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막이?' 이례적인 대질조사에 분노한 고유정 남편

'칸막이?' 이례적인 대질조사에 분노한 고유정 남편

2019.07.24. 오전 10:0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김광삼 / 변호사, 배상훈 / 전 서울경찰청 심리분석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내 주요 사건사고 이슈를 짚어보는 뉴스픽 순서입니다. 김광삼 변호사 그리고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심리분석관 나와 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첫 번째 주제어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제주 전 남편 살해 사건의 용의자 고유정에 대한 첫 재판이 어제 열렸습니다.

워낙 관심이 많았던 만큼 재판을 보려는 일반인들이 몰려서 제주법원 최초로 방청권을 배부하기도 했었다고 하는데. 그런데 이 자리에 정작 고유정은 출석하지 않았죠?

[김광삼]
일단 정식 재판이 아니고요. 공판준비절차입니다. 공판준비절차에는 다음 정식 재판에 들어가기 전에 쟁점을 정리하고 그다음에 증거에 있어서 어느 증거에는 동의하고, 부동의하는지 증거절차를 앞으로 어떻게 진행할지 그런 것들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변호인만 참여를 해요.

그런데 고유정 씨는 일단 사선 변호인을 전에 선임했었잖아요. 판사 출신이랄지 아니면 생명과학을 전공했던 변호사를 선임을 했었는데 다 사임을 했죠. 그래서 지금은 국선변호인이 참여해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요. 또 공판준비절차에서도 일단 범행에 대해서, 그러니까 검찰이 기소한 공소장에 대해서 의견을 묻거든요.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다 범행을 부인했고 이건 공소장에 기재한 대로 어떤 계획된 범행이 아니고 우발적인 범행이다, 그런 취지로 주장을 했기 때문에 원래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아마 우발적 범행이 향후 재판에 있어서는 논점이 될 것이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거죠.

[앵커]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이번 범행이 우발적이었느냐, 계획적이었느냐 이 부분이 쟁점이 될 것 같은데요. 일단 지금 전 남편을 살해하고 혈흔을 지운 모습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유정 측에서도 인정을 했다고 합니다. 일단 고유정 측의 변호인 얘기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고유정 측 국선변호인 : 가해자로서 큰 잘못을 했고, 그에 대해서는 본인의 잘못을 알고 상당히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긴 한데, 그래도 본인도 억울한 마음이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앵커]
우발적이었다고 주장을 하면서 시신 훼손은 인정하고 있는 상황인데 지금 조금 전에 변호인 얘기를 들어보면 본인이 억울한 마음이 있는 것 같다, 이건 어떤 부분을 얘기하는 걸까요?

[배상훈]
억울한 마음은 본인이 얘기했던 흔히 얘기하는 수박을 자르던 중 성폭행을 당할 것 같으니까 우발적 살인을 했다. 그러니까 그 부분이죠. 왜 자기가 계획적인 범인으로 지금 몰리고 있는 부분에 대한 억울한 마음. 이런 부분이 주요하게 작동하는 것 같고 계속적으로 전략은 동일합니다.

우발적이었고 나를 공격했기 때문에 나는 반격한 거다라고 얘기하고 있는 상황이고 본인은 심리적으로 불안하다. 그러니까 불안하기 때문에 기억도 안 날 수 있고 불안하기 때문에 더 폭력적일 수 있고 더 아주 잔혹하게 훼손을 했지만 그건 살인과는 분리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살인은 우발적이다. 살인의 형량은 높지만 사체 손괴 훼손은 형량이 낮습니다, 우리의 법체계에서는 주범죄가 살인이거든요. 그 부분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기 위해서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집중하지 못하고 장소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전략으로 계속 가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시신 훼손은 인정을 하더라도 형량이 낮기 때문에.

[배상훈]
살인보다는 훨씬 낮죠.

[앵커]
그래서 살인 부분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서 우발적이다 이렇게 계속 주장을 하고 있다고 봐야 되는건가요?

[배상훈]
계획적인 건 아니다. 계획적이 아니고 우발적이면 상당히 형이 낮아지니까요.

[앵커]
일단 이 피의자 전 남편을 살해했던 흉기라든지 그런 것들도 있고 또 고유정이 살해를 하기 전에, 살인을 하기 전에 검색했던 흔적들 이런 걸 보고 충분히 계획적이라고 주장하고 있지 않습니까?

[김광삼]
저는 개인적으로 볼 때는 고유정 씨의 주장 자체는 재판부에서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요. 왜냐하면 본인이 아주 범죄의 과정을 보면 아주 치밀하게 준비를 했거든요. 일단은 면접교섭권이 인정이 됐잖아요.

그러니까 고유정은 굉장히 전 남편하고 아들을 만나게 해 주지 않으려고 했는데 전 남편이 소송을 제기해서 결국 전 남편이 소송에서 이겼어요. 이겼는데 그다음 날부터 범행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이는데 일단 면접교섭권에서 승소하지 못하고 패소한 다음부터 바로 그 인터넷에 검색을 한 거죠.

거기에 보면 뼈의 무게랄지 졸피뎀이랄지 아니면 혈흔 이런 내용을 검색했다는 것은 일단 범죄를 하기 위한 일단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고요. 그다음에 또 졸피뎀도 직접 구입했고요. 또 살해를 한 다음에 청소할 수 있는 청소도구 그다음에 시신을 훼손할 수 있는 도구, 이런 걸 다 준비를 했고 또 살해를 한 다음에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하는 과정을 보면 이것도 아주 계획적으로 치밀하단 말이에요.

그러면 이걸 과연 우발적인 범행으로 볼 수 있을까, 이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기 때문에 아마 제가 볼 때는 재판부 자체도 이건 우발적 범행이 아니다라는 것에 아마 확신을 할 가능성이 크고. 결론적으로 판결의 결과는 계획적 범행으로 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실제로 재판부에서도 이 부분에 대해서 다음 재판 때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해 달라. 행동이 말과는 일치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배상훈]
그러니까 변호인이 주장하는 바, 말하자면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지만 뭘 준비했고 뭘 샀고 뭘 검색했다. 그러면 우발적인 것과 이것이 어떤 연관이 있는가. 배제될 게 뭔가를 찾아보라고 하는 건데 사실 제가 이 사건이 진행되면서부터 처음에는 한 8:2 정도로 고유정의 계획범행을 확신했었는데 제가 만나본 강력계 형사들이나 이런 분들의 분위기가 조금 바뀌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게 왜냐하면 지금 관련된 검색어라든가 실제적인 형태의 흉기라든가 아니면 다른 부분에 대한 조합을 봤을 때 실제로 이게 연관이 되는가에 대한 부분이 조금 회의적으로 느끼는 전문가들이 생기는 부분이에요, 형사들은.

왜냐하면 니코틴 치사량이랑 지금 이 범행이랑 무슨 관련이 있죠? 관련이 없지 않습니까? 말하자면 졸피뎀과 흉기가 관련이 있는 건데. 다른 부분, 뼈의 무게와 강도와 이 범행과 무슨 관련이 있죠? 흔히 말하는 검색이 한 1000개가 있다고 하는데요. 쭉 넘어가는데 그러면 거기에 범행과 관련된 부분은 극히 일부라고 보면 나머지는 뭐냐? 이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걸 분석하는 사람들이 말하자면 분명히 이것은 뭔가 계획은 있는 것 같은데 이것을 입증하는 단계에서는 이것을 조합을 해서 실제로 어떻게 범행이 이루어졌는지를 구현을 해야 되는데 지금 경찰은 어떻게 죽였는지는 구현이 안 되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의심은 가는데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는 건가요?

[배상훈]
그렇죠. 직접적인 증거뿐만이 아니라 뭐냐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했는가에 대한 부분이 입증이 되어야 되는데 그걸 직접 피고인 측 변호인한테 얘기하라는 것은 물론 가능한 얘기지만 실제로 재판에서는 그 부분에 대한 논란이 생길 것 같아서 지금 부분이 헷갈리고 있는 것은 뭐냐 하면 살인이라는 범행과 사체훼손이라는 범행은 사실은 분리되는 건지, 아니면 이게 결합되는 건지. 결합되면 계획인데 분리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본인은 뭐라고 하냐면 본인이 너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모르겠다, 헷갈린다. 계속 주장하는 바가 그런 것 같아요. 저도 조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확신을 못할 것 같아요.

[김광삼]
그런데 저는 개인적으로 의견을 달리하는 게 사체 훼손이 일반적 살인 사건 이후의 범행과 좀 다른 부분이 있어요. 그러니까 우발적 범행이었다고 하면 사체 훼손 자체를 그 당시에 계획성 없이 어떻게든지 사체를 훼손한 다음에 유기해야 될 거 아니에요.

그런데 사체유기과정을 보면 이미 살해 전부터 사체훼손에 관한 도구들을 다 준비했기 때문에 이미 이 사건은 살인죄와 사체훼손이 굉장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고 아무리 지금 사체를 찾지 못했다 하더라도, 또 범행이 구체적으로 그 좁은 장소에서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하더라도 간접적인 상황과 전체적인 정황적인 상황을 종합해 보면 이건 명백히 계획적 범행이라고 추단할 수밖에 없는 거고 우발적 범행이라는 부분을 갖다가 고유정 측에서 어떻게 보면 이 부분을 자신의 측에서 입증을 해야 되는데 그 부분에 관한 것은 거의 없어요.

그렇다면 이런 범죄가 계획적 범행이 아니면 어떤 범죄가 계획적 범죄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아까 말씀드렸지만 개인적으로 볼 때는 재판결과에 있어서는 별로 이론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봅니다.

[앵커]
그렇군요. 지금 두 분 말씀을 들어보면 결국 이런 부분들, 그러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우발적이냐, 계획적이냐라는 이 부분이 앞으로 진행될 재판에서 상당히 쟁점 사항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어제 재판에는 피해자 가족들도 참석을 했습니다. 피해자 가족 측의 얘기를 한번 들어보시죠.

[피해자 가족 : 저희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기징역 원치 않고 사형 선고가 돼서집행이 되지 않더라도 평생 사회에 발을 디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솔직히 자신의 형량을 낮추기 위한 사죄가 아닌 진심 어린 사죄를 제가 받을 수 있을지 자신은 없습니다. 그 여자의 성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앵커]
가족 측은 고유정이 형량을 낮추기 위해서 어떤 전략을 쓰지 말고 진심으로 사죄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는데요. 정식재판은 다음 달 12일부터 시작이 됩니다. 지금 두 분이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계획적인 범행 여부에 대한 치열한 공방이 벌어지게 될 텐데요. 앞으로 재판과정 어떻게 전망을 해 볼 수 있을까요?

[배상훈]
각각의 증거에 대한 탄핵이 이루어질 수도 있는 거고요. 특히 루미놀 반응에 의해서 나타나는 혈흔 패턴 분석이 실제로 계획적인 공격 방향이나 그리고 고유정 손이나 몸에 있는 것이 방어흔이냐, 공격흔이냐 그 부분 논란이 되겠고 예측하건대 고유정 쪽에서는 우리나라의 법학자나 외국의 법의학자를 아마도 초빙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찾아본 바에 의한 여러 가지 외국에서의 이런 상흔이 혼동된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의 법의학자들이 하는 어떤 법의학적인 사실 부분도 분명히 신뢰가 있지만 분명히 이 고유정 쪽은 확전을 시키려고 할 겁니다. 그러니까 다른 사례를 계속 찾으려고 할 겁니다.

그게 사실은 본인의 생명과 관련된 부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 또 하나는 아까 제가 말씀드린 바처럼 준비한 물품과 범행계획과의 불일치를 지속적으로 물고 늘어질 부분인 거고. 또 하나는 흉기가 왜 청주까지 갔는가. 그리고 그때 체포할 때 무엇인가 부족한 부분에 대한 흔히 말하는 evidence integrity, 증거 무결성에 대한 공격. 그러니까 있는 방법, 없는 방법으로 다 공격을 하겠죠. 그것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고유정 같은 경우에는 전 남편 살해사건뿐만 아니라 의붓아들 의문사와 관련해서도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 19일에 제주교도소에서 현재 남편과의 대질조사가 이루어졌죠?

[김광삼]
대질조사가 이루어졌어요. 그런데 교도소에서 대질조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보면 일반적인 대질조사와 다르게 이루어졌어요.

[앵커]
이례적이더라고요.

[김광삼]
칸막이를 설치하고 고유정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게 되면 변호사가 이 질문에 대해서 고유정에게 물어봐서 고유정이 말을 들은 다음에 변호사가 대신 대답하는. 그러니까 상당히 이런 경우가 거의 없거든요. 그리고 대질조사에 있어서 대부분이 일반적인 조사도 마찬가지입니다마는 변호사가 옆에서 도와주고 그런 경우가 없어요.

그러니까 대질의 의미 자체는 결국 누가 거짓말하느냐. 누가 진술이 신빙성이 있느냐를 따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질문을 하고 거기에 대해서 변호사가 그걸 물어봐서 대답을 하는 것 자체는 중간에 대답이 한 번 가공되는 거죠. 그러면 어떤 진실을 밝히는 데 있어서 이건 형식적인 것이지 사실 대질조사의 의미가 없지 않나 싶습니다.

더군다나 이번에 대질조사 자체는 의붓아들의 죽음에 관한 거예요. 그러니까 현 남편이 의붓아들을 죽인 것은 고유정이 분명하다 그런 확신을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 남편이 제기하고 있는 문제. 그리고 그 당시의 상황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조사를 통해서 고유정이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아닌지, 그 부분을 밝혀야 하는데 이런 식의 대질조사는 처음부터 대질조사의 의미가 없다 이렇게 봅니다.

[배상훈]
정반대죠. 말하자면 지금은 고유정이 의심을 뒀으면 고유정의 표정과 진술을 중심으로 들어야 되는데 지금은 거꾸로 남편의 진술을 중심으로 듣는 거니까 그럼 남편을 의심하고 있나? 이런 의심까지 든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고유정의 얘기를 들어서 그의 진술의 진부 여부를 현 남편을 통해서 들어야 되는 게 원칙인데 이건 반대로 됐기 때문에 이걸 흔히 말하는 만들어낸 청주경찰서의 수사팀은 뭘 원한 건지를 설명을 해야 된다는 겁니다.

[앵커]
그렇군요. 10시간에 걸친 대질심문에서 고유정과 현 남편이 서로 다른 주장을 했다고 하는데 과연 경찰조사 결과는 어떻게 나올지 계속 지켜봐야 될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