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4개월간의 대장정...자전거로 세계 일주 여행가 박제민

7년 4개월간의 대장정...자전거로 세계 일주 여행가 박제민

2019.05.22. 오후 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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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변상욱 앵커, 이세나 앵커
■ 출연 : 박제민 / 여행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지난 2011년 11월에 세계여행을 떠났던 대한민국의 한 청년이 7년여의 세계일주를 마치고 올해 3월에 돌아왔습니다. 무려 지구 2바퀴 반이나 되는 거리를 자전거 하나로 다녔다고 하네요. 길고 길었던 세계일주 성공의 마침표를 찍고 돌아왔다는 그 주인공을 오늘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박제민 군 어서오십시오. 떠날 때는 박제민 군이었는데 7년 몇개월 만에 돌아왔으니까 박제민 씨라고 이제 어른이 돼서 온 거죠?

[인터뷰]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궁금한 거 집은 그대로 그 자리에 있었어요, 가족들하고?

[인터뷰]
예. 어디 이사 안 갔습니다. 두 분 다 잘 계셨습니다.

[앵커]
집은 무사히 찾아갔고. 한번 그 여정이 7년 4개월이라고 들었고 지구의 2바퀴 반이라고 했으니까 어떤 여정인지 한번 소개를 해주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먼저 저 생방송이 처음이라 좀 어색합니다. 이해해주세요. 제가 여행한 국가의 숫자는 기준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국가라는 명칭에 대해서 조금 관대한 기준을 적용하자면 제가 104개국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국가마다 순서대로 이름을 말씀드리기에는 시간이 조금 짧고요. 대륙별로 순서를 말씀드리자면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그리고 오세아니아 순서로 여행했습니다.

[앵커]
이게 자전거 하나로 이 국가를 다 다니신 거잖아요.

[인터뷰]
네, 그런데 소모성 부품들은 다 주기적으로 교체를 해줘야 되고 자전거 프레임은 동일한 프레임입니다.

[앵커]
자전거의 어떤 매력이 있어서 그렇게 결정하신 겁니까?

[인터뷰]
네, 매력 있습니다. 제가 자전거로 하는 여행을 선택한 이유는 우선 저렴했고요. 그리고 저랑 궁합도 아주 잘 맞았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무엇보다도 멋있어 보였어요. 아마 멋이 없어 보였다면 저는 자전거 세계일주를 안 했을 것 같아요. 평균 시속 14km 정도를 이동하면서 이동간에 온전히 모든 걸 볼 수 있고 문화나 지형, 인종, 기후가 변해가는 그 흐름 속에서 항상 함께하는 것도 매우 매력적입니다.

[앵커]
하긴 도보로 세계 여행을 한다면 이렇게 많이 돌 수 없고 자동차로 한다면 그렇게 느릿하게 가면서 모든 풍광을 다 몸에 담고 마음에 담기도 어려울 거고 자전거 괜찮네요.

[인터뷰]
네. 그런데 자동차나 오토바이로 하게 되면 아무래도 주차 문제가 있고요. 그리고 도보만으로 하신다면 체류 기간이 가능한 기간 내에 국경을 넘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그 기간 내로 국경에서 국경까지 가려면 자전거 정도는 되어야 합니다.

[앵커]
자전거가 굉장한 체력을 요구하잖아요. 힘들지 않으셨나요?

[인터뷰]
저는 예전에 운동을 많이 한 적도 없었고 따로 자전거에 취미가 있던 사람도 아니었거든요. 그냥 괜찮았어요. 할 만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대개 세계일주를 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일이 벌어지는 건 어느 외국 여행을 갔다 오다 보니까 정말 좋더라, 이번에는 이 대륙을 돌아보겠다라든가 여러 번 외국을 다니다 보니까 아예 한번 쫙 돌아본다라든가 이런 건데 이번이 세계여행 처음 여행이었다는 게 더욱 믿기지 않아요.

[인터뷰]
네. 많은 복합적이고 복잡한 이유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살면서 제가 현실세계 속에서 실제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큰 꿈을 이뤄보자. 그리고 온전히 나의 시간과 나의 몸을 나만을 위해서 써보자. 그런 생각을 갖고 이것을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앵커]
멋지고 부럽네요. 그럼 몇 살에 처음 출발한 건가요?

[인터뷰]
제가 출발했을 당시에는 한국 나이로 25세였습니다.

[앵커]
그런데 104개 나라를 돌아다니셨다고 했는데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국가가 있다면요?

[인터뷰]
사실 준비를 많이 했습니다. 모든 곳들이 다 사람이 살고 있는 장소라서 제가 따로 편애하고 싶지 않고요. 물론 저도 개인적으로 더 끌리고 매력적인 국가, 지역, 인종이나 문화들이 있기는 합니다. 다만 다음 세대, 다음 사람에 조금 더 자유로운 여행과 자유로운 상상을 위해서 이런 공개적인 자리에서는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앵커]
카메라 꺼지면 살짝 얘기해 주십시오. 스포일러는 안 되는 걸로. 혹시 에피소드로 제일 기억에 남는 게 있습니까?

[인터뷰]
정말 너무 많은데 제가 짧은 거 한 가지만 말씀드릴게요. 제가 아프리카 여행 중에 언제 한번 어느 분과 대화를 잠깐 가졌었는데요. 그분이 저랑 이런 저런 질문과 대답을 하면서 대화가 오고가던 중에 제가 여러 나라를 다녀왔다고 하니 나이가 몇 살이냐고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나이를 대답해드리고 저에게 장가는 갔느냐가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아직 안 갔습니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서는 저에게 소가 몇 마리 있느냐가 물어보셨어요. 그래서 사실대로 아, 집에 소가 한 마리가 없습니다라고 그렇게 대답해드렸죠. 그분은 단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본적이 없으셨고 집에는 소가 엄청 많았고 아내는 세 분이 있었으며. 자녀 분들도 많은 분이셨어요. 그래서 저에게 소 세 마리만 있으면 장가갈 수 있으니까 열심히 노력해서 살으라고 저에게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앵커]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인가요?

[인터뷰]
너무 많지만 짧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이런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거는 정말 물어보고 싶었어요. 여러 나라 돌고 아까 말씀하신 대로 이런저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다 눈에 담고 막상 와보니까 헬조선 하면서 이 나라 정말 싫어 이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는지?

[인터뷰]
각 국가마다 상황이 발생한 이유들이 있고 뭐랄까요. 문화적인 배경이나 인종간의 차이들이 있기는 한데요. 이것저것 깊게 들어가지 않고 생각해보더라도 대한민국만큼 좋은 나라는 정말 찾아보기 힘듭니다. 일단 길에서 총이나 칼 보기도 어렵고요. 그런데 뉴스에서 보는 세상과 실제 현실 세계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한국만큼 좋은 나라 찾기가 어렵습니다.

[앵커]
아마 많은 분들이 가장 궁금한 부분이 이 부분일 것 같습니다. 머니. 과연 경비가 얼마나 들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생활을 했을지 궁금하거든요.

[인터뷰]
상당히 예민한 부분인데요. 제가 여행 다녀온 전체 경비는 아직 계산하지 않았고요. 예전에 3년 11개월 동안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3대륙을 여행한 이후에 계산을 했을 때는 그때 당시 2000만 원 이하로 나왔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딱히 그렇게 심하게 아끼거나 그런 사람은 아닌 것 같고요.

저는 보통 하고 싶은 거 있으면 다 했습니다. 고기가 먹고 싶지 않으면 먹지 않았고요. 입장료 내는 장소에 들어가고 싶지 않으면 안 들어갔고 더러운 물도 마시고 싶으면 마셨습니다. 그런데 이 금액은, 이 기준은 저에게 적용되는 것이고요. 사람마다 다 다르게 지출할 수 있고 그리고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다고, 혹은 더 적은 비용을 지출했다고 해서 더 좋은 여행이거나 더 나쁜 여행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앵커]
결국 자전거와 함께 이동해야만 하는 어떤 교통수단은 꼭 타야만 할 때는 타고 비자료는 비자비 같은 건 내야 하고...

[인터뷰]
비자값 내야 됩니다. 최초에 출국 이전에는 여행자보험을 들고 갔었는데요. 그 이후에는 생각해 보니까 이게 별로 필요 없더라고요. 그래서 여행자보험도 없이 다녔고 옷 같은 건 보통 한 번 사면 1년 이상씩 입고 그랬죠.

[앵커]
지구를 두 바퀴 반이나 맨몸으로 돈 사람은 다음 꿈이 뭘까 궁금해요. 이제 하고 싶은 일이 뭡니까?

[인터뷰]
솔직히 이것 이상 더 큰 꿈을 제가 꿀 수가 없습니다. 저는 제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큰 꿈을 이루었고요. 그냥 조금 더 하고 싶은 거는 부모님들이랑 그리고 가족들이랑 조금 더 단란한 시간 보내고 조금이라도 더 같이 붙어 있으면서 맛있는 거 사 먹고 순대도 먹고 떡볶이도 먹고 그러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아무튼 행복한 시간 보내시다가 또 뭔가 준비해서 한번 큰일을 저희한테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박제민 씨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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