명이었습니다.

예측 사망자보다 187명, 15% 이상 늘어난 결과인데요.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숨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 사망자가 187명이라는 뜻입니다.

이달 초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도 비슷한 발표가 있었습니다.

김동현 한국역학회장은 "지난해와 비교한 올해 1분기 초과 사망률은 전국적으로 6% 높아졌다", "대구 10.6%, 경북 9.5%뿐 아니라 서울 역시 6.5% 사망률이 올랐다"고 언급했습니다.

[허 탁 /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 (지난 3일) : 중증·응급 환자가 코로나가 확실히 배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과 치료, 중환자실 입원 매우 꺼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응급실과 그 주위에 충분한 격리실, 음압 격리실이 좋지만 정 안 되면 그냥 격리실이라도…. 병원 중심의 (중증·응급 환자) 치료 체계를 이번 기회에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관리)로 전환했으면 합니다.]

정부는 최근 브리핑에서 수도권은 이미 '2차 유행'이 진행 중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그에 따른 병상 부족에 대비하기 위해 확진자 격리해제 기준 완화 등의 대책도 마련했는데요.

코로나의 재확산과 의료 공백이 더 두려운 비코로나 중증·응급 환자의 의료 접근성에 대한 점검 역시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박광렬[parkkr0824@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