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시험' 틈 노린 대학가 부정행위 만연...대책은?

'온라인시험' 틈 노린 대학가 부정행위 만연...대책은?

2020.06.03. 오후 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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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강려원 앵커
■ 출연 : 안윤학 / 사회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YTN 단독보도로 알려진 인하대 의대 집단부정행위 사건 이후 각 대학에서 비슷한 일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가 대학 당국의 학사관리 문제인지, 아니면 학생들의 인성 교육의 문제인지, 또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지 인하대 의대 사건을 처음 보도한 사회부 안윤학 기자와 함께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인하대 의대 학생들의 집단부정행위 사건이요. 일단 0점 처리를 받았고 그리고 다른 어떤 외의 징계는 받지 않아서 사실상 솜방망이 처분이 아니냐,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기자]
맞습니다. 인하대 학칙을 보면 징계가 크게 세 가지가 있어요. 시험 중 부정행위는 훔쳐봤을 경우에는 근신, 그다음에 시험지를 미리 준비하거나 시험지를 바꾸면 유기정학 그리고 대리시험이면 무기정학 이렇게 세 가지가 있어요.

그러면 이 경우를 어떤 경우로 볼 것이냐 그거였는데 학교 측에서는 0점 처리만 했더라고요. 해당 학과목 F도 아니고. 사실상 경징계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이게 최소한 훔쳐보기일 수도 있는데 그리고 대리시험일 수도 있는데 이렇게 처리를 했단 말이죠. 그리고 30일 이상 유기정학이면 전 학기 F 처리를 할 수도 있는 문제였습니다.

그런데 어쨌든 0점 처리를 했고 어떻게 보면 다시 한 번 기말고사의 기회를 준 것이고 비슷한 사례가 작년에도 있었는데, 공과대학에서 있었는데 해당 18명, 부정행위자 18명은 그 해당과목을 F를 줬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F를 주지 않고 그냥 0점 처리하고 기말고사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는 점, 사실상 경징계라는 점.

[앵커]
F처리가 됐을 때랑 0점 처리가 됐을 때랑 차이가 있을 것 같거든요.

[기자]
네, 0점 처리는 중간고사에서 0점 처리가 됐고 기말고사를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거고 학칙상에 나온 F 처리는 해당 학기 또는 해당 과목을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는 거기 때문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앵커]
부정행위가 어떤 부정행위였는지 한 번 더 설명을 해 주실래요?

[기자]
부정행위가 시험시간이 답안을 하는 시간이 50초로 시간제한을 뒀는데 학생들이 2명이나 9명씩 짝을 지어서 한데 모여서 시험을 보거나 아니면 문제가 나오면 카톡이나 보안이 철저한 텔레그램으로 서로 협의를 해서 답안을 제출하거나 이런 사례들이 있었습니다.

[앵커]
학교 당국은 어떻게 파악하게 된 거예요?

[기자]
답안지가 일치하는 것도 있고.

[앵커]
답이 똑같았군요.

[기자]
네, 그리고 학생들. 정직하게 시험 본 학생들이 한 16% 정도 됐는데 10~20명 정도 됐는데 그 학생들이 이의제기를 한 거죠. 우리는 정직하게 시험을 봐도 하위권이고 부정하게 시험본 친구들은 상위권인데 이걸 왜 학교 측에서는 가만히 있냐, 한번 조사해 봐라. 그래서 학생들의 먼저 이의제기가 있었던 걸로 파악됐습니다.

[앵커]
온라인 시험이기는 하지만 말씀하신 대로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 입장에서 억울할 수밖에 없는 입장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이게 솜방망이 처벌이라면 다시 징계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거든요.

[기자]
사실 0점 처리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을 하는 게 사실 징계 없어 유야무야 넘어갈 것 같다라는 분위기가 있다, 이런 분위기가 좀 감지가 됐습니다. 그러니까 사건이 일어났던 게 한 달 반 전인데 징계절차가 별로 없고 진상조사를 한 지도 벌써 한 달이 다 돼가는데 아무런 결과가 없자, 사실상 아무 징계 없이 넘어간다는 분위기가 감지가 됐고 그래서 저희 쪽으로도 다급하게 이거 이래서는 안 된다 이거 원칙대로 해결해야 된다, 이런 제보가 들어왔거든요. 그래서 사실 이만한 징계가 내려진 것도 어떻게 보면 저희 보도로 인해서 이뤄진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그런데 인하대 의대뿐이 아닙니다. 공대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고요?

[기자]
오늘 보도가 나가고 있는데 조선해양공학과에서 필수 교양과목인 정보사회화 컴퓨터라는 과목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다라고 저희가 확인을 했는데요. 이게 물론 온라인으로 치러지는 시험이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많은 학생들이 구글링으로 검색한 자료를 갖다가 저희가 시쳇말로 복붙이라고 하죠. 복사해서 그대로 갖다붙이는 그런 행위들이 많이 발각이 됐고 이거 같은 경우는 해당 교수가 너무 답이 구글링 자료에 있는 걸 그대로 퍼다 온 정황들이 있으니까 교수가 먼저 파악을 해서 사실대로 말해라, 이렇게 해서 진상파악이 된 경우죠.

[앵커]
똑같은 답이 여러 개 나왔나 보군요.

[기자]
그런데 이번 공대 문제는 뭐냐 하면 학교 측이 이걸 분명히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정직하게 시험 본 학생들이 이의제기를 했어요. 원칙대로 처리를 해라. 그런데 이 사안은 학교 측에서 아무런 징계나 진상조사가 없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의대 건은 그나마 보도를 그나마 했기 때문에 징계가 나왔고 이 건은 우리가 미리 보도를 하지 않아서, 우리가 미리 알지 못해서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일반적으로 필수 교양과목이라고 하면 학생들이 전공 과목보다는 좀 가볍게 생각을 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떻게 부정행위를 했는데도 학교 측에서 모르고 넘어갈 수 있느냐, 그냥 그대로 넘어갈 수 있느냐. 이해가 좀 안 되는 부분이 있거든요.

[기자]
저희도 그 부분이 이해가 안 가서 의대 보도를 하고 나서는 학교 측의 입장이 빨리 나왔는데 이 건을 갖고 학교 측에 다시 물어보니까 유야무야 넘어갔기 때문인지 확인해 줄 수 없다. 이 건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 이렇게 말을 하더라고요. 그리고 담당 교수도 저희가 수차례 연락을 취했는데 묵묵부답으로 문자에 답도 안 하고. 그래서 저희가 입장을 들을 수는 없었는데. 다만 저희가 보도를 통해서 보도하지 못한 내용 중의 하나가담당 교수가 긴급 공지, 중요 공지를 통해서 자기의 심정을 좀 토로한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심정을 토로했냐면 참담하게도 부정행위, 구글링 등으로 의심되는 학생 수가 너무 많아 마음이 우울하다.

그리고 솔직하게 말한 친구도 제법 있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의심되는 친구들이 너무 많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 그리고 교수와 학생은 신뢰 관계고 저는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해 강의하고 여러분은 정직하게 최선을 다해 공부해서 꿈을 키워가는 게 맞다, 이런 공지를 올렸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부정행위를 저지른 학생들을 학교가 보호해 주려 하는 듯한 그런 인상도 갖게 되는데요.

[기자]
분명히 친구를 통해서 접수를 했을 텐데 이걸 아무 조치 없이 그냥 넘어갔고 단 하나 공지가 나온 게 중간고사가 이렇게 부정행위가 있었으니 중간고사는 시험을 무효로 하고, 전체가 다 무효로 하고... 그러니까 정직하게 시험 본 수험생들만 피해를 본 것이죠. 그리고 기말고사만 적용을 하겠다, 이런 공지만 나오고 넘어간 사례입니다.

[앵커]
그게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졸업생들 그리고 학부생들 취업 문제 때문일까요?

[기자]
저희가 그렇게 추정은 하고 있는데 그렇게 추정만 할 뿐, 학생들의 반응이나 학교 측의 반응은 들을 수가 없어서.

[앵커]
학생들 반응은 어떻게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학생들 반응은 팩트체크를 하나 하고 싶은 게 있는데 공대 시험은 오픈북 시험이었는데, 그러니까 옆에 책을 놓고 보는 시험이었는데 이게 왜 부정행위냐. 저희가 확인해 보니까 담당 교수는 오픈북이라고 공지를 한 적이 없었어요. 그리고 중요 공지를 통해서 이거는 명백한 부정행위입니다. 원칙대로 처리하겠습니다. 이렇게 공지를 했으니까 오픈북 시험이었다 이런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고요.

[앵커]
오픈북일 경우에는 어떻습니까? 구글을 검색해서 답안지를 써도 되는 겁니까?

[기자]
그건 교수 재량이겠지만 사실은 일반적인 공대 시험을 보면 옆에 책을 놓고, 자기가 공부한 책을 놓고 그걸 통해서 답안을 작성하는, 그게 보통 오픈북입니다.

[앵커]
사실 아까 말씀하신 교수님의 글에서 좀 마음이 착잡했던 이유 중 하나가 우리 학생들이 사실은 장래에 사회에 나오면 사회인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부정행위를 하게 되면 사회에 나와서 또 어떤 부정행위를 저지를지 걱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반성하는 기미가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데 어땠습니까?

[기자]
그래서 저희가 온라인상으로 인하대 학생들의 반응을 살펴봤는데요. 많은 반응들이 있는데 특정언론사가 자기 학교에 인하대에 억하심정이 있는 것 아니냐. 왜 우리 학교만 비판을 하느냐라고 반발하는 기류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저희가 인하대에 특별하게 감정을 가질 이유가 없잖아요.

그래서 이번 보도를 시작한 건 의대였습니다, 의대. 의대 문제. 그러니까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직업을 갖게 될 미래의 의사들이였는데 이 사람들이 1학년, 그러니까 첫 학년, 첫 학기, 첫 시험에서부터 부정행위를 시작하면서 미래 의사를 준비하는 거잖아요. 그래서 이건 정말 아니다, 앞으로 미래에 수술을 하게 되고 환자들을 진찰하게 되는데 커닝을 해서 할 수는 없잖아요. 그래서 이 부분 때문에 저희가 보도를 했고 이 보도가 나가자 잇따라서 제보가 와서 저희가 취재를 하게 됐죠.

[앵커]
다른 대학들도 마찬가지로 온라인 시험을 봤고요. 그래서 지금 서강대도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가 적발됐다고요?

[기자]
수학과 한 강의였는데 거기서 비슷한, 일부 학생들이 모여서 시험을 봤다고 해요. 그래서 담당 교수가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부정행위가 사실로 드러났고 연세대, 한양대 등에서도 관련 의혹들이 나왔는데 일부는 사실로 확인됐고 일부는 학교 당국에서 조사하고 있고요.

[앵커]
온라인 시험을 원래 혼자서 봐야 되는데 모여서 시험을 봤다는 것 아니에요? 그리고 텔레그램으로 통신을 통해서 서로가 의견을 교환하고 썼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게 인하대뿐만 아니라 전국에 있는 대학들이 다 온라인 시험을 봤기 때문에 만약에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진다면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했겠어요.

[기자]
많이 발생을 하고 실제로 그런 글들이 인터넷 게시판이나 SNS를 통해서 많이 의혹이 제기가 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학교 당국에서 학사 관리를 철저히 해야 되지 않나.

[앵커]
사실 코로나19 상황이 되면서 수업도 미뤄지기도 했지만 그러다 보니까 온라인 시험이 치러지는 학교가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좀 이런 것을 강구할 방법이 없을까요?

[기자]
재미있는 사례 하나가 있는데요. 성균관대 사례가 있습니다. 성균관대 사례는 우리가 보통 온라인 강의나 수업을 할 때 줌이라는 플랫폼을 많이 사용했잖아요. 그 줌과 비슷한 웹X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더라고요. 그러니까 학생들 모습을 다 볼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데 학생들이 여기서 카메라를 두 대를 준비합니다, 시험을 볼 때. 핸드폰 카메라가 보통 있으니까. 휴대전화로 노트북의 웹캠으로 해서 앞뒤로 촬영을 하게 해요.

그런데 그걸 웹엑스라는 데 접속을 해서 교수가 지금 실시간으로 이 학생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는 그런 매뉴얼을 아예 만들어서 전 학과가 시행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성균관대에서는 커닝이라든가 집단부정행위가 나오지는 않았는데 이 케이스를 조금 모범 사례로 해서 좀 더 철저하게 커닝이나 이런 것의 방지대책을 세워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새로운 프로그램을 깔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는다면 또 다음 학기 때도 마찬가지로 온라인 시험을 치르게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그런 어떤 프로그램을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지금 화두가 공정사회 아니겠습니까? 노력한 만큼 성과를 얻어야 되는데 노력하지 않고 부정행위를 통해서 그렇게 얻는다, 이해할 수가 없는데요.

[기자]
조금 안타까운 건 학생들의 반응 중의 하나가 이러다가 기업들이 우리 학교의 학점은 인정하지 않는 것 아니냐, 이런 반응들이 있더라고요. 걱정들을 많이 하더라고요. 저희가 비판 기사를 쓰니까. 그런데 이런 반응들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이게 단순히 학생들의 부정행위가 문제일까? 우리가 너무 스펙 사회로 가는 게 아닐까, 학점사회로 가는 게 아닐까?

너무 인성교육을 소홀히 한 것 아닐까? 이런 점들을 생각을 하게 되면서 단순한 부정행위로만 볼 게 아니다, 이건 심각한 사회 문제다.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앵커]
그리고 인하대생들 대부분이 다 공정하게 시험보는 학생들일 것이고요. 일부 학생들이 문제가 되고 있는 거잖아요.

[기자]
대부분의 학생들이 반성이나 뉘우침 이런 게 있는데 일부 학생들만 이렇게 반발기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인하대 의대 사건 처음 보도한 사회부 안윤학 기자였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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