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시스템 잘 작동해서 확진자 수 증가"...사실은?

[앵커리포트] "시스템 잘 작동해서 확진자 수 증가"...사실은?

2020.02.27. 오후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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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온 / 민주당 최고위원 : 확진자 수 증가하는데 국가체계가 역설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박능후 장관의 발언과 함께 어제(26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말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국내 확진자 수 급증은 오히려 보건·방역 체계가 잘 작동한 결과라는 취지였죠.

외신을 인용해 우리나라의 뛰어난 진단능력과 투명한 정보공개를 장점으로 꼽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많이 검사하기 때문에 확진자도 많이 나왔다는 설명입니다.

실제에 부합하는 말일까요?

어제 각국에서 내놓은 공식 통계를 비교해 봤습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 탑승한 인원을 제외한 숫자라는 점을 먼저 말씀 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검사를 받은 인원은 5만 3천여명, 확진자는 천 2백여 명.

미국의 90배, 일본의 7배 이상입니다.

그런데 진단 검사 인원을 보면 미국의 약 120배, 일본의 약 53배에 달합니다.

검사 수 대비 확진 환자 비율은 우리나라는 2.3%, 일본은 8.6%, 미국 3.1% 입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에서 온 입국자 뿐만 아니라 확진 환자, 의사 환자, 조사대상 유 증상자도 선별진료소 의사 판단에 따라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죠.

반면 일본의 경우 37.5도 이상의 발열이 4일 이상 지속되거나 강한 권태감과 호흡곤란이 있는 경우 검사를 받도록 했고 고령자, 당뇨병, 심부전, 호흡기 질환자는 이틀 이상 증상을 보일 경우로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검사 문턱은 더 높습니다.

호흡기 질환 증상이 있는 환자가 최근 중국을 다녀왔거나 확진자와 밀접 접촉한 경우만 검사 대상이 됩니다.

이에 따라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확진자가 적은 건 검사 수량이 그만큼 적기 때문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일본 야당에서도 하루 검사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다시 검사 수 대비 확진 환자 비율을 보겠습니다.

우리나라는 2.3%, 일본 8.6%, 미국 3.1%입니다.

즉 실제론 미국과 일본에 더 많은 감염자가 숨어 있다는 뜻일 수도 있고, 우리나라가 검사를 그만큼 많이 해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 개연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코로나19 감염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는 것이 자칫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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