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강추위를 전기장판 하나로 버텨야 하는 아이들

이 강추위를 전기장판 하나로 버텨야 하는 아이들

2017.12.15. 오전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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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겨울에 접어들면서 강추위 기세가 무섭습니다.

이런 날씨를 오직 전기장판 하나로 견뎌야 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인데요.

어른도 고통스러울 텐데 아이들이라면 두말할 나위도 없겠지요.

한연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벽 곳곳이 갈라진 무허가 주택.

올해 13살 소라가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살고 있는 집입니다.

혹독한 추위를 막아주는 건 전기장판과 서로의 온기뿐.

[소라 아버지 : 불을 때면 연기가 올라와서 애들도 옷에 냄새가 난다 그래서 난방을 안 하고 있어요. (전기장판 하나로 겨울을 나세요?)네.]

찬바람조차 막아주지 못하는 화장실.

소라는 늘 용변을 꾹 참았다가 멀리 떨어진 공공기관을 찾습니다.

[소라 아버지 : (오전) 7시 한, 8시 가까이 되면 군청에 데려다 주고 군청에서 오전에 볼일 보고 (오후에 이제 들어와서도 보고) 그런 식으로 사용을 하고 있어요 지금.]

고3 재원이는 대낮에도 어두운 비닐하우스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재원이 아버지 / 비닐하우스 거주 : 벽이, 저기서 물이 줄줄 샌다고.]

여름이면 찜질방이 되고, 겨울에는 늘 코끝이 시린 비닐하우스.

[재원이 어머니 : '이런 데 산다고 얕잡아 볼까 봐 그러니까 오지 마. (친구를) 데리고는 오지 마.' 그거는 진짜 가슴 찢어지는 소리예요. 부모로서는 한 맺히는 소리예요. 아들한테 그렇게 얘기한다는 자체가.]

이런 열악한 주거환경은 성장하는 아이들의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줍니다.

[박현아 / 인제대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높은 습도라든가 집안에 먼지라든가 이런 것들로 인해서 세균들이나 바이러스, 곰팡이들이 번식을 해서 아이들에게 알레르기성 질환, 천식이 (나타나는 게) 대표적이죠.]

학업성취나 인지능력, 정서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이봉주 /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그 당시의 영향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성인으로 발전해 나가고 성인이 된 이후까지 지속적으로 그 영향이 남을 수 있어서 정책적인 측면에서 미리 예방하는 이런 방식이 중요한….]

소라나 재원이처럼 '주거 빈곤' 상태에 놓인 아이들은 전체 아동의 10%가량.

오늘 밤 9시 15분 국민신문고에서는 주거 빈곤 상태에 놓인 아동들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현 정책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모색합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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