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구속기소...47개 혐의·296쪽 공소장

양승태 구속기소...47개 혐의·296쪽 공소장

2019.02.12. 오전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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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어제(11일)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습니다.

전·현직을 통틀어 사법부 수장이 범죄혐의로 기소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구체적 혐의 사실이 47개에, 공소장 분량은 A4 용지로 3백 쪽에 육박합니다.

강희경 기자입니다.

[기자]
사법 농단 의혹을 수사해온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 했습니다.

직권남용과 공무상비밀누설, 허위공문서작성, 직무유기, 국고손실 등의 혐의입니다.

[한동훈 /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사건 재판 개입, 법관 인사 불이익 조치, 법관 비위 은폐 등 사건과 관련하여 구속기소 하고….]

검찰이 적용한 범죄사실은 47가지에 이릅니다.

상고법원 도입 등을 위해 일제 강제징용 손해배상 소송 등의 재판에 개입하고, 이 과정에서 판사들에게 의무에 없는 일을 지시한 혐의가 대표적입니다.

강제징용 소송 관련 범죄사실은 모두 8가지로 옛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재판개입 혐의와 함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습니다.

검찰은 이와 함께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 수집과 블랙리스트 등 판사들에 대한 부당 인사를 주요 범죄사실로 꼽았습니다.

이 밖에도 판사 비리 사건을 은폐하려고 시도하고 공보관실 운영비를 불법적으로 사용한 혐의 등이 포함됐습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과 범행을 공모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 역시 함께 재판에 넘겼습니다.

박 전 대법관은 재판 개입 외에 고교 후배의 청탁으로 재판 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한 혐의 등 33가지의 범죄사실이, 고 전 대법관은 부산고등법원 판사의 비위를 무마한 혐의 등 17가지의 범죄사실이 적용됐습니다.

또, 판사 블랙리스트 작성에 개입한 혐의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추가기소 했습니다.

검찰은 이번 달 안에 사법 농단 의혹에 연루된 전·현직 판사들 역시 재판에 넘길 예정입니다.

박근혜 청와대 인사들과 전·현직 국회의원들에 대한 법리 검토도 계속해나갈 방침입니다.

검찰은 헌정 사상 첫 전직 사법부 수장 기소를 위해 막판까지 공소장 법리 검토에 신중을 기했습니다.

이로써 8개월에 걸친 사법 농단 의혹 수사도 사실상 일단락됐습니다.

YTN 강희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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