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러 설득에 심경 변화..."그림 그려가며 자백"

프로파일러 설득에 심경 변화..."그림 그려가며 자백"

2019.10.02. 오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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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DNA 일치에도 줄곧 혐의 부인
지난주 돌연 '자백'…그림 그려가며 진술
이춘재, 수사 협조…'프로파일러' 역할 결정적
가석방 사실상 어려워진 점도 심경 변화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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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동안 혐의를 부인해온 이춘재는 그림까지 그려가며 자신의 범행 사실을 털어놨는데요.

사건 증거물에서 검출된 이춘재 자신의 DNA와 심리적 허점을 파고든 베테랑 프로파일러들의 역할이 자백을 끌어내는데 주효했다는 분석입니다.

이형원 기자입니다.

[기자]
이춘재는 DNA 일치라는 강력한 증거에도 줄곧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그러던 이춘재가 화성 사건은 물론 다른 살인 사건과 30건이 넘는 성범죄까지 실토한 것은 의외의 결과입니다.

30년 안팎으로 오래된 사건임에도 일부 사건은 그림까지 그려가며 상세하게 진술한 겁니다.

이춘재가 이처럼 마음을 고쳐먹고 수사에 협조한 것은 범죄 심리 전문가, 이른바 '프로파일러'의 역할이 결정적이었습니다.

경찰은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당시 자백을 끌어낸 프로파일러를 포함해 베테랑 프로파일러 9명을 투입해 대면조사를 반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춘재와 정서적 친밀관계인 '라포'를 형성해 심리적 허점을 파고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백기종 / 前 수서경찰서 강력계 팀장 : 인간적인 유대관계, 관심사항, 환경, 사고력 이런 걸로 심리 동조를 형성하고 친근감을 가진 다음에 자백을 받아내는…. 14건의 범행을 자기가 했다….]

물론, 결정적 물증인 DNA 감정 결과를 다시 제시한 것도 주효했습니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 가운데 5차와 7차, 9차 사건 증거물에서 이춘재 자신의 DNA가 검출됐다는 사실을 자세히 알린 겁니다.

[김광삼 / 변호사 : DNA가 나온 부분은 아무리 자기가 부인을 한다 하더라도 자기가 범인으로 특정될 수밖에 없다….]

공소시효 만료로 자백을 해도 추가 처벌이 없다는 사실도 자백을 도왔을 수 있습니다.

[이호선 / 심리상담 전문가 : 공소시효 지나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하더라도 형량에 대한 영향이 크게 없을 수 있다.]

여기에다 무기수의 유일한 희망이랄 수 있는 가석방이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점도 이춘재가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원인일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YTN 이형원[lhw9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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