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조롱' 시험 출제 교수...대법 "유족에 위자료 줘야"

'故 노무현 조롱' 시험 출제 교수...대법 "유족에 위자료 줘야"

2018.12.11.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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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표현이 담긴 시험문제를 낸 대학 교수가 유족에게 위자료를 줘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이 나왔습니다.

유족의 추모감정을 해치는 조롱과 비하 표현까지 '학문의 자유'로 보호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2015년 6월 홍익대 법학과 류병운 교수는 기말시험 영어 지문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17살인 '노' 씨의 지능지수가 69였고, 6살 때 부엉이바위에서 뛰어내리면서 머리에 문제가 생겼다고 제시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비하하고 조롱한다는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 씨는 류 교수가 모욕과 경멸이 담긴 인신공격으로 고인과 유족의 명예를 침해했다며 1억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시사적인 사건을 각색해 사례로 사용한 것에 불과해 '학문의 자유'로 보호돼야 한다며 류 교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을 희화화하고 조롱해 유족의 추모 감정을 침해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판결을 뒤집었습니다.

다만 시험문제가 수강생들에게만 배포된 점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5백만 원으로 정했습니다.

대법원도 문제의 학문성을 인정하지 않은 2심 판단이 옳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조롱하고 비하하는 표현이 포함된 문제를 내면서까지 얻을 수 있는 학문적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습니다.

공적 인물의 사망과 관련한 풍자라도 유족에게 용인할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면, 학문적인 표현이라도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한 판결로 보입니다.

YTN 조성호[chosh@ytn.x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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