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상장 복사해 딸 표창장 위조"...커지는 입시 부정 의혹

"아들 상장 복사해 딸 표창장 위조"...커지는 입시 부정 의혹

2019.09.18. 오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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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국 아들 상장 일부 자른 복사 파일 발견
"동양대 총장 직인 있는 하단부 복사 그림 파일"
"별도로 저장된 딸 표창장 한글 파일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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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사문서 위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국 법무부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정 교수가 아들 상장에 있는 직인을 복사해 딸의 표창장을 위조한 구체적인 물증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려대 입시 과정에서도 조 장관의 해명과 달리 딸의 논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 정황이 드러나 입시부정 의혹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전준형 기자!

조 장관 딸의 표창장 위조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는데 총장 직인 파일을 오려 붙인 것으로 보인다고요?

[기자]
검찰은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가 딸의 대학원 진학을 위해 동양대 표창장을 위조했다며 지난 6일 재판에 넘겼습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정 교수가 사용하던 동양대 사무실 컴퓨터에서 구체적인 물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조 장관 아들이 동양대에서 받은 상장, 이건 실물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상장을 스캔해서 컬러로 복사한 파일이 발견됐고요.

이 파일에서 동양대 총장 직인이 있는 하단부를 따로 오려낸 그림 파일도 발견됐습니다.

이와 별도로 딸이 영어 봉사를 했다는 표창장 내용이 담긴 한글 파일이 따로 발견됐고요.

이 파일에 다시 아들 표창장에서 따로 복사한 직인 그림 파일을 붙인 것으로 보이는 딸의 표창장 완성본 파일도 발견됐습니다.

이런 증거들을 종합해 조 장관 아들이 실제로 동양대에서 받은 상장의 총장 직인 부분을 복사해 합성하는 방식으로 딸의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조 장관 딸과 아들은 각각 2012년과 2013년 1년 간격으로 총장 직인이 찍힌 상을 받았는데, 직인의 위치나 기울기도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딸 표창장에 상장 수여 일자는 '2012년 9월 7일'로 기재돼 있는데요.

컴퓨터에서 표창장 파일이 생성 시점은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하던 2013년인 사실도 검찰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앵커]
검찰은 정경심 교수를 재판에 넘기면서 딸의 입시를 위해 직접 표창장을 위조했다고 적시했죠?

[기자]
검찰이 정 교수를 재판에 넘기면서 작성한 공소장 내용이 국회를 통해 공개됐는데요.

딸이 인턴 경험과 상훈 등 외부활동을 주요평가 요소로 보는 특별전형으로 유명 대학원 등에 진학하도록 돕기 위해 자신이 근무하는 동양대 표창장을 임의로 만들어줬다고 적시돼 있습니다.

검찰은 또 정 교수가 총장 표창장 양식과 비슷한 문안을 임의로 만든 뒤 딸 이름 옆에 총장 직인을 임의로 날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검찰은 정 교수가 신원이 특정되지 않은 성명불상자 등과 함께 사문서위조를 공모했다고 판단하고, 공범 수사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앞서 검찰은 정 교수가 표창장을 위조한 시점이 상장에 적시된 '2012년 9월 7일'인 것으로 보고, 공소시효 만료를 의식해 조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밤 정 교수를 조사 없이 재판에 넘겨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요.

이후 딸의 표창장 파일이 생성된 시기가 2013년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공소장도 변경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위조된 표창장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사문서위조 행사 혐의는 물론, 국립대 입시를 방해한 혐의 등도 추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앵커]
조 장관은 논란이 된 딸의 논문이 대학 입시에는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는데, 해명과 달리 실제 고려대 입시에 영향을 미친 정황도 드러났다고요?

[기자]
검찰은 조 장관 딸 조 모 씨가 고려대 수시전형에 지원했을 당시 입학사정관을 지낸 교수를 소환해 조사했는데요.

해당 교수는 조 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논문이 당락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검찰은 고려대 압수수색을 통해 당시 조 씨가 제출한 '서류 목록표'를 확보했는데요.

조 씨가 제출한 12가지 서류 목록에는 제 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단국대 논문을 비롯해 공주대 인턴과 UN 인권 인턴십 관련 서류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입시 서류 원본은 5년 후 폐기하게 돼 있어 조 씨가 제출한 서류 원본은 폐기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조 씨가 제출한 '서류 목록표'에서 논문 제목을 발견함에 따라 원문도 고려대에 제출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제 조 장관 가족 가운데 처음으로 딸 조 씨를 비공개 소환해 고등학교와 대학교 재학 시절 입시 준비와 과외활동 등에 대해 캐물었는데요.

조만간 사문서위조 혐의로 이미 재판에 넘겨진 어머니 정경심 교수도 소환해 표창장 위조 혐의와 사모펀드 관련 의혹 등 직접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YTN 전준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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