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위안부 합의, 피해 할머니들은 '허탈'

2년 전 위안부 합의, 피해 할머니들은 '허탈'

2017.12.28. 오후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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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부터 꼭 2년 전이네요.

2015년 12월 28일, 한일 '위안부 협상'이 타결됐습니다.

'법적'이라는 표현이 빠졌지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책임이 명기됐고, 아베 총리가 사죄의 뜻을 밝히기로 했습니다.

또 일본 정부의 예산을 투입해 피해자들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는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됐다고 못 박았습니다.

박근혜 前 대통령 "현실적 여건에서 최선 다한 결과"

같은 날 박근혜 대통령은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입장을 밝혔는데요.

피해 할머니가 46분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할 때 최선을 다한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박근혜 / 前 대통령 (지난 2015년) : 피해자 할머니들의 명예와 존엄이 회복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일본 측의 조치가 신속히, 그리고 합의한 바에 따라서 성실하게 이행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공식 사죄하고 배상할 일을…"

하지만 협상 결과를 지켜보던 피해 할머니들은 가슴을 쳤습니다.

할머니들 입장에서 중요한 건 돈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저 일본이 과거의 잘못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죄를 하길 바랐던 겁니다.

[이용수 / 위안부 피해 할머니 : 보상은 너희가 돈 벌러 갔으니까 불쌍하니까 조금 주는 것이 보상이고, 죄에 대한 것이 배상입니다. 공식적으로 사죄하고 배상해야 합니다.]

[이옥선 / 위안부 피해 할머니 : 나는 (정부의) 말을 믿었는데, 이제 보니까 저것이 위안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지 해결 안 하려고 하는지….]

[유희남 / 위안부 피해 할머니 : 정부가 하는 대로 우리가 따라가야지 뭐 어떡하겠어요. 지금 만족하지는 못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온 지난날을 생각하면….]

외교부에서 할머니들 찾아뵙고 협상 결과 설명하고, 미리 상의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 숙였지만, 할머니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습니다.

[임성남 / 당시 외교부 1차관 : 시간이 더 가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해 조금이라도 결말을 짓고, 해결하면 좋겠다는 지침을 저희한테 주신 거고, 그런 지침에 따라 저희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김군자 / 위안부 피해 할머니 : 피해자는 우리인데 정부가 어떻게 함부로 합의합니까? 우리는 그거 인정 못 해요.]

"피해자는 우리인데, 왜 정부가 합의합니까?"

이렇게 울분을 토했던 김군자 할머니는 안타깝게도 지난여름,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는 이제 서른두 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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