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할 수도 없고" 돌잔치·결혼식 앞두고 '발 동동'

"안 할 수도 없고" 돌잔치·결혼식 앞두고 '발 동동'

2020.03.07. 오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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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돌잔치 5월로 연기…위약금 백만 원 넘어
’가족 대구 거주’ 예비신랑, 결혼식 8월로 미뤄
예식업계 "코로나19 관계없이 약관에 따라 위약금 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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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는 요즘, 돌잔치나 결혼식 같은 행사를 앞둔 사람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그대로 하자니 불안하고 취소하거나 미루자니 위약금이 만만치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김다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들 돌잔치를 일찌감치 예약했던 김정미 씨는 요즘 심란하기만 합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다음 달 돌잔치를 일단 미루기로 했는데, 위약금이 백만 원이 넘습니다.

[김정미(가명) / 4월 돌잔치 연기한 아기엄마 : 그때가 지금보다 코로나19가 더 심각하다고 쳐봐요. 결국에 취소하게 되면, 위약금은 업체가 가지고 있는 거예요. 저한테 돌려주지 않고…]

또 다른 아기 엄마는 고민 끝에 예정대로 돌잔치를 열기로 했습니다.

취소하면 행사비 3백만 원 가운데 절반을 업체 측에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모 씨 / 3월 돌잔치 예정 아기엄마 : 결혼식은 미뤄서 해도 아이는 생일이 처음이잖아요. 첫 생일을 뒤로 미뤄서까지 해주고 싶은 생각은 없어서요.]

결혼식을 불과 보름 앞두고 다섯 달 뒤로 미룬 예비부부도 있습니다.

가족이 대구에 살고 있어서 내린 결정입니다.

[안 모 씨 / 결혼식 연기한 예비신랑 : 부모님께서도 일단은 주변의 시선이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결혼식 하기 전에 한복 보러 오거나 결혼식장 음식 먹어보는 거 이런 거 다 먼저 취소한 상황입니다.]

업체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예약 취소에 대해 위약금을 물리고 있습니다.

[예식장 관계자 : 표준약관에 따라 다 내셔야 해요. 연기하든 취소를 하든 (위약금은) 다 내주셔야 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된 결혼식 등 행사 위약금 관련 지난달 상담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대 여섯 배 급증했습니다.

특히 31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로 상황은 더 심각해졌습니다.

최근 열흘 동안 접수된 결혼식 취소 상담 건은 486건으로, 지난달 18일을 기준으로 25배 늘었습니다.

돌잔치 관련 상담 건수도 6배 넘게 뛰었습니다.

민원이 폭주하자 공정위는 예식업계에 위약금을 받지 말거나 깎아주라고 권고했습니다.

공정위 약관 가운데 위약금 없이 취소가 가능한 천재지변에 코로나19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태휘 /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장 : 천재지변에 준하는 비상상황으로는 볼 수 있으므로… 돌잔치나 연회업계 관련해서도 조만간 만나서 원만한 합의를 요청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강제력이 없는 행정지도라 업체 측이 위약금을 받아도 어쩔 수가 없어 예약자들은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YTN 김다연[kimdy081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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