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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서에 닭갈비 보냈다가 네티즌 수사대에 걸린 ‘착한 가게’ 사장님
소방서에 닭갈비 보냈다가 네티즌 수사대에 걸린 ‘착한 가게’ 사장님
Posted : 2019-04-21 11:00

9일 YTN PLUS가 보도했던 ‘착한 닭갈비’ 사장님이 네티즌들에 의해 정체가 밝혀졌다.

지난 9일, 해남소방서는 페이스북에 "오늘 해남소방서로 택배가 전달됐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 속 택배에는 '강원도 산불 진압을 위해 가장 먼 곳에서 밤새 달려와 주신 해남소방서 소방관들께 감사하다'는 편지와 함께 닭갈비가 동봉돼 있었다.

소방서에 닭갈비 보냈다가 네티즌 수사대에 걸린 ‘착한 가게’ 사장님

소방서는 발송자의 이름과 업체명을 가리고 페이스북에 게시했지만, 네티즌들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네티즌들은 “이런 업체는 전화기에 불이 나게 잘 돼야 한다”며 택배 번호와 택배에 붙은 스티커 등을 중심으로 결국 소방관들에게 닭갈비를 보낸 춘천 모 닭갈비 업체 사장님을 찾아냈다. 네티즌들은 줄이어 해당 업체에 닭갈비를 주문했다는 ‘인증 글’을 올리고 있다.

닭갈비를 보낸 주인공은 춘천에서 닭갈비 업체를 운영하는 권 모 씨. 그는 쏟아지는 인터뷰 요청을 극구 사양하고 있다고 했다. ‘소방관들에게 관심이 모아져야 하는데 크게 한 일도 없는 본인이 관심을 얻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였다.

권 씨는 익명을 요구하며 “인터뷰는 이번이 마지막이고 방송 출연도 모두 거절했다. 소방관 분들께 도움이 되는 기사였으면 좋겠다”는 뜻을 전했다.

소방서에 닭갈비 보냈다가 네티즌 수사대에 걸린 ‘착한 가게’ 사장님

​Q. 산불로 인한 직접적, 간접적 피해를 겪으셨는지?


저는 춘천에 살고 있어서 피해는 없다. 하지만 강원도민의 한사람으로 피해를 당한 이재민 여러분들께 도움이 되지 못 해 죄송스럽고 마음 아프다.

Q. 멀리 있는 해남소방서에 닭갈비를 보내시게 된 계기는?


​전국에서 밤새 달려와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전국의 소방관들의 모습을 뉴스로 보면서 숭고한 직업 의식과 희생 정신에 가슴이 멍했다. 사발면으로 끼니를 때우며, 밤새 화마와 싸우시는 모습에 국민의 한사람으로 안타까움과 감동을 받았다.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대접하지 못한 죄송함에 무엇이라도 하고 싶어, 제 형편상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한 것 뿐 이다.

특히, 최남단 땅 끝 마을에서 최북단 고성까지 6시간을 밤새 달려오신 해남 소방관님들께 작은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모든 소방관님들께 마음을 전하지 못해 죄송스러울 뿐이다.

소방서에 닭갈비 보냈다가 네티즌 수사대에 걸린 ‘착한 가게’ 사장님

Q. YTN PLUS가 최초 보도할 때 사장님의 업체명을 가리고 보도했음에도 한 네티즌이 소방서 페이스북 게시물을 분석해 업체를 찾아냈다.


​저도 놀랐다. YTN PLUS가 최초 보도한 것도 놀랐었는데... 네티즌들이 업체를 찾아서 전화까지 온 것을 보고 많이 당황했다.

​Q. 현재 주문이 평소에 비해 어느 정도 더 많이 들어오고 있나?

아주 많이 늘었다.

Q. 이번 산불로 너무나 고생해주신 소방관 분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타인의 목숨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걸고 생명을 구하는 극한 직업을 하는 소방 공무원님들의 수고가 높이 평가받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남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불구덩이로 뛰어드는 일을 누가 쉽게 할 수 있을까? ‘직업이니까’하고 쉽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분들이 희생되거나 부상을 당하는 모습을 보면, 너무도 안타까웠다.

제가 알기로는 지역별 예산문제로 인력과 소방장비의 차이가 있다. 국가재난과 화재에 목숨 바치는 분들인데 제일 먼저 소방관분들을 챙겨야 되지 않을까?

지난번 강원 산불도 전국 곳곳에서 출동한 소방관 덕분에 빠른 진화가 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일부 정치인들이 국가직 전환을 반대해 열악한 여건이 개선되지 못하는 현실은 말이 안 된다고 본다. 국가가 전국의 모든 소방관에게 일괄적인 지원을 할 수 없다면 이번 산불을 계기로 국민성금 모금을 통해서라도 모든 소방관님들께 최신장비를 지급하는 건 어떨까?

우리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시는데 자비로 일부 장비를 구입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극한직업에 숭고한 책임감이 더욱 빛날 수 있게 국민 여러분이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고맙겠다. 저의 짧은 소견이지만 참고해 주셨으면 감사하겠다.

​Q. '착한 업체'라며 닭갈비를 주문해 주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먼저 많은 분들이 감사의 전화와 주문을 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저는 이제 과분할 만큼 받았다. 앞으로는 전국의 모든 소방관님들께 관심과 성원을 해주셨으면 한다.


소방서에 닭갈비 보냈다가 네티즌 수사대에 걸린 ‘착한 가게’ 사장님

권 씨는 마지막으로 해남소방서에서 보내 온 답장을 공개했다. 닭갈비를 받은 해남소방서 안재용 소방사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선물을 받고 나니 한번 더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며 “지금까지 먹어 본 닭갈비 중 단연코 최고”라고 화답했다.

강원 산불이 진화된 뒤 청와대 국민청원에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관련 청원이 올라와 이틀만에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 명을 넘겼다. 현재 소방공무원은 대부분 지방직 공무원으로 시·도에 소속돼 해당 지방자치단체장의 지휘를 받고 있다.

하지만 18일국회에 따르면 소방관 국가직화를 위한 소방기본법·소방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 개정안 등 관련 법안은 여전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안소위를 다시 열어 빨리 법안을 논의하자는 입장인 데 반해 자유한국당은 국가직화는 필요하지만 사전에 제반 여건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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