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가 문자에 ♡ 쓰면 좋아하는 것이라 착각 말라

후배가 문자에 ♡ 쓰면 좋아하는 것이라 착각 말라

2018.10.02. 오전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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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재윤, 이승민 / 앵커
■ 출연 :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 김광삼, 변호사

[앵커]
울산경찰청이 퇴근 후에 이성 부하에게 사적인 연락을 금지하는 이른바 사적연락금지법을 시행해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왜 이런 제도를 도입했을지 울산경찰청의 해명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차봉근 / 울산경찰청 경감 : 말 못 할 고충을 사적연락금지법이라는 제도를 공론화해 같이 생각하고 더 나은 직장 분위기 만들자는 취지입니다.]

[앵커]
울산경찰청의 해명이라고 해서 잘못된 것을 해명했다라는 뜻은 아니고요. 설명을 저희가 들어봤는데 업무 이후에 사적 연락금지법 법은 아닙니다마는 울산청 안에서 그렇게 시행하겠다 하는 거죠?

[인터뷰]
지방청장이 지휘, 지침을 내린 것이고 그렇게 된 건 뭐냐하면 젊은 경찰관들의 모임인 블루보드라고 하는 데에서 여러 가지 직장문화를 바꿔보자. 경찰 노조가 없는 대신에 직장협의회 같은 것이 있습니다. 특히 울산경찰청같이 황운하 경찰청장처럼 조금 다른 개혁적인 일을 하시는 분들이 직장협의회를 활성화시키는 차원에서 젊은 경찰관들의 아이디어를 수렴하는 과정에서 이런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고요. 그것을 지방청 계과장들이 토론을 통해서 받아들여서 법이라고 하기는 그렇습니다. 말은 법이지만.

[앵커]
내용을 한번 보도록 하죠. 이게 도대체 어떻게 운영이 될 것인가. 금지 사항이 있습니다. 맛집 발견했는데 같이 가자. 또 너희 집 근처에 있는데 잠깐 보자. 또 시험공부 하느라 힘들지, 밥 먹자. 이런 식의 연락을, SNS를 통한 연락을 하지 말아라라는 거 아닙니까?

[인터뷰]
그러니까 상급자. 남자 상급자가 여자 하급자한테 또 반대일 수도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경찰은 남자가 훨씬 많기 때문에. 그렇게 하게 되면 사실 거부하거나 그러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이런 난처한 부분을 방지하자라는 차원에서 저런 금지사항을 한 겁니다. 특히 그리고 여기 말하는 하트 같은 거 쓸데없이 쓰지 말라는 부분이죠. 오해가 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앵커]
다시 한 번 보시죠. 하트 모양 말이죠. 문자할 때 보면 하트를 그려서 보내거든요. 그런데 이게 이성 간에 이런 걸 주고받는 경우에는 이게 어떤 연정이 있는 것이 아니냐, 오해할 수 있는 거죠?

[인터뷰]
저 부분은 뭐냐 하면 요즘 젊은 세대, 여자 경찰관들도 이제 습관적으로 하트를 보내는.

[앵커]
아무 의미없이.

[인터뷰]
의미없이 보내는데 이것을 오해하거나 곡해해 갖고 착각할 수 있다라고 얘기하는 거고요. 사실은 직장문화 자체가 경찰은 사실 남성 위주가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 경찰관들이 느끼는 어떤 여러 가지 답답한 부분들에 대한 반영이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경찰 내부에서 실제로 이런 성추행 사건도 끊이지 않다 보니까 이런 법이 아닌 법까지 사내 규정을 만들게 됐는데 울산에서도 실제로 상급자가 부하직원을 갑질했다 이런 내용, 성희롱했다, 이런 불만이 제기가 되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언론에 보도가 됐었죠. 그러니까 과장이 일선 과장이 밑에 직원에게 남자 경찰이 엉덩이를 만진다든가 아니면 굉장히 비하적이고 모욕적인 발언을 해서 진정서가 접수된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진정서를 접수했는데 그 접수된 과정에서 처리하는 데 있어서도 여러 문제점이 있었어요. 그러니까 진정서를 접수한 사람은 피해자 아닙니까? 그런데 피해자한테는 끝까지 갈 거냐? 처벌을 원하느냐 이런 걸 물어서 암묵적으로 마치 압력을 가하는 듯한 그런 절차상의 문제가 있었다 그런 내용들이 언론에 흘러나왔는데 사실 지금 최근에 보면 말이죠, 경찰이 됐건 검찰이 됐건 법원이 됐건 모든 직에 있어서 여성들의 진출이 두드러져요.

그래서 여성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많다 보니까 특히 최근에 그랬기 때문에 사실 입사를 하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젊은 여성 경찰이 참 많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상급자들이 갑질하는 경우가 있고 저는 이게 사실 법이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사실상 지침에 가깝죠. 처벌하는 내용이 아니니까. 그런데 이런 건 저는 찬성합니다.

[앵커]
바람직하다고 보시는군요.

[인터뷰]
그렇죠. 일반적으로 아주 가벼운 성희롱 이런 것까지 형법의 범위 내에서 다 처벌해 버리면 사실 이건 너무나 처벌 위주가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지침을 내리게 되면 마음적으로 사람이 굉장히 조심하게 돼요. 그리고 자기는 이걸 굉장히 죄의식 없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심없이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것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 봐야 되구나, 그런 느낌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성희롱이랄지 성범죄를 예방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도움이 된다고 보고요.

저희도 사실 형사사건을 하면서 성범죄 사건도 많이 다루는데 간혹 어떠한 기득권층 그러니까 나이가 든 층에서는 젊은 층이 어떠한 대화를 굉장히 잘해 주고 아까 말씀을 드린 하트 표시 같은 걸 하면 나한테 호감을 갖고 있는가 하는 착각을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그런데 이 내용을 보면 어떤 내용이 나오냐면 그렇게 했다 하더라도 이것은 상사에 대한 예절이지, 어떠한 이성적 호감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으라는 걸 명시하고 있어요. 이 부분이 굉장히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사실은 카톡금지법이라고 해서 국회에서도 퇴근 이후에 카톡을 하면 안 된다, 이 말 자체가 업무와 관련한 부분이지만 어떤 성희롱이나 그런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는 이러한 형태의 일종에 사회적 운동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이러한 것들이 전반적으로 퍼지고 또 이런 것들이 사실은 징계를 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기준이 명확하게 될 수 있거든요. 왜냐하면 나는 호의적으로 한 것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아니, 지침에는 그게 안 되게 되어 있지 않느냐. 너의 호의적이라는 것은 변명에 불과하다, 그렇게 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할 수 있고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굉장히 이거 효과는 크다라고 봅니다.

[인터뷰]
배경을 말씀드려야 되는 게 경찰이 실제로는 사수, 부사수 개념으로 도제식으로 훈련이라든가 업무를 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경찰차를 타게 되면 운전하는 사람과 부사수, 사수 개념으로 해서 여러 가지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관계가 그게 그 개념이기 때문에 실제로 업무시간 이후에 이런 사적인 연락이 와도 사실 거부하기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고요.

형사과 같은 경우는 사실 또 2인 1조로 움직이게 돼요. 그것도 사수, 부사수이기 때문에. 실제로 신입 여자 경찰관들이 일을 사실은 사수한테 배우지 않고는 어려운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거든요. 그런데 그걸 이용해 갖고 사실 여러 가지 성적인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경찰 내부에서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태에서 연락금지법을 만들어서 하자라는 부분 특히 경찰의 업무 방식이 바뀌어야 되는 거죠.

왜냐하면 도제식이 아니라 정식으로 받는 업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사실은 너무나도 인력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어떤 대체, 어쩔 수 없는 상태에서 도제로 가는 것이고 그것에 대한 그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어쨌든 일을 하다보면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업무방식, 업무처리 형태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기는 있습니다만 어쨌든 사적연락금지법이 나오게 된 배경을 보면 직장 내에서 상하 간의 관계를 이용한 성추행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 아닙니까? 그런데 지금 이건 법이 아니라 어떤 사적인 내규에 불과하고 또 직장문화를 바꾸자는 운동성이기 때문에 구속력이 없어서 실효성이 없는 것 아니냐, 또 그런 지적도 있어요. 어떻게 보세요?

[인터뷰]
경찰은 승진이나 이런 것에는 상하평가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이게 업무지침이라 하더라도 그 지침을 위반했을 경우에는 인사상에 불이익이 분명히 존재할 수 있다고 느끼게 된다라고 하면 법 이상의 효과가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사실 변호사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법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또 사실 지금 이걸 이렇게 해서 안 된다고 하면 법으로 가야겠지만 될 수 있다라고 하면 이 정도라도 가능하다고 하면 효과가 있을 거라고 보여집니다.

[앵커]
사실 이게 지금 울산경찰청에서 시행을 하겠다라고 했지만 일반 직장에도 해당되는 그런 내용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내용을 들여다 보면 서로 조심하자, 이런 좋은 분위기의 운동이 될 수 있지만 일각에서는 오히려 여성 경찰, 또는 여직원들을 고립시키는 그런 펜스룰이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거든요.

[인터뷰]
미투 운동이 굉장히 공개가 되면서 그런 내용이 많이 나왔죠. 저녁 회식할 때는 사실은 여성 직원을 배제하는. 그러다 보니까 여성 직원들이 고립이 되고 그리고 어떠한 정보에서 멀어지고 그러다 보면 회사에 어떤 핵심 정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승진에서 멀어지는 게 아니냐 그런 우려가 상당히 나왔던 건 맞아요. 그런데 저는 그것은 과도기라고 봅니다.

그러니까 일단 성문화 어떠한 성적인 추행, 성범죄 그런 것들이 지금 계속 미투운동 이후에 많은 것이 밝혀진 이유는 뭐냐 하면 거기에 대한 인식 부족이거든요. 그러니까 자기 위주로 생각을 해서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생각들 이런 것들이 사실은 굉장히 부추기는 측면이 있다라고 봐요. 그래서 이것도 언뜻 생각할 때는 아, 그러면 오히려 여경들이 배제가 되고, 중요한 정보에서. 또 같이 화합하지 못하다 보니까 불이익을 받는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할 수도 있다고 보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라고 봅니다.

일단 이런 것이 오히려 정착이 되면 일단 이전에 어떠한 사적으로 은밀한 관계에서 나눴다고 한다면 오히려 공개적으로 나눌 수 있다라고 보고 그리고 여성 경찰이랄지 여성 직원의 입장에서 보면 성희롱이랄지 이런 정말로 신경을 건드리는 이러한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고 또 예를 들어서 자기 부서 내에 계속 밥먹자라고 하고 그런 상사가 있는데 그런 직장에 출근하고 싶겠습니까?

그래서 이러한 것들은 제가 볼 때는 펜스룰이라고 하는 고립을 시키는 것은 아주 기우에 불과하고 설사 그런 일이 있다 하더라도 잠깐 동안 있지만 결과적으로, 장기적으로 보면 훨씬 더 많은 오히려 여성 직원이라든가 회사원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것이다 저는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앵커]
SNS를 통해서 하트하트 문자를 자주 보내게 되는데요. 여기에 너무 큰 의미를 두지 말기 바랍니다.

[앵커]
지금까지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 그리고 김광삼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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