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의 한' KAL858 동체 재수색 추진

'32년의 한' KAL858 동체 재수색 추진

2019.03.24. 오전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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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제 기억도 흐릿해진 대한항공 858기 폭파 사건,

참사가 일어난 지 32년이 지났지만, 지금까지 동체 수색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시신 한 구도 찾지 못했습니다.

평생의 한을 품고 살아가던 실종자 가족들은 더는 정부에 의지하지 않고, 자원봉사자 등의 도움을 받아 자체 수색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먼저 이정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호순 / 대한항공 858기 부기장 신태호 씨 부인 : 그 비행기 아니라고 해도, 내가 눈물을 흘리니까 눈치를 채서 그 어린 애들이 사색이 돼서 우는 거예요.]

1987년 11월 29일, 아내는 저녁 밥상을 차려 놓고 세 아이와 함께 남편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기다림이 32년.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아직도 모릅니다.

정부는 시신은 물론 유품도 수습하지 못했고, 김현희 씨의 증언 이외에 '공중 폭파'됐다는 물증 역시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김호순 / 대한항공 858기 부기장 신태호 씨 부인 : 말이 됩니까. 무전 교신 끊어진 데부터 수색해야 하는데 밀림 쪽으로 (대한항공) 조중훈 회장이 갔단 말이에요. 유해 유품 찾아 줄 생각이 하나도 없었어요.]

대한항공 858기 실종자 가족들에게 국가는 가혹하기만 했습니다.

피해자가 아닌 안기부와 국정원의 감시 대상이었고, 북한 규탄 대회에 동원되는 선전 수단이었습니다.

지금도 예외는 아니어서, 최근 39년 전 침몰한 속초 72정 수색 작업이 시작된 것을 보면 상대적인 박탈감까지 느낍니다.

[이난용 / 대한항공 858기 탑승자 정종태 씨 부인 : (큰아들) 현순이를 부탁한다고 그러고 여름에 (중동으로 일하러) 갔어요. 정부에서 다른 사건은 다 찾아주는데, 왜 우리 사건만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최근 실종자 가족들은 대한항공 858기 동체를 발견할 가능성이 큰 지점을 새롭게 확인하고 정부에 재수색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국가정보원 소관이라며 재수색을 거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은 모금 형식으로 수색 비용을 마련하고, 자원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아 자체 수색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신성국 / 천주교 신부 : 외화벌이하겠다고 (중동으로 간) 산업 역군들인데. 그 115명이 미얀마 앞바다에서 아직도 단 한 분도 돌아오지 않았는데 우리가 왜 방치해야 합니까?]

YTN 이정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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