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장자연 성추행 목격' 윤지오의 고백

'故 장자연 성추행 목격' 윤지오의 고백

2019.03.05. 오후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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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나연수 앵커
■ 출연 : 김대오 연예전문기자 / 최영일 시사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배우 장자연 씨가 유력 인사들의 이름이 담긴 문건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 지 곧 10년이 됩니다.

그간 장 씨의 죽음과 관련해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목격자 진술을 해 왔던 동료 배우가 오늘 실명과 얼굴을 공개하고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하기 위해 10년 만에 대중 앞에 나섰는지 나이트포커스에서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두 분 모셨는데요.

장자연 문건 최초 보도했던 기자죠, 김대오 연예전문기자 그리고 최영일 시사평론가와 함께 합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오늘 새로운 이름이 종일 포털 검색어에 올라 있었습니다. 클릭해 본 분들, 장자연이라는 아픈 이름을 마주하셨을 텐데요. 모레 7일이 벌써 10주기라고 합니다.

먼저 주제어 영상 보고 오시죠. 그동안 수사기관에서 계속 참고인 진술을 했던 동료 배우로 저도 기사에서 접했는데요. 성함을 이제 알았네요. 윤지오 씨. 어떤 분입니까?

[김대오]
실질적으로는 활동명이 윤 모 배우로 알려져 있었죠. 그래서 당시에도 증언이나 경찰 조사를 할 때도 경찰조사를 할 때도 윤 모 배우로서 표현이 됐었는데 마침내 본인의 이름까지 공개했습니다.

그마만큼 10년 동안이었지만 아직도 잊히지 않고 또 진실을 이야기하고 싶은 욕구가 굉장히 강했던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이번에 13번째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이번 인터뷰를 가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가장 핵심적으로 장자연 씨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진술할 수 있었던 목격자이기 때문에 굉장히 이 수사에 있어서는 중요한 인물이기도 했었습니다.

[앵커]
이분은 그때 당시에 장자연 씨의 성추행 피해 상황을 직접 다 목격을 하셨던 건가요?

[김대오]
그렇죠. 이 사건 같은 경우에 장자연 씨의 사건과 같은 경우에 문건에 담겨져 있는 인물들이 어떻게 장자연 씨에게 해를 끼쳤는지 하는 부분과, 그다음에 또 이렇게 수사를 하다 보니까 장자연 씨가 접대를 한 게 나오는데 이 자리에 함께 동석했던 동료 연예인을 경찰에서 찾아냈던 것입니다.

바로 윤지오 씨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진술을 했는데 진술을 하기까지는 상당히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사실 지금까지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다는 게 본인에게는 얼마나 힘든 일이었을지 지금 설명을 통해서 조금 짐작이 되는데요.

10년 만에 언론 앞에 나선 계기는 무엇이었는지 윤 씨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시죠.

[윤지오 / 배우 : 캐나다 같은 경우는 피해자나 가해자가 이름과 얼굴이 다 공개가 됩니다. 또 그런 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피해자가 숨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존중을 받는 것을 보면서 어찌 보면 한국도 그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내가 가해자가 아닌데 이렇게 숨어 살 필요가 뭐가 있냐? 난 피해자인데.) 오히려 가해자들이 너무 떳떳하게 사는 걸 보면서 좀 억울하다는 심정이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인 것 같아요.]

[앵커]
가해자가 떳떳하게 사는 걸 보면서 많이 억울했다. 실제로 가해자로 특정된 인물들 대부분은 혐의 없음으로 사건이 당시에 종결됐었죠?

[최영일]
맞습니다. 그래서 검찰이 재수사 리스트에 장자연 사건이 여러 검토 결과 다시 올라가게 됐죠. 어제, 오늘 또 벌어지고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도 마찬가지인데요.

지금 공통점이 뭐가 있냐면 당시에 경찰에서는 상당 부분의 증거를 확보했다, 이것을 검찰에 송치했다. 그런데 중간에 증거들이 없어졌다.

심지어 장자연 사건에서는 디지털 복원을 한 자료라든가 3만여 건이 누락돼버렸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검찰과 경찰 간에 진실공방이 벌어져 있는 상황입니다, 김학의 차관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김학의 차관 사건이 3만여 건이 발생했던 거고요. 장자연 사건 같은 경우에도 우리가 최근에만 돌이켜보셔도 특정 정재계 인물들이 계속 지목되면서 통화 기록들이 다수 있었는데 당시 2009년, 10년 전 당시에는 검찰에 증거물이 남아있지 않은 매우 이상한 상황들이 벌어져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대중들의 의혹은 당시 정재계, 주로 힘을 쓰는 우리 사회의 기득권 층이 장자연 씨 성추행에 가담하면서 뭔가 중간에서 이러한 것들을 봐주기로 백업화했던 게 아니냐는 이런 의혹들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이런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서 검찰은 재수사를 결정한 만큼 지금 윤지오 씨의 증언은 상당히 제가 보기에는 유력한 근거가 될 것 같고요.

사실 그동안도 끊임없이 증언을 해 왔다는 겁니다. 심지어 본인은 피해자이면서 또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장자연 씨의 신인 동료였는데 영화판에서도 밀려나서 해외로 나가서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선진국에서 보니까 우리 사회의 지금 현재도 미투에서 2차, 3차 가해가 계속 벌어지지 않습니까?

이와는 다른 사회 분위기를 보면서 이제는 용기를 가지고 나서야겠다, 이렇게 나선 것 같아요.

이제 얼굴과 실명을 공개한 만큼 제가 보기에는 적지 않은 파장이 앞으로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앵커]
본인이 직접 이야기했지만 캐나다에서 지금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하시고 그래서 서로 다른 사회 분위기를 보면서 용기를 냈다고 합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장자연 리스트 관련해서도 실제로 그 리스트를 봤고 여기에 나온 내용의 많은 부분을 기억하고 있다고 언급을 했는데요.

이어서 들어보시죠.

[윤지오 / 배우 : (제가 궁금한 것이 거기에 지금 거론되는 이름들이 있잖아요. 아주 많은데 그중에 대표적으로 언론사 관계자들 이름이 계속 거론되지 않습니까? 혹시 그분들 이름도 거기서 보셨어요?) 네, 다 봤습니다. (아 그래요? 소각되기 전에 문건에 있었어요, 그 이름들이? 딱 한 차례 봤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는 이름도 물론 있고 아닌 이름도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언론사의 동일한 성을 가진 세 명이 거론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앵커]
한 언론사에 동일한 성을 가진 세 사람이 거론되었던 것을 지금도 기억한다. 그리고 이것을 그동안 13번에 걸친 수사기관 조사에서 매번 진술을 했다는 거예요.

[김대오]
사실 이 장자연 문건 속에 등장하는 특정언론사 그리고 사주의 성이 등장하는 것은 저도 이제 이 문건을 봤기 때문에 없는 내용은 분명히 아닌 것이죠.

그리고 딱 한 차례 봤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당시로서는 윤지오 씨가 봤는지 안 봤는지 부분에 대해서는 정확하지가 않지만 당시에 이 문건을 작성했던 장자연 씨, 그리고 또 이 문건을 알렸던 매니저 유 모 씨, 그리고 유 모 씨의 부탁에 의해서 이 문건을 다른 감독에게 보여줬던 이미숙 씨.

그리고 또 이미숙 씨가 또 다른 감독에게 보내줬는데 이 감독, 이렇게만 본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그 와중에 저와 함께 타 언론사 기자가 본 것으로 되어 있거든요.

헌데 윤지오 씨 같은 경우에 이 부분에 대해서 정확하게 아닌 이름도 있고 맞는 이름도 있고 아는 사람의 이름도 있다는 것을 봤을 때는 분명히 윤지오 씨가 저 역시도 그렇게 느꼈기 때문에 분명히 이 문건에 대해서는 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런데 수사기관에서 특정 인물을 지목할 때 진술이 약간 엇갈리거나 차후에 정정된 부분이 있다고 하던데요.

[김대오]
윤지오 씨에 대한 수사를 하면서 특정 인물을 특정하기까지 한 3주간의 시간이 걸릴 정도로 굉장히 난관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윤지오 씨가 아는 사람들,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과 그리고 또 용의점이 있었던 사람들을 얼굴과 이름, 직책을 특정을 하는 데 있어서 윤지오 씨가 그 많은 재계나 이런 사람들을 알 수 없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과거에 있었던 사진들을 보여주거나 했었는데 결국 상당히 어려움을 겪은 끝에 윤지오 씨에 대한 최면수사를 통해서 장시간의 최면수사를 통해서 장자연 씨에게 직접적인 신체접촉을 통해서 성추행을 한 사람을 이제 특정을 하게 된 것이죠.

[앵커]
경찰이 그나마 일부 혐의자들을 기소의견을 올렸는데 그중에 많은 사람들이 윤지오 씨와 장자연 씨가 같이 있던 술자리에 있었던 사람이라고 합니다.

[김대오]
그렇죠. 그러니까 투트랙 수사를 했던 상황이었는데 문건에 있는 사람들, 그리고 또 윤지오 씨가 직접 목격했던 그 술자리에 있었던 사람들 했는데 이 문건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지난번 방송에서도 설명드렸지만 혐의 내용을 특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좀 부족한 정보를 담고 있었고요.

윤지오 씨가 본 것은 분명히 목격자가 존재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경찰이 수사에 초점을 맞춰서 기소의견을 냈던 것이죠.

[앵커]
지금 검찰재조사위원회가 여러 가지로 폭넓게 조사를 하면서 강남지역의 특정 주점 이야기가 나와요 이곳이 어떤 역할을 하던 장소이고 이곳에 윤지오 씨도 가본 적이 있는 겁니까?

[김대오]
저도 재조사위원회에서 약 6시간가량 오래 조사를 받았는데요. 똑같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실제적으로 장자연 씨가 이 주점, 그러니까 일반적인 주점입니다.

일반적으로 소주나 막걸리 먹는 그런 주점인데. 이곳에 출입했던 부분들, 그리고 이곳에서 함께 왔던 벤처 사업가 내지 기업가,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도 굉장히 많은 질문을 했었기 때문에 아마 윤지오 씨가 이번에도 재조사위원회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진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장자연 씨 기존의 소속사 스케줄표를 보면 특정 언론사 관계자를 만나는 스케줄이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는 거예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고 합니까?

[최영일]
언론사 사주 3명, 아까 지목돼 있는 상황이고요. 그리고 또 언론사 간부도 있습니다. 연예 스포츠 유명 간부도 한 명 등장을 했고. 심지어는 법조인들도 나왔고요.

또 재계 인사들도 리스트가 나왔습니다. 리스트가 상당히 방대합니다. 장자연 씨가 직접 기록한 리스트도 있고 또 관련해서 적어도 통화를 했거나 만났던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도 있고.

이것을 추려내는 게 이번 재조사의 핵심일 것 같은데 지금 윤지오 씨가 왜 중요하다고 계속 강조를 드리는 거냐면 소속사가 큰 소속사가 아니었습니다.

K모 대표가 있었는데 대부분 기성 배우들이 있었고 신인배우는 동병상련상 경우는 윤지오 씨와 장자연 씨 2명이었다는 거예요.

그래서 접대를 빌미로 한 자리에 K 모 대표가 부를 때는 대부분 둘이 같이 동선을 가지고 움직였기 때문에 장자연 씨가 갔던 곳, 장자연 씨가 만났던 사람, 장자연 씨가 당했던 일 이것을 가장 최측근에서 본 인물이 유일하게 윤지오 씨인 겁니다.

그런데 아까 얘기한 대로 이들이 정말 신인배우가 수입이 없거든요. 그런데 소속사에서 월 50만 원의 용돈을 줄 테니 외부의 다른 아르바이트는 절대 하지 말고 대표가 시키는 일만 해라, 그리고 30만 원을 줬다.

그래서 좀 상당히 박한 상황이었다는 절박감도 인터뷰에서 토로를 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까 윤지오 씨는 거의 제가 보기에는 유일무이한 장자연 씨의 마지막 동선을 이야기할 수 있는 직접적인 증인인 것 같아요.

그래서 이런 부분에서 아까 말씀하신 대로 지금 실제로 만났던, K 모 대표가 불러서... 사실은 이게 정재계, 필요하면 관계, 벤처사업가.

왜 소속사 대표가 여배우들을 데리고 만나게 되느냐면 끊임없이 적자 속에서 허덕이기 때문에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한 만남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스폰서를 찾는 모임이었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이런 상황이 돼서 리스트에 올라 있던 인물들에 대해서 10년 전에 조사됐던 내용들이 다시 한 번 복기돼야만 하고 거기에서 누락된 것들을 찾아내야만 하고 당시에 이런저런 이유로 수사대상에서 빠졌던 인물들은 지금이라도 재조사를 해야 되는 상황으로 보여집니다.

[앵커]
김 기자께서도 여러 차례 참고인 조사를 받으셨으니까 지금 최영일 평론가 하신 말씀에 대해서는 어떻습니까?

실제로 지금 윤지오 씨가 이번 재조사에서 어느 정도 역할을 해 줘야 되나요?

[김대오]
이미 조사는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파악이 될 수는 있겠습니다만 당시 윤지오 씨 같은 경우에 20살을 조금 넘긴 나이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맨 처음 조사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때 당시 있었던 사람을 딱 특정을 하기가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있었고요.

그리고 윤지오 씨 같은 경우에도 맨 처음에 경찰에서 장자연 씨와 함께 접대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에 응해 줄 것을, 참고인 조사를 해 줄 것을 원했는데 당시에는 윤지오 씨 본인이 상당히 두려움 속에 있었기 때문에 조금은 협조가 쉽지 않았었습니다.

하지만 윤지오 씨가 이야기했다시피 어머니가 계시는데 이 어머니가 소속사가 마음에 안 들기 때문에 위약금을 물어주고서 윤지오 씨는 나오게 된 케이스잖아요.

그리고 또 수사가 진행되면서도 상당 부분 윤지오 씨의 어깨를 토닥이면서 진실을 말해 줄 것을 어머니로서 이야기를 한 부분이 있습니다.

[앵커]
딸에게 계속 용기를 넣어주면서 경찰조사에 나가서 진실을 밝히라고 독려를 하셨다는 얘기죠.

그런데 윤지오 씨가 경찰수사 과정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문점들을 그때도 느꼈다 이야기를 했습니다.

[최영일]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기가 막힌 대목이 이 대목입니다. 당시에 적어도 경찰의 수사가 엄정하고 객관적이었다라고 윤지오 씨가 기억을 하고 있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최근에 아무래도 버닝썬 관련해서 경찰 의혹이 계속 제기되고 있잖아요.

새로운 사실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10년 전으로 돌아가면 수사 대상이 누구냐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우리 사회 유력자들이죠.

심지어 언론사주라든가 재계 인사라든가, 법조계 인사라든가. 그러니까 경찰이 상당히 압박을 받으면서 수사를 할 수밖에 없었을 가능성이 높은데.

지금 윤지오 씨의 이야기가 그걸 입증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현재는 경찰이든 검찰이든 심지어 구속된 사람도 새벽까지 심야를 넘겨서, 밤 10시를 넘겨서 조사를 받으려면 본인의 동의를 받아야 되는데 윤지오 씨, 21살 여성을 주로 밤 10시에 불러서 새벽까지 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는 거예요.

[앵커]
제일 일찍 부른 시간이 밤 10시라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최영일]
그리고 심지어는 밤새도록 동이 틀 때까지 조사를 한다든가 13번의 신문 과정이 다 이런 식으로 이루어졌다면 심리적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검찰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심지어는 가해자와 함께 앉아서 물어보는데 심지어는 신문하는 경찰이 조롱하는 듯 비웃는 모습까지도 느꼈다.

그리고 물어보는 자체도 21살의 젊은 여성이 느끼기에도 너무 부실한 질문들을 하는 것 같았다.

핵심 질문을 하는 게 아니라 구두라든가 또는 인상착의, 복장 이런 것들을 자꾸 반복해서 물어본다든가.

그럼 저는 경찰이 조사를 하면서 핵심을 회피하기 위한 수사를 한 건 아닌가 하는 의혹이 분명히 있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대오]
그런데 이 부분에 있어서는 분명하게 당시에 수사를 했던 분당경찰서가 잘못한 부분인 것 같아요.

10시 이후에 조사를 한다 그러면 아무리 이해를 한다 하더라도 참고인이기 때문에 언론에 노출되지 않게 하기 위했다, 이렇게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당시 분당경찰서 같은 경우에 저도 마찬가지로 분당경찰서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조사를 받았고...

[앵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게 아니라 다른 데로 오라고 불렀습니까?

[김대오]
저는 사실 다른 경찰서에서 받았고 또 다른 참고인이나 아니면 피의자 같은 경우에는 경찰서가 아닌 파출소나 아니면 또 제3의 장소, 식당 같은 곳에서도 조사를 했던 것으로 저는 알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윤지오 씨 같은 경우에 좀 편안한 마음에서 진술을 하게 해 준다면 심야에 하더라도 경찰서가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충분히 조사를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경찰은 불러서 윤지오 씨에게 어떤 질문들을 했는지 21살 당시에 느끼기에도 굉장히 이상했다고 하는데요. 다시 한 번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윤지오 / 배우 : 질문 자체도 뭘 이런 게... 제가 느끼기에는. (이게 왜 중요한가?) 네,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는데 뭔가 수박 겉 핥기식처럼 다른 질문만 계속 오가고. 구두의 색깔이 무엇이었냐, 무슨 구두를 신었었냐 라든지... (주변부적인 정보만 계속 묻지 정작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어쨌든 저는 증언을 하는 목격자의 입장인데 진술을 할 때 바로 옆에 가해자가 있고, 그 와중에서 진술을 하고, 제가 진술을 할 때 비웃으시고. 좀 심리적인 압박감이 당연히 있었던 게 사실이고요, 그 좁은 공간에서 같이 있으면서. 그리고 여자 수사관이나 그런 분들이 아무도 없었고 다 남자분이시고 그냥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증언을 계속 이어 갔던 것이 아니라 항상 뭔가...]

[앵커]
직접 조사를 받았을 때 당시의 느낌들을 지금 다시 복기를 하고 있는데요. 구두는 무슨 색깔을 신었냐, 이런 건 왜 물어봤을까요?

[최영일]
그러니까 예를 들면 이게 범죄 현장에 현행범을 나중에 추적해서 잡기 위한 거라면 인상착의가 중요하죠.

그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면, 어떤 운동화를 신었느냐, 어떤 족적을 남겼느냐, 복장은 어땠느냐, 키는 어땠느냐.

그런데 지금은 이름만 대면 알 만한 사람들의 리스트가 있는데 지금 이런 것들을 조사 과정에서 왜 물어봐야 되는 겁니까? 저는 이게 수사의 기초를...

저희가 경찰이나 탐정은 아니지만 한번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 본다면 매우 지엽적인 질문으로 심야에 불러서.

안 그래도 피곤한 사람을 여성 경찰관 없이 남성 수사관들이 압박을 하면서 빙빙 돌리는 질문을 했다. 그럼 이 자체가 본질을 피해가는 수사가 아니었는가 하는 의혹이 남는 대목이 있는 거죠.

[김대오]
실질적으로 몇년 전에 있었던 일인데 최영일 평론가 같은 경우에 그 자리에 신고 갔던 구두 색깔을 알 수가 없는 부분이거든요.

또 윤지오 씨의 진술을 통해서 기소가 되긴 했지만 실제적으로 검찰과 재판부에서는 윤지오 씨의 증언이 신빙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해서 무혐의를 내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본다면 진술의 신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하지만 참고인 본인 자체는 굉장히 압박을 느꼈을 거고 이 부분에서 진실에 다가서는 데 굉장히 어려움이 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최면수사도 받았다고 하던데요. 그건 법적 효력은 없는 거잖아요.

[김대오]
특정을 할 수 있는 부분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을 했고. 그다음에 일단 본인 혐의점을 받고 있던 사람들이 그 자리에 참석했다는 것에 대해서 인정을 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는 기소가 이루어진 부분입니다.

[앵커]
윤지오 씨는 여러 가지 잠깐 언급을 해 주셨습니다마는 캐스팅 상으로도 불이익을 받았다고 본인은 주장을 하고 있고요.

또 연관이 돼 있던 그 언론사에서 유독 집요하게 취재를 해서 조사 받고 나서 상당히 힘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최영일]
그러니까 이게 2차, 3차 가해 부분이죠. 예를 들면 본인은 벌어진 사건에 대해서 가까운 지인이었기 때문에 그 장면을 목격했기 때문에 참고인으로 진술을 한 것뿐인데 나중에 영화 캐스팅이 계속 안 됐는데 해당 영화 감독이 그런 얘기를 해 주더라는 거예요.

너를 생각해서 하는 얘기인데 네가 이번 영화에서 빠지게 된 이유는 장자연 관련 진술을 했기 때문이야. 그럼 본인의 좌절감은 얼마나 컸을까요?

팩트를 얘기했을 뿐이고, 추정을 이야기한 것도 아니고, 뭔가 감성적인 호소나 데몬스트레이션을 한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경찰에서 불러서 조사를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영화에서 빠진다. 그러면 한국 사회에 대해서 이 젊은 여배우가 어떻게 느꼈을까 생각해 보면 아마 정말 좌절감과 환멸감...

내 미래는 꽉 막혔구나. 그러니까 결국은 해외로 도피하듯 떠나게 된 상황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앵커]
윤지오 씨는 장자연 문건의 성격에 대해서도 오늘 조금 새로운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부분 마저 들어보고 오겠습니다.

[윤지오 / 배우 : 위약금을 물고 저는 기획사에서 나온 상태였고, 언니는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아마 기획사를 나오기 위해서 작성된 문건이었지 않을까.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쓰여진 문건...]

[앵커]
유서가 아니라 기획사에서 나오기 위해서 만들어진 문건이 아니었을까라는 이야기를 해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시겠어요?

[김대오]
그러니까 첫 번째 제가 보도를 할 때도 이 부분에 대해서 지적을 했는데요. 일반적인 유서 형태가 아니었죠.

주민등록번호에다 주소까지 쓰는 유서는 굉장히 드물고 거기에 본인의 우인으로서 간인까지 하는 건 상당히 유서의 성격이 아니죠.

그럴 때는 반드시 법률적으로 사용되는 서류였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가지고서 진술서 형태로 해서 전 소속사 대표에게 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법률적인 문서를 만들기 위해서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문건을 작성할 때 의논한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이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김대오]
그 문건을 최초로 언론사에 알리게 된 유 모 씨, 그러니까 이미숙 씨의 전 매니저이고 그다음에 또 소속사를 운영했던 유 모 씨가 같이 의논을 했고 같이 작성을 했으며 사본과 같은 경우 당시 복사해서 쓰레기통에 버려졌던 KBS가 입수한 거 같은 경우에는 유 모 씨가 보관을 했었기 때문에 이런 정황상으로 봤을 때는 유 모 씨와 이 문건을 작성하는 데 긴밀히 의논한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앵커]
윤지오 씨가 오늘 방송에 나오면서 고 장자연 씨 사건 10주기 다가오면서 다시 한 번 대중들의 관심을 받게 됐습니다.

사건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보실 수도 있겠고 또 계속해서 취재해 오신 분으로서 이 사건 관련해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신다면요?

[김대오]
장자연 씨의 이른바 문건 리스트, 이 부분에 있어서 실제적으로 가장 큰 공로를 세운 건 분당경찰서도 아니고 검찰도 아니고 저희 언론도 아니고요.

윤지오 씨의 몫이 굉장히 컸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윤지오 씨가 10년 만에 이렇게 다시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면서 나온 것은 그만큼 억울한 점들이 많았고 진실을 이야기했을 때 받아들여지지 않은 측면이 있는 만큼 우리 사회에서도 다시 한 번 이 장자연 씨 같은 경우, 그러니까 거액의 위약금을 내고서 계약을 해지할 수 없을 정도로 굉장히 노예계약에 가까운 상황이었거든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신경을 써서 굉장히 신인 연기자, 신인 연예인 지망생들에 대해서도 인권적인 측면에서 관심을 가져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모레 10주기라고 합니다. 벌써 10년이 지났지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진실이 많은데요. 이번에는 꼭 밝혀졌으면 좋겠습니다. 김대오 기자는 여기서 먼저 인사를 드리죠.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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