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녀를 죽였나...구하라 재판 '논란'

누가 그녀를 죽였나...구하라 재판 '논란'

2019.11.25. 오후 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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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스타 또 한 명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가수 '카라' 출신의 구하라 씨가 28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 건데요.

그녀의 절친한 동료였던 가수 설리 씨가 세상을 떠난 지, 41일 만입니다.

앞서 구 씨는 5월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습니다.

다행히 매니저의 발견으로 일찍 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에 지장이 없었지만, 이번엔 비극을 막진 못했습니다.

누리꾼들은 무차별적인 악성 댓글이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갔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그녀를 댓글 공격에 시달리게 했던 건 지난해 논란이 됐던 '몰카 영상 협박 사건'이었죠.

앞서 1심 재판부는 해당 동영상을 촬영한 구 씨의 전 남자친구 최 모 씨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 유예 3년을 선고했는데요.

법원은 상해, 협박 등의 혐의는 유죄라고 인정했지만, 가장 논란이 됐던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 무죄라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찍은 것은 맞지만, 당시 피해자가 촬영을 제지하지 않았고, 몰래 촬영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겁니다.

판결에 대한 2차 피해도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소설가 공지영 작가는 SNS를 통해 당시 재판을 맡은 판사가 영상의 내용이 중요하다며 단독으로 동영상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는데요.

2차 가해라며 동영상 공개를 거부하는 구 씨 변호인단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영상을 확인하고도 불법 촬영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일제히 그녀의 비극을 애도했습니다.

그러면서 불법 동영상 촬영과 유포 문제를 내버려두면 안 된다며 처벌 강화를 요구했습니다.

[정춘숙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 : 아직도 피해자에 대한 쏟아지는 악플과 범죄 영상을 찾아보려는 공범자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결국 가해자는 불법촬영 범죄에 한해 무죄를 받았고 결국 우리 사회는 또 한 명의 사이버 성폭력 피해자의 안타까운 삶을 구하지 못했습니다.]

누가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넣었을까요?

누군가를 지목해 손가락질하는 일보다, 사이버 성폭력 피해에 대해 방관하고 무관심으로 대응하진 않았는지, 우리의 사회적 책임을 돌아봐야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틀 전, 그녀가 자신의 SNS에 가장 마지막으로 남긴 말은 '잘자' 였습니다.

이제는 구 씨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 없는 곳에서 평안히 잠들기를 바랍니다.

차정윤[jyc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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