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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학교 폭력을 견디다 못해 아파트 6층에서 투신한 사건이 일어났다. 학교 폭력은 점점 강도를 더해 일어나고, 아이들은 그 누구의 보호도 받지 못한채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고통을 겪고, 극단적인 선택에 이르기도 한다.
청소년 폭력 예방단체인 푸른나무 청예단은 어제(19일) '학교 폭력, 왜 여전히 해결되지 않는가'라는 주제로 2017 폭력 방지 심포지엄을 열었다.
서원중학교 2학년 장서연 양은 이 자리에서 자신이 겪은 폭력을 이야기했다. 서연 양은 꼭 신체적 폭력을 당해야만 '학교 폭력'이 아님을 강조했다. 서연 양은 "같은 반 남자아이들이 단체로 외모, 특히 코를 지적하고 놀렸고, 이 때문에 심각한 콤플렉스를 가지기도 했다"고 말하기 힘들었던 경험을 밝혔다.
서연 양은 학교에서 놀림에 진지하게 대응하거나 화를 낼 수가 없었던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당시 서연 양은 놀림을 웃어넘기거나 피할 수밖에 없었다. 누가 보아도 부당한 폭력은 오히려 제지할 수 있지만, 별명을 부르거나 외모를 지적하고, 상대방을 비하하는 말 등은 상대적으로 부당하지 않게 느껴지다 보니 대응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학급에서 이러한 부당한 놀림에 정색했다가는 오히려 '진지충'으로 몰려 2차 피해를 보게 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한다. 진지충이란 '진지하다'에 벌레를 뜻하는 '충'이 합쳐진 언어로, 쓸데없이 진지한 사람을 비꼴 때 사용하는 청소년들의 은어다.
서연 양은 "상대방 비하가 반복되다 보면 피해 당사자조차 피해 사실을 인식하기 어렵게 되고, 무의식적으로 언어폭력에 순응하면서 자신감과 자존심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연 양은 외모 콤플렉스 때문에 코를 만지고 높이는 버릇이 생겼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폭력이 반복되면 폭력적인 상황을 폭력으로 인식할 수 없게 되면서 본인도 남들을 상처 주게 되기도 쉽다.
서연 양은 "가장 중요한 건 차이와 다름을 중시하는 교육"이라며 "상대방의 차이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해서 학교폭력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며 교육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방향은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배려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어른들에게 요구했다.
이날 청예단 심포지엄은 학교 폭력과 관련한 법적 측면과 교육적 측면, 그리고 실제 사례자의 발표를 종합해 여러모로 학교 폭력 실태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시간으로 이어졌다.
KEDI 전인식 박사는 피해 학생 보호 및 치유를 위한 제안을 발표했으며, 대전여고 권성중 교사는 가해 학생 선도를 위한 학교 현장을 제안했다. 김영미 변호사는 학교폭력 사례로 법령상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을 제안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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