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아베 총리 회담 무엇을 남겼나?

이낙연 총리-아베 총리 회담 무엇을 남겼나?

2019.10.25. 오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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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상태 방치할 수 없다" 공감
이 총리, "희망이 조금 더 커졌다"
외교당국 간 대화 촉진하기로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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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낙연 국무총리와 아베 일본 총리의 회담이 어제 열렸죠.

1년 넘게 중단된 최고위급 인사의 회담이 모처럼 진행됐고 양국 관계를 이대로 방치하지 말자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입장 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뜻일 텐데요.

이 총리의 방일을 취재한 추은호 기자 연결합니다. 추은호 기자!

'아직 갈 길이 멀다' 이 말이 지금 단계 양국 관계를 적절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느 정도 성과도 있었겠지만 숙제도 남긴 회담인 것 같아요.

정부에서는 어떤 점이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나요?

[기자]
이번 회담의 성과라고 하면 "두 나라의 갈등 상황을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공감대가 이뤄졌다는 것입니다.

우리 총리실의 발표문을 보면 "중요한 이웃 국가로서 한일 관계의 어려운 상태를 이대로 방치할 수 없다는 데 양국 총리가 인식을 같이했다"라고 돼 있습니다.

이 총리도 어제 귀국 길에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간담회를 했는데요 아베 총리가 "상황을 이대로 둬선 안된다.

당국 간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말을 했다고 소개하면서 이런 말을 변화로 받아들이겠다고 전했습니다.

이 총리는 그래서 "이틀 전에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갈 때에 비하면 지금은 희망이 조금 더 커졌다"고 소회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상황을 방치할 수 없다면 대화나 소통이 필요하겠죠.

그래서 외교 당국 간 대화를 촉진하자는 공감대도 형성됐습니다.

그동안 양국 간의 대화가 공개되지 않았고 간헐적으로 열려왔는데 이제부터는 대화가 공식화됐고 활발해질 것이고, 속도가 날 것으로 우리 정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지만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양국의 입장 차이가 여전히 드러난 회담이었죠?

[기자]
"국제간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아베 총리의 말, "우리는 존중하고 지키고 있다"는 이 총리의 응대에 양국의 입장 차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일본 정부 고위관계자가 회담이 끝난 뒤에 설명한 내용을 보면요.

아베 총리는 회담에서 "한국 대법원 판결은 국제법 위반이고 한국이 국교정상화의 기초가 되는 국제조약을 일방적으로 깨트렸다"고 발언했다고 합니다.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의 설명을 보면요.

'국제법 위반'이라는 부분에 대해 이 총리는 "그건 양측 간 입장차가 있는 것"이라고 답했고, "양국 관계 근간을 흔든다"는 주장에 대해 이 총리는 한국은 "약속 어긴 적이 없다.

협정을 존중하고 준수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응수했다고 합니다.

양국 모두 기존입장에서 조금도 물러선 것 같지 않아 보입니다.

그만큼 간극이 크다는 것이죠.

일본 언론들은 그래서 '평행선'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변화의 조짐도 보입니다.

이 총리는 아베 총리에게 이 문제를 "유리그릇 다루듯 조심스럽게 다루자"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 총리는 기자들에게 "과거에도 대화로 극복한 경험이 있지 않느냐, 이번에도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그리고 몇 가지 방안이 오갔다"고 소개했습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어제 "아직 간극이 크지만 서로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간극도 좀 좁혀진 면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총리가 말한 몇 가지 방안이 뭔지 강경화 장관이 말한 '간극이 좁혀진 면'이 어떤 부분인지는 양국 간 대화의 진척에 따라 공개될 것 같습니다.

[앵커]
양국 갈등을 풀기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의 정상회담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요구가 있는데요.

회담에서 이 문제도 언급이 됐나요?

[기자]
어제 회담에서 문제인 대통령의 친서가 아베 총리에게 전달됐죠.

대통령의 친서는 공개되지는 않습니다만 어떤 취지의 내용인지 정도는 알 수 있는데 문 대통령의 친서에는 "양국 현안이 조기에 해결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자"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아베 총리와 언제, 어디서 만나고 싶다 그런 구체적인 정상회담의 제안은 없다는 것이죠.

그렇지만 '조기 해결, 서로 노력'이란 표현이 있는데 여기에 정상회담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이 담겨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 총리도 아베 총리에게 완곡한 표현으로 정상회담을 권했습니다.

"한일관계가 개선돼서 두 정상이 만나면 좋지 않겠습니까"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이 총리는 정상회담에 대한 자신의 기대감을 가볍게 말한 것이고 시기나 장소를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아베 총리는 이 총리의 이 권고를 듣고 아무 말도 없이 그냥 듣기만 했습니다.

두 나라 정상은 작년 9월 UN에서 회담한 이후 1년 넘게 만나지 않고 있는데요.

정상회담의 가능성 이야기가 계속 나오는 것은 연말까지 다자 정상회의가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다음 달에 태국에서 '아세안 +3" 칠레에서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데 두 정상이 모두 참석한다면 이때가 계기가 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과 관측이 있는 거죠.

아직은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눈에 띄는 분명한 움직임은 포착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 총리가 "얼음장 밑에서도 강물은 흐른다"고 표현했는데 얼음장 밑에서의 타진은 진행되고 있지 않겠나 추측해 봅니다.

지금까지 YTN 추은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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