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쏟아지는데 경고음도, 구명조끼도 없었다

물 쏟아지는데 경고음도, 구명조끼도 없었다

2019.08.01. 오전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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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김태현 / 변호사, 승재현 /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주요 사건사고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픽 진행하겠습니다. 김태현 변호사 그리고 승재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두 분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어제 오전 기습 폭우로 비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서울 목동의 한 빗물펌프장에서 배수시설을 점검하던 작업자 3명이 고립됐다가 끝내 숨진 채 발견이 됐죠? 먼저 어떤 경위로 일어난 건지 설명을 해 주시죠.

[김태현]
그러니까 어제 새벽에 집중 호우가 있었어요. 그런데 양천 목동 쪽에 빗물 저류장치가 공사 중이었는데 그게 뭐냐 봤더니 비가 많이 오면 빗물이 넘치면 안 되잖아요. 그러니까 빗물을 지하로 빼줘야 되는 거예요. 빗물을 모았다가. 그 시설입니다.

그 시설 공사가 있었는데 그런데 그 공사를 하기 위해서 하청업체 직원 두 사람이 지하로 내려가서 작업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비가 호우주의보가 나와서 비가 굉장히 많이 오니까 수문을 개방하지 않았겠습니까?

[승재현]
사실 폭우가 내리면 작업을 안 하는 게 원칙이고 이런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에서는 위험한 최선보다는 덜 위험한 차선이 분명히 좋은데 방금 변호사님 말씀주신 대로 연락이 안 되는 곳이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되고 더더욱 거기에 대한 경고 기능을 했어야 되는데. 어제 제가 기상캐스터 한 내용을 살펴보니까 7시에 인천, 경기, 김포, 동두천에 호우주의보가 이미 내려졌고 7시 30분에는 서울, 경기, 광명, 시흥에 추가로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면 그 당시에 비가 오지 않아서 들어갔다는 것은 제가 봤을 때 너무 안이한 대응이었다고 생각하고.

[앵커]
7시 10분에 현장에 들어갔거든요. 그런데 30분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어요.

[승재현]
그러니까 그 당시에는 아마 비가 내리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고 할지라도 언제든지 호우가 내려질 수 있는 가능성이 분명히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경우에는 애당초 들어가지 아니하였으면 싶은 생각이 들고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시공사 쪽에서 조금 주의를 덜 기울이지 않았나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하게 됩니다.

[앵커]
거기다가 또 더 안타까운 것이 이 작업자들이 지하에서 만약에 이게 수문이 개방돼서 물이 차오르거나 그렇게 했을 때 대피를 할 수 있는 공간이라든지 아니면 구명조끼 같은 이런 안전장비들이 전혀 없었다고 하거든요.

[승재현]
사실 그런 저수지 같은 경우에는 자동으로 배수가 되어 있고 지금 같은 경우는 처음에 되는 과정 속에서 정확하게 되는 게 아니라 시험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70%가 아니라 한 50~60%만 되면 자동으로 수문이 개방되는 장치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언제든지 위험에 상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 당시에 어떤 위험이 있을 때 분명히 그것을 대피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었어야 하는 것이고 그것이 사실 밀폐된 공간에서는 구명조끼를 입으면 더 위험할 수 있어요.

왜냐하면 부력 때문에 올라와서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으니까. 그러면 다른 어떤 방법을 취했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이 좀 없었다. 분명히 그런 말을 합니다. 수문이 개방되고 난 다음에 도달하는 데까지 한 40분 이상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아까 말씀 주신 바와 같이 뒤에 있는 시공사 업체 현대직원이 들어갔을 때 시간이 가능했다는 이야기는 하지만 결국 지금 같은 경우에는 28분 만에 이미 그것이 들어와서 고립되었다는 그런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분명히 우리가 제일 처음에 했던 시뮬레이션하고 결과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히 제가 말씀드리는 건 조금이라도 위험한 경우에는 하는 것보다 하지 않는 것이 훨씬 더 타당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렇게 안타깝게 세 분이 목숨을 잃게 됐는데 그런데 지금 문제는 이런 참사가 발생했는데 이 와중에 지금 시공사 그리고 양천구청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어서 더 이게 유가족 입장에서는 분통이 터질 일이 아닌가 싶어요.

[김태현]
항상 이런 사고가 있으면 나오는 얘기 아니에요. 그러니까 결국 수문 개방의 문제가 지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현대건설 측의 얘기는 수문 개방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가봤더니... 아까 양천구청 관계자 얘기 보면 그런 얘기를 하잖아요.

현대건설 관련자가 수문을 어떻게 제어할 수는 없었던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현대건설 측 관계자는 그 얘기를 그대로 받아서 뭐라고 하냐면 비밀번호 입력해야 되는데 우리가 그걸 모르기 때문에 수문이 열렸을 때 사람이 있으니까 사람이 나올 때까지 닫아놓읍시다 이렇게 제어를 할 수가 없다는 거죠. 그러니까 그런 권한이 없다는 거고. 그리고 양천구청 측은 뭐라고 하냐 하면 공사가 완전히 다 끝나면 수문 개방 권한을 청이 갖는 게 맞는데 지금 공사 중이기 때문에 양천구청만 있는 건 아니고 현대건설까지 같이 가지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해요, 수문 개폐 권한을. 그건 말이 안 맞는 거잖아요, 지금. 그러니까 수문 개폐 권한에 대해서 양천구청하고 현대건설하고 말이 엇갈리는 거거든요, 조금 디테일한 측면에서. 그렇기 때문에 유가족 입장에서 보면 서로 권한이 없다.

[앵커]
책임을 떠넘기는...

[김태현]
책임을 떠넘기는 형태가 되는 거니까 유가족을 두 번 고통에 빠뜨리게 하는 처사 아니겠어요?

[승재현]
인터뷰를 보면 저도 화가 나는 게 현대건설에서는 권한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비밀번호를 몰랐기 때문에 권한이 없다고 얘기하는데 왜 비밀번호를 몰랐는지를 저는 지적하고 싶다는 거죠. 이런 상황 속에서는 분명히 비밀번호를 이미 인지하고 알고 있어서 그 당시에 갔을 때 비밀번호를 통해서 수문을 닫을 수 있는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되는데 비밀번호를 몰랐다, 이건 제가 봤을 때는 핑계라고 보이고 두 번째 양천구청 입장에서는 지금 같은 경우 그렇죠.

아직 준공 전이기 때문에 서울시하고 현대건설이 그것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분명히 그 지역에서 어떤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면 근로자가 들어갔다는 사실은 알았어야 되는데 근로자가 들어갔다는 사실도 모르고 지금 수문 개방 하겠다고 하고 난 다음에 한 4~5분 만에 수문 개방이 이루어졌거든요.

그러면 왜 근로자가 들어간 것 자체를 몰랐다는 것은 그 또한 문제가 있었지 않았나라는 그런 생각은 분명히 하게 되는 겁니다.

[앵커]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결국 이번 사고가 인재라는 그런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게 지난 2013년에도 노량진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면서요?

[승재현]
똑같은 사고가 있었고 그 당시에는 노량진에서 한 7명 정도의 근로자분들이 사망하게 됐었는데 그 당시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고 사실 저희가 고민하고 저희가 생각하는 건 분명히 과거에 어떤 사건이 있었다면 그로부터 교훈을 얻어서 현재에는 분명히 그런 사건이 발생하지 아니하였어야 되는데 지금도 계속 이런 사건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저희들은 인재라고 이야기하는 것이고 분명히 기상 상황, 그리고 현대건설 그다음에 양천구청, 서울시 모두 다 이 사고로부터 책임을 완전히 벗어나기는 어렵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앵커]
그래서 어제 사고로 여름휴가를 떠났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휴가를 중단하고 수색현장으로 돌아왔는데요. 그 이후에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어떤 조치들이 나올 수 있을까요?

[김태현]
글쎄 일단 그 부분 아니겠어요? 원인 규명부터죠. 그러니까 원인보다는 책임소재가 되겠네요. 결국 수문 개폐 권한이나 이런 걸 누가 가지고 있었느냐 책임 소재가 가려져야 그다음에 배상의 문제가 따라오니까요. 그리고 재발방지대책인데 아까 말씀드렸듯이 지상에서 하부로 연락할 수 있는 수단 같은 것들 그다음에 구명조끼 부분. 그리고 저기서 물이 들어오면 뭘 잡고 버틸 수 있는 어떤 장치가 있어야 되는데 그런 것도 없었다고 하거든요. 그런 부분들에 대한 어떤 보완. 이런 것들이 재발방지 대책으로 제시는 되겠죠.

[앵커]
이런 대책들이 또 이번에만 그치지 않고 이후에 이런 유사한 사고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할 수 있는 그런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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