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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폭력 가정의 그늘로...말뿐인 아동 보호 대책
Posted : 2019-10-06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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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5살 아이가 의붓아버지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해 숨지는 일이 발생해 큰 충격을 줬습니다.

피해 아동은 2년 전에도 상습 학대로 보육원에 맡겨졌다가 사건 한 달 전 집으로 돌아갔는데요.

이처럼 재학대의 위험을 안고 폭력 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아이들의 현실을 나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피해 아동이 숨지기 한 달 전까지 머물렀던 보육원을 찾아가 봤습니다.

학대 혐의로 집행유예를 받은 계부에게 아이를 돌려보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보육원 측은 피해아동보호명령 기간이 끝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얘기합니다.

계부의 폭력적 성향을 알고 있었지만, 친어머니까지 함께 퇴소를 요구해 방법이 없었다는 겁니다.

[보육원 관계자 : 죄를 본인(계부)이 인정하지도 않았고, 접근금지명령이나 통신금지명령도 너무 쉽게 어기고…. 저희는 어떻게 막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아동복지법에 따르면 학대 아동을 보호할 의무는 지방자치단체에 있지만, 별다른 처벌 규정은 없습니다.

아동보호전문기관도 재학대 우려가 있는 아동에 대해 3개월 단위로 보호명령 연장을 신청할 수 있지만, 역시 강제성은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책임 있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미루기 바쁩니다.

[인천 미추홀구청 관계자 :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가정 확인을 하고, 이제는 아이가 가도 되겠다는 판정을 우리한테 회보를 해서, 어찌 됐건 친모가 사인하고 아동의 가정 복귀를 강하게 희망했고….]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 : 지자체가 검토해서 (가정) 복귀 신청을 하는 거거든요. 가정 복귀가 잘 됐는지 점검하는 절차들이 있는데 더 위험하거나 안정적이지 않으면 그때 판단을 하자고….]

학대 아동의 사후 관리 제도도 유명무실합니다.

피해 아동이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학대가 재발했는지를 확인하기가 어려웠습니다.

부모가 가정 방문 등 사후관리에 응하지 않아도 딱히 처벌할 규정이 없기 때문입니다.

관찰 의무가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부모와 연락이 안 된다는 이유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인천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 : 죄송합니다. 답변 드릴 수 없습니다.]

계부의 집행유예 기간 재범을 막을 보호관찰소는 피해 아동이 보육원에서 나온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인천 보호관찰소 관계자 : 보육원에서는 우리한테 알릴 의무도 없고요. 민간기관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 사람한테 항상 가볼 수가 없습니다. (공무원 1명당 보호관찰) 대상자가 150명이라….]

5년 내 재학대 사례는 최근 들어 계속 늘어, 지난해에는 전체의 10%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대다수의 아동학대 피해 어린이는 가해자에게 돌려 보내지고 있습니다.

전체 아동학대 건수 가운데 피해자와 가해자가 격리된 건 13%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아동 피해 80%가 가정에서 이뤄지는 걸 고려해 모니터링 권한과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공혜정 /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 : 불시에 가서 진짜로 제대로 돌봐주고 있는지 봐야 하는데 전화하고 가면 무슨 의미가 있어요. 부모가 집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문을 열어주지 않으면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있어야 한다….]

안타까운 희생이 일어날 때마다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현실은 여전히 달라진 게 없어 보입니다.

YTN 나혜인[nahi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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