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조작에 봉사 대행까지...딸 입시에 제자들 이용한 교수

논문 조작에 봉사 대행까지...딸 입시에 제자들 이용한 교수

2019.03.26. 오전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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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승민 앵커
■ 출연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최진녕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한 대학 교수가 자신의 자녀 스펙 쌓기에 제자들을 동원한 사실이 드러나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쓴 논문 그리고 봉사활동으로 딸이 유명 치의전문대학원에 합격을 했다고 하는데 어떤 사건이, 어떻게 된 건가요?

[이수정]
지금 결국은 입시 비리입니다. 그래가지고 결국은 교육부에서 입시 비리를 입증한 이후에 결국 이 교수를 근무하는 대학에서 파면을 해라 이렇게 권고한 내용인데요. 그 과정을 보면 지금 이제 문제가 됐던 게 두 가지가 있는데 그 중에 학부를 입학할 때도 비리가 있었던 것 같고 그리고는 대학원, 지금 치의학전문대학원에 아마 대학을 졸업하고 지원을 하는 와중에 연구실적을 제출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는 봉사활동도 역시 서류를 제출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연구논문이라는 게 대학원생들, 그러니까 이 학생의 어머니가 근무를 하는 그 대학의 본인의 연구 지도생인 대학원생들 10명이 실험을 한 논문 결과, 동물실험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그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을 해서 이걸 일단 보고서로 제출을 하고 그리고는 보고서의 성과물을 가지고 논문을 여러 편을 만든 것 같은데 그 논문이 결국에는 여러 군데서 상을 받습니다.

그래서 대한면역학회에서 우수 포스터상을 받기도 하고 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을 했던 우수 연구과제상을 받기도 하고. 그리고는 결국 지금 본인의 딸 이름으로 SCI에, 상당 부분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학술지에 또 퍼블리케이션을 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이렇게 월등하게 연구실적을 낸 학부생을 당연히 치의학대학원에서는 뽑을 수밖에 없었겠죠.

더군다나 입시 서류 안에 봉사를 한 부분이 있는데 이 사람이 이렇게 바쁘게 연구실적을 내면서도 54시간 동안 봉사를 했다고 그래요. 그런데 그 봉사 내용이 무엇이었느냐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문서를 입력하는 내용이었다고 그래요. 그런데 그거를 대학원생을 시켜가지고 실제로 54시간을 봉사하기는 했는데 딸이 한 게 아니라 대학원생이 한 거죠.

[앵커]
그렇군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 대학원을 들어가는 과정에서뿐만 아니라 그 이전에 대학에 들어갈 때도 이미 의혹이 있었잖아요.

[이수정]
수시 전형에서 과학인재 전형이라는 게 있답니다. 거기에서 과학인재를 입증을 해야 되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이미 고등학교 때 연구실적물을 낸 거예요, 이 친구가. 그런데 그 실적물로 교육개발원에서 주관하는 우수청소년 학자상을 받기도 하고 그래서 결국 그런 실적을 가지고 과학인재특별전형으로 최종 합격을 했는데 문제는 그렇게 하려고 그러면 이제 지원을 할 때 PPT 자료 같은 것들을 만들어서 내야 되는데 그런 것들을 전혀 지금 당사자가 하지 않은 채 결국은 자신의 제자들이 그걸 다 작성했다는 거죠.

[앵커]
그런데 이런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제자들이 교수의 딸을 위해서 대리 논문 작성 그리고 대신해서 봉사활동까지 해야 되는 그런 일이 생긴 건데 이걸 거부할 수 없는 게 위계질서가 좀 명확하기 때문이겠죠?

[최진녕]
한마디로 권력관계. 결국 학위와 취직이 결국 지도교수의 손에 달려 있는 그런 관계다 보니까 결국 개인적인 업무를 도와주는 것을 넘어서 지도교수의 자녀에 대한 입시까지도 사실상 이렇게 되어 있는 것 같은데요. 실제로 지금 제가 관련된 글의 댓글을 봤더니 참 여러 가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것 같은 경우에는 평소 때 어떻게 그 대학원생들에게 했기 때문에 대학원생들이 저렇게 고소를 하느냐라는 그런 얘기도 있습니다마는 실질적으로 도대체 얼마나 본인들이 억눌려 살았으면 이런 일을 제보까지 하겠냐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말씀드린 것처럼 만약에 그 교수가 논문 승인을 안 해 주면 도대체 본인이 이제 학위를 받을 기약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 권력 관계 속에서 이런 부분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사실 바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 연구하기도 바쁜데 이 자녀의 교육을 하기 위해서 한두 명도 아니고 10명이 세 달간 논문에 매달렸다는 점에서 정말 우리나라의, 특히 어떤 과학교육계의 어떤 부패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굉장히 씁쓸했던 사건인 것 같습니다.

[앵커]
이수정 교수님도 학계에 계시니까 물론 이제 모든 교수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마는 그래도 이렇게 일부 좀 그런 옳지 않은 행동들을 하는 이런 교수들을 봤을 때 같은 학자로서 또 어떠세요?

[이수정]
글쎄요, 참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연구자로서는. 그런데 이런 식으로까지 대학원생과 그런 시스템을 악용을 하는 사례는 엄벌에 처해야 된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그러나 이제 대학원생 입장에서 보면 이것을 자그마치 지금 거의 이런 비리를 결국은 입회 하에 한 거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신고를 안 하고 문제를 삼지 않은 대학원생들이 한두 명이 아닐 겁니다. 이게 학부 때부터 시작된 비리라면 이게 적어도 4~5년이 계속됐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와서 이게 밝혀지는 이유가 대체 뭐냐. 왜 나머지 사람들은 전부 입 다물고 있었냐 하는 부분에서 아까 말씀하셨지만 정말 문제가 많다.

특히 의학계나 자연과학계는 사실은 생사 여탈권을 지도교수가 다 갖고 있어요. 취업도 잘 안 되고. 그러다 보니까 인문사회 쪽이야 이렇게 정말 갑을관계가 분명하기에는 취업시장이 너무 나빠가지고 아이들을 붙잡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학교에. 그런데 아무래도 지금 이렇게 특정 단과대에서는 이런 연구가 또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이렇게 여러 명의 조력이 들어가야 성과물이 나오는 이런 분야라면 좀 이 사람 하나만의 문제가 아니고 아마 대학 내에 이런 종류의 비리가 굉장히 만연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 당국에서도 지금 어디 특정 대학, 지금 화면에도 나오지만 좀 전반적으로 한번 감찰을 해야 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앵커]
이런 갑질을 한 교수들의 입장에서는 내가 교수인데 제자들에게 시키는 게 뭐가 문제냐, 이런 죄의식이 전혀 없을 것 같아요.

[이수정]
그렇죠. 결국 이것이 공동 작업이라고 생각을 하고 일을 추진하는 거니까 대학원생도 이게 결국은 성과물 안에 내 이름이 들어가고 지도교수도 내 이름이 들어가고 내가 결국 지도를 하는 와중에 일어난 일들이다 보니까 아무도 이제 죄의식이 없이 이건 성과물을 공유한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데 문제는 그런 성과물이 일회만 성과가 나오는 게 아니라 2회, 3회, 4회 국제저널에. 그러면서 이게 결국 자기의 아이의 성과물로 그냥 완전 둔갑을 한 거죠. 그런데 대학원생들이 이렇게 둔갑하는 과정을 감시를 못 하게 되어 있어요, 이 시스템이. 그러다 보니까 학교 당국에서 책임을 져야 되는 그런 부분이 틀림없이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좀 들여다봐야 된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그런데 지금 이 모녀 같은 경우에는 여전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합니다. 교육부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하는데 만약에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게 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는 겁니까?

[최진녕]
그렇습니다. 두 갈래로 지금 처분을 구하고 있는데요. 징계 처분과 관련해서는 그 성균관대에서 이 해당 교수에 대한 중징계로써 파면을 요청했다는 것이고 그리고 딸인 학생이 지금 다니고 있는 치의학전문대 같은 경우에도 입학 과정에서 이런 문제가 있기 때문에 내규에 따라서 적절한 조치를 해 달라라는 그런 조치를 했고 형사처분으로써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한 것 같습니다.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엄마인 교수가 대학원생들에게 이와 같은 일을 했다는 것은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한, 이른바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생들에 대한 강요 혐의 그리고 또 입학하는 과정에서 허위의 사실을 이런 식으로 해서 했던 것은 이른바 업무방해 내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이런 부분에 의해서 향후에 조사를 해달라고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사실 이 부분에 있어서 최근에 있어서 입시 부정 이런 것과 관련해서 아시다시피 강남에 있는 모 유명 여자고등학교에서 있었던 사건과 관련해서 입시 부정과 거의 유사한 혐의입니다. 거기에서도 구속영장이 발부됐듯이 경우에 따라서는 이것이 사실이 확인이 될 경우에는 이와 같은 엄마인 성대 교수님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될 가능성도 상당히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행정적인 처분과 사법적인 처분으로 나눠서 살펴봐야 될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저희가 또 계속해서 보도를 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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