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자사고·외고 2025년 일반고 전환...교육계 반응 엇갈려

[취재N팩트] 자사고·외고 2025년 일반고 전환...교육계 반응 엇갈려

2019.11.08. 오전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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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초등 4학년이 고교 입학하는 2025년부터 적용
전환 이전 입학 학생 신분·학교 명칭 등은 유지
일반고 내에서 또 다른 고교서열화 가능성
교총 "정권 따라 변경 안 돼"…전교조 "앞당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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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고교서열화 해소를 위해 오는 2025년부터 자사고와 외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일반고 전환 이전에 풀어야 할 과제도 많고, 현실화 여부도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교육계의 반응도 엇갈리고 있는데요,

정부가 어제 발표한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에 대해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권오진 기자!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으로 정부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일괄 전환 방침을 내놨는데요, 배경은 무엇입니까?

[기자]
네, 고등학교가 일류와 이류로 서열화돼 사교육비 부담이 커지고 위화감 조성 등의 문제가 발생한 데는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의 역할이 컸다고 정부가 판단한 겁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들 학교가 애초 설립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입시교육에 치우쳐 대다수 학생이 다니는 일반고 교육을 저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유 부총리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유은혜 /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전체 고교의)약 4%를 차지하는 외국어고, 자율형사립고, 국제고 등에서 우수한 학생들을 먼저 선점하고 비싼 학비와 교육비가 소요되다 보니 현재 고등학교는 사실상 일류-이류로 서열화되고…]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반고 전환은 현재 초등학교 4학년생부터 적용이 되는데요.

전환 이전에 입학한 학생의 신분은 졸업 때까지 유지되고 학교 명칭과 특성화된 교육과정은 그대로 운영됩니다.

정부는 또 전국 단위로 학생을 선발하는 일반고 49곳의 모집 특례도 없애고, 과학고와 영재학교는 현행대로 가되 선발 방식은 개선하기로 했습니다.

자사고와 외고를 폐지하는 대신 5년간 2조 2천억 원을 투입해 일반고의 역량을 강화해 교육 불평등도 해소하기로 했습니다.

부총리가 단장을 맡는 가칭 '고교교육 혁신 추진단'을 운영하고 모든 학생에 대한 맞춤형 교육 여건을 조성한 뒤 고교학점제를 시행할 방침입니다.

유 부총리는 2025년 고교학점제의 본격 시행을 위해 교육과정의 개정뿐만 아니라 대입제도 개편 논의도 착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어제 발표장에는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과 광주·세종시 교육감이 참석해 정부의 고교서열화 해소 방안에 힘을 보태기도 했습니다.

[앵커]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을 앞두고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죠?

[기자]
우선 내년부터 2025년 3월까지는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재지정 평가가 없어져 이들 학교가 지정 취소될 가능성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일반고로 전환되기 이전에 지원자가 몰릴 수 있습니다.

강남 8학군 같은 명문 학군의 부활도 우려됩니다.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된다 하더라도 또 다른 고교 서열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고교유형별 격차는 없더라도 일반고 사이에도 이른바 명문 고교가 생길 수 있어 일부 학교 쏠림 현상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일반고 전환이 무산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회적 합의 없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서 고교체제를 바꿀 계획인데, 정부가 바뀌면 다시 바뀔 수도 있습니다.

일괄폐지는 물론 고교학점제도 마찬가진데, 실제 실행은 차기 정부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이 때문에 초중고 전 범위에서 학생과 학부모 혼란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중학교 3학년은 자사고와 외고, 국제고 지원을 고작 한 달 앞두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5, 6학년이 이들 학교에 진학하면 일반고로 입학한 학생들과 혼재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현재도 고1, 고2, 고3은 대입 수능이 제각각인데, 고교 체제마저 바뀔 경우 학년마다 진학 고민에 휩싸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자사고 외고 일반고 전환에 대한 교육계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린다고요?

[기자]
진보 성향 교육감들과 전교조는 환영했지만 자사고 교장단은 강력히 반발했습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등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2025년 자사고, 외고, 국제고의 일괄폐지 방안을 일제히 반겼습니다.

이재정 교육감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이재정 / 경기도 교육감 : 다시 한 번 고교 서열화를 해소하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정부의 일대 단안을 저희 교육감으로서는 크게 환영하는 바입니다.]

반면 자사고 교장들은 정부의 무책임한 정책 결정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학부모들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김철경 자사고 교장연합회 회장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김철경 / 서울 자사고교장연합회 회장 : 자사고 일괄 폐지는 내년 총선을 의식해서 정치적 이해득실만을 고려하여 교육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하는 밀어붙이기식 교육 폭거입니다.]

교사 단체들의 반응도 엇갈렸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고교체제는 정권 따라 시행령으로 좌우할 일이 아니라며 고교 종류 등을 법률로 명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2025년 3월인 일괄전환 시기를 보다 앞당겨서 현 정권이 책임지고 매듭지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YTN 권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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