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더인터뷰] 불안 속 2차 등교 수업...초등학교 상황은?

[더뉴스-더인터뷰] 불안 속 2차 등교 수업...초등학교 상황은?

2020.05.27. 오후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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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강진원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오준영 / 전북 설천초 교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오늘 초등학교 1~2학년들이 석 달여 만에 등교수업을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초등학교 저학년들은 통제가 쉽지 않아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오늘 등교 수업 현장은 어땠을지 전북 설천초등학교 오준영 선생님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선생님, 나와 계십니까?

[오준영]
안녕하십니까?

[앵커]
네, 안녕하세요. 오늘 등교수업이 시작이 됐는데 모든 학생들이 다 학교에 왔습니까?

[오준영]
네, 저희 학교는 지금 1학년이 1개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생 수 12명인 소규모 학교이기 때문에 2학년과 시차 운영을 하면서 격일제, 온라인 병행수업 없이 오늘 모두 등교를 했습니다.

[앵커]
학생들 오늘 처음 보셨을 텐데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오준영]
저는 1학년 담임이기 때문에 온라인 개학기간 동안에 실시간 원격수업은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수업 동영상을 찍어서 업로드하고 이런 온라인 수업을 진행했기 때문에 오늘 에서야 학생들을 처음 보게 됐고요.

아이들 또한 영상으로만 보던 선생님을 직접 보는 것은 오늘이 처음이었죠. 그래서 매우 서로가 반가웠는데 매해 3월에 학기를 시작하는 기분과는 뭔가 다른 뭉클함이 있었습니다.

[앵커]
뭉클했다, 이런 표현을 써주셨는데 그런데 또 막상 학교에 나왔을 때 학생들의 통제도 조금 어려웠을 것 같거든요. 수업시간이나 쉬는 시간 등 코로나19 방역에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나요?

[오준영]
기본적으로 저학년 학생들을 마스크를 많이 답답해합니다. 그래서 마스크를 턱 아래로 내려 쓰거나 또 벗어서 책상 위에 두는 경우가 좀 있었는데요. 아유, 학교라서 종이 치네요. 죄송합니다.

하지만 저학년 학생들도 가정과 사회에서 계속된 방역 지침들을 체득했나 봐요. 교사가 이렇게 지도를 하면 마스크를 바로 고쳐 쓰고 이렇게 했고요.

간혹 바닥에 마스크를 흘리는 경우가 종종 있었어요. 떨어진 마스크를 다시 입에 쓰게 하는 것은 위생상 좋지 않아 보여서 제가 여분으로 비치한 마스크를 쓰게 했는데 이를 대비해서 가정에서 여분 마스크를 준비를 해달라는 부탁을 해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종소리도 들렸는데 학생들은 1학년이다 보니까 다 집에 간 거죠, 지금은?

[오준영]
네, 지금은 돌봄교실로 몇 명 가고 나머지는 집으로 하교했습니다.

[앵커]
제일 우려했던 게 급식 문제거든요. 급식 때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오준영]
아무래도 마스크를 벗고 있어야 되는 시간 아닙니까? 그래서 급식시간에 대한 어려움이 있을 거라고 예측을 했는데요. 오늘은 일단 전체 학년 중에서 저희 학교는 병설유치원이 있기 때문에 유치원, 1, 2학년만 등교를 했습니다. 그래서 급식실에서 여유를 가지고 거리 두기를 실천하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요.

대개 학교에서의 점심시간은 학생들 입장에서는 매우 행복한 시간이에요. 하지만 오늘은 대화도 금지, 움직임도 금지, 선생님의 통제하에 식사만 딱 하고 급식실을 나와야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하지만 우리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서 철저히 지도했습니다.

[앵커]
급식 얘기를 해 주셨는데 사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해서 그 전과 후, 학생들의 수업시간 등 활동에도 변화가 있었을 것 같거든요. 어떤 점이 달라졌습니까?

[오준영] 기본적으로 1학년 학생들에게 좀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는 모둠활동이 사라졌죠, 책상을 떨어뜨려야 되기 때문에. 그리고 앞에서도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마스크를 쓰고 있기 때문에 노래, 체조, 율동 이렇게 숨가빠지는 활동에 제약이 생겼어요.

수업이라는 게 성취 기준과 수업의 학습목표를 향해서 진행되는 거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서 다양한 활동과 활용해야 되는데 이러한 방법적인 측면에 제약이 생기다 보니까 현장 선생님들 수업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겠다, 이런 생각이 좀 들었고요.

그래도 지금은 학습 목표 달성보다는 일단 학생의 접촉 제한, 의심증상자에 대한 처치가 우선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코로나 이전의 수업의 질을 담보하기는 좀 어려운 현장의 상황이 아닐까 이렇게 정리를 좀 해봤습니다.

[앵커]
선생님, 그리고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 여러 준비를 하셨을 것 같습니다, 개학을 앞두고요. 어떤 준비들을 구체적으로 하셨습니까?

[오준영]
먼저 말씀드리기에 앞서서 전국에 계신 보건 선생님들께 정말 고생하시고 감사한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고요. 저희 학교도 관리자님들과 보건선생님을 필두로 등교수업을 위한 방역 작업을 굉장히 많이 했습니다.

일단 교육부 지침에 따라 학생 자기진단을 했고요. 문자를 통해서 실시했죠. 앞으로도 계속 해야 될 일이지만 등교 이전에 자가진단을 실시했는지 확인하고 또 이 여부를 파악해서 미실시 가정에 연락을 취하고 하는 일이 굉장히 힘든 일이더라고요, 학교에서. 또 학교에서는 절대적으로 학생들의 감염 예방과 건강이 최우선이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사진에도 나오네요. 중앙현관에 비치된 열화상카메라 통해서 체온 체크했고 스쿨버스 타기 전에 체온 체크 또 했고요. 곳곳에 손잡이, 문고리 알코올 소독 하루에 두 번씩 하고 교실 책상 보시다시피 거리 두기로 배치했고 또 쉬는 시간 겹치지 않도록 시차 두고 일과표를 편성했고 물걸레 청소기, 방역 물품 세탁을 위한 건조기, 세탁기 구입 등 정말 많은 준비를 해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드네요.

[앵커]
정말 많은 준비를 하셨는데요. 그 일각에서는 보건교사 등 방역 인력이 부족하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선생님이 계신 학교는 충분한가요?

[오준영]
어렵죠. 지금 저희가 학생 수가 80여 명인데도 불구하고 지금 방역 보조인력이 두 분이 오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수업 진행은 선생님들이 하셔야 되기 때문에 기타 방역적인 측면을 전부 다 방역 보조인력들이 하시는데 사실 지금 손이 많이 부족하기도 하고 보건선생님은 항상 앞에 서셔야 되잖아요, 모든 책임을 지셔야 되기 때문에.

그래서 만에 하나 학교에 의심증상자가 생겼다 그러면 보건선생님이 자리를 비우게 되시는 거거든요. 그러면 학교에서 보건 혜택을 받아야 학생들이 공백을 맞게 되는 이런 상황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실제로 오늘 등교 수업을 하신 겁니까? 입학식 같은 걸 하셨어요?

[오준영]
입학식은 지금 따로 진행을 못했습니다. 저희가 지난번에 온라인으로도 생략을 했었거든요. 저희가 행사 자체를 오늘 빼놔서 입학식은 못했는데 환영식은 제가 자체적으로 준비해서 했습니다.

[앵커]
자체적으로 환영식을 하시고 그러면 오늘 처음으로 등교수업을 하셨을 것 같은데 실제로 수업을 해 보니까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오준영]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오늘 첫 등교였어요. 그런데 지난주에 학생 수 6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는 고등학교 3학년과 같이 개학을 했습니다. 마스크 문제야 아까 얘기했으니까 생략하더라도 그 소규모 학교에서 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주의해야겠구나 생각을 했는데 비가 올 때 환기 문제가 좀 있다고 들었어요. 비가 오지 않아서 비가 와봐야 알 것 같고요.

일단 학생들이 방역과 더불어서 기초적인 주변 소독을 스스로 좀 해야 될 필요가 있거든요. 이걸 지금 저학년 학생들에게 연습을 시켜야 되는데 앞으로도 굉장히 힘든 일이 될 것 같다라는 걱정을 좀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학생들이 막상 와서 줄 서기, 즉 거리 두고 줄 서기, 그리고 마스크 착용, 이런 통제에 학생들이 생각보다 잘 따라줘서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생각을 했고요.

앞서 이야기한 대로 수업 방식이 좀 변화해야 되는 것, 이것들을 교사들이 적응해야 되는 일이 앞으로 해나가야 될 어려운 일이 아닐까. 또 하나 더하자면 급식시간에 이야기하고 싶고 쉬는 시간에 뭉쳐서 놀고 싶고 하는 아이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그것을 제지해야 되는 것, 이게 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앞으로 해야 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선생님, 마지막으로 아이들 걱정하는 학부모 그리고 오랜만에 등교를 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한말씀 해 주시죠.

[오준영]
오랜 기간 가정에서 우리 자녀들과 힘든 생활을 하셨을 우리 대한민국의 부모님들. 그리고 눈 나빠진다고 오래 보지 못하게 했던 모니터와 스마트폰을 보면서 수업을 해야 했던 우리 사랑하는 학생들. 그리고 생전 접해 본 적 없는 온라인 개학에 수업 콘텐츠 제작과 또 출결 관리로 고생 많으셨던 우리 선생님들까지도 그동안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아직 온전히 돌아온 것은 아닙니다마는 2부제 수업, 격일제 등교, 온라인 혼합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또 여건이 좋지 못해서 아직 등교를 하지 못하는 학교도 있다고 들었는데 예전의 완벽한 모습은 아니지만 어쨌든간 우리는 한 걸음씩 코로나를 극복해 가고 있는 상황이 아닐까 이렇게 생각하고요. 드디어 오늘 저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니까 이 썰렁했던 학교에 이제서야 봄이 찾아온 것 같습니다.

앞으로 우리 현장에서는 그 누구도 나쁜 바이러스 만나지 않고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 힘을 합쳐 차츰차츰 정상적인 학교를 함께 만들어나가리라 굳게 믿습니다.

[앵커]
학생들을 만나서 봄이 찾아온 것 같다는 선생님의 말씀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전북 설천초등학교의 오준영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오준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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