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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에 녹가루 범벅...극단적인 분유통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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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 2019-05-15 12:56
앵커

지난주 YTN은 녹슨 분유통에 담긴 분유를 먹은 갓난아기가 입원까지 했다고 보도했는데요.

당시 업체 측은 제조 공정 문제는 전혀 없다며, 아기 엄마의 보관 부주의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실험 결과를 보내왔는데, 업체 측의 조건보다 약하게 YTN이 실험했더니 녹가루 범벅이 됐습니다.

자세한 내용 취재기자 연결해 알아보죠. 이형원 기자!

어떤 실험을 한 거죠?

기자

분유통을 습기에 일부러 노출한 실험인데요.

대형마트 점유율 기준으로 국내 상위 4개사 제품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분유통 플라스틱 뚜껑 아래 캔으로 된 뚜껑이 하나 더 있는데, 여기에 티스푼 한 숟가락 분량의 물을 떨어뜨렸습니다.

최초 12시간은 플라스틱 뚜껑을 꽉 닫은 뒤 가습기 앞에 뒀고요, 이후에는 뚜껑을 느슨하게 닫아둔 채로 가습기 없이, 상대적으로 습도가 높은 욕실에 뒀습니다.

그랬더니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모든 분유통이 녹가루 범벅이 된 겁니다.

앵커

실험 결과에 대한 자세한 얘기를 꺼내기 전에, 조금 극단적인 실험이 아니었나 싶은데 왜 이런 실험을 한 거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저희 보도가 나간 뒤 왜 이런 실험을 했느냐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어느 아기 부모가 분유통을 그렇게 습한 곳에 보관하느냐는 댓글이 굉장히 많았는데요.

애초에 저희가 실험하게 된 출발점이 바로 그런 의문점에서였습니다.

지난주 YTN에서 녹가루 분유통 보도를 했죠.

당시 업체 측과 아기 엄마는 녹이 슨 원인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습니다.

업체 측은 가습기를 틀어둔 상태에서 물이 묻은 분유 스푼을 사용하는 등 보관 부주의 가능성을 제기했고, 아기 엄마는 집에 가습기도 없는 데다 어느 엄마가 그렇게 부주의하게 분유통을 보관하겠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했었는데요.

이에 업체 측이 소비자 보관 부주의 가능성을 입증하겠다며, 직접 실험한 결과를 YTN에 보내온 겁니다.

앵커

그럼 실험 결과를 같이 한 번 들어볼까요?

기자

업체 측은 가습기 가동을 전제로 습도 60%를 설정한 뒤 분유통 상단에 물 5ml를 떨어뜨려 실험했습니다.

실험 시작부터 분유통 뚜껑을 열어뒀었다고 했고요.

중간중간 부식 여부 확인을 위해 습기를 막는 안전 캡을 뜯었다가 다시 덮어두기를 반복하기도 했습니다.

업체 측은 사흘이 지나자 자사 제품뿐 아니라 타사 제품도 녹이 슬었다고 강조하며 결과를 보내왔는데요.

그래서 저희 YTN이 직접 실험을 해본 겁니다.

업체 측처럼 처음부터 뚜껑을 열지도 않았고 느슨한 환경에서 실험했는데, 실제로 녹이 슬었습니다.

앵커

이 실험 결과가 의미하는 점을 좀 자세히 짚어볼까요?

기자

먼저 업체 측 주장대로 모든 분유통에 녹이 슬었습니다.

특히 외부 습기를 막아주기 위해 설계된 '안전 캡' 아래에 녹이 슨 건데요.

전문가는 캔과 플라스틱 캡 사이에 습기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틈 부식이 진행돼 상당히 빨리 녹이 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안전 캡이 내부 습기 증발을 막아 오히려 부식의 주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녹이 슨 분유통을 보면, 모두 '붉은색' 녹가루죠.

도금된 주석이 아닌, 그 아래 철이 부식되면 저런 주황빛을 띠는데요.

결국, 주석 도금이 벗겨져 나가 철 캔 부분이 노출돼 부식이 진행됐다고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었습니다.

문제는 안전 캡 아래에서 이런 부식이 진행된다고 해도 소비자가 알아채기는 어렵습니다.

캡 자체를 뜯어내서 그 아래를 살펴보지 않는 이상 부식 여부를 알 수 없고요, 설령 부식이 상당히 진행돼 녹가루가 안전 캡 겉으로 번져 나온다고 해도, 문제가 된 제품처럼 황토색 안전 캡이 녹가루와 색깔이 비슷해 언뜻 봐서는 발견하기도 쉽지 않은 겁니다.

특히 안전 캡 상단에 '안심 문구'가 있다 보니,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기보다는 믿고 분유를 먹이는 아기 부모들이 대부분입니다.

앵커

경고 문구 같은 게 필요해 보이긴 하는데요.

일단 특수한 환경에서 진행한 실험 결과이다 보니, 모든 가정에 일반화하기는 어렵지 않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 차원에서 애초 업체 측이 분유통 자체를 들여다보기 전에, 소비자 보관 부주의 가능성을 제기한 부분은 적절한 대응으로 보이진 않고요.

현재 실험 결과에 대한 시청자 반응처럼, 대부분의 부모들이 아기 분유통을 그렇게 보관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문제 된 분유통에서 녹가루가 발생한 원인에 대해서는 좀 더 면밀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와 별개로 습도 높은 환경에서 분유통 안전 캡 아래가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은 확인된 만큼, 개선은 불가피해 보이고요.

실제로 업체 측도 비가 심했던 장마철에 녹가루 발생 사례가 신고된 적이 있다고 YTN 취재진에 밝힌 만큼, 아기가 먹는 분유가 담긴 '분유 캔' 자체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업체와 관계 기관의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YTN 이형원[lhw90@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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