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박 前 대통령 22시간 만에 귀가

[취재N팩트] 박 前 대통령 22시간 만에 귀가

2017.03.22.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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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민 / 사회부 선임기자

[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제 자택 출발 22시간 만에 오늘 아침 귀가했죠. 14시간 동안 검찰조사와 7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서를 검토하고 오전 7시를 넘어서 삼성동 자택에 도착했습니다.

사회부 최재민 선임기자와 함께 박근혜 전 대통령 검찰 출석부터 귀가까지 22시간 동안의 행적 뒤짚어보겠습니다. 최재민 기자 어서 오십시오.

어제 조사는 밤 11시 40분에 끝났는데 오늘 오전 7시가 넘어서 자택에 도착을 했습니다. 조서 검토를 굉장히 오랫동안 한 것인데 왜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린 거죠?

[기자]
오전 6시 55분에 검찰청사를 출발했으니까요. 어제 예상대로라면 검찰 조사는 자정이 조금 못 돼서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검찰도 박 전 대통령의 건강 문제를 고려해서 조사 시간을 잘 분배를 하고요.

박 전 대통령도 비교적 검찰조사에 적극적으로 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조사 검토에 무려 7시간 20분가량이 소요가 되었습니다.

[앵커]
조사 받은 서류를 검토하는 시간이 7시간이 걸렸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조서 검토에 시간이 소요된 것은 조서할 내용이 많아서 검토할 내용도 당연히 많았다는 게 유영하 변호사의 설명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박 전 대통령 측이 여러 곳의 수정을 검찰 측에 요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자신이 답변한 내용 가운데 여러 곳이 실제 발언과 취지가 다르게 적혀 있다.

[앵커]
발언한 취지는 이게 아니었다 이렇게 해서 수정을 요구했다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야기한 것과 다르게 검찰이 조서를 꾸미는 과정에서 표현이 다르게 적힌 것을 말한 건데요. 또한 박 전 대통령의 평소 꼼꼼한 성격도 일정 부분 여기에 나타났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조서 검토 시간이 3시간가량이 걸렸고요. 변호사이기도 한 노 전 대통령은 직접 조서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앵커]
박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혐의가 워낙 방대하지 않습니까? 어제 한 번 조사로 조사를 다 마쳤을까요?

[기자]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조사는 마무리됐다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검찰은 일단 재소환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여기에는 경호를 비롯한 수사일정 그리고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문제도 있을 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검찰 입장에서는 박 전 대통령을 재소환한다는 건 사실상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어제 조사도 이 계획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핵심인 뇌물과 강요죄 혐의를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어제 예상과는 달리 한웅재 형사8부장이죠. 미르와 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관련한 조사를 무려 11시간이나 했습니다.

[앵커]
11시간 만에 바통터치가 이뤄졌다는 거죠?

[기자]
저녁 8시 40분에야 바통터치가 이뤄졌으니까요. 검찰 추궁에 박 전 대통령은 대체로 사실이 아니다, 잘 모르는 사안이다라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부 의혹에 대해서는 기본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범죄 의도가 없었다라는 진술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어제 조사 어떻게 이뤄졌는지 복기를 좀 해 볼까요.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을 대통령님 이렇게 부르고 또 박 전 대통령은 검사님 이렇게 부르면서 조사가 이뤄졌다고 해요. 호칭이 별로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만 아무래도 이건 예우 차원이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예전에도 그랬고요. 박 전 대통령과 검찰 모두 예우를 한다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어제 오전 조사를 시작할 때 한웅재 부장검사는 박 전 대통령이 받는 13가지 혐의를 이야기하고 피의자 조사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이야기를 했을 겁니다.

그런 다음 진술을 거부할 수 있고 변호인으로부터 조력을 받을 수 있다는 미란다원칙을 알려줬을 겁니다. 이어서 인정신문이라는 것을 하게 되는데 이름과 주민번호를 비롯한 주소와 학력, 경력, 가족관계, 건강상태를 물었습니다.

간단한 인정신문 다음에는 기초사실 조사를 했는데요. 박 전 대통령의 재임기간에 있었던 주요 일정을 주로 물었다고 합니다. 이 부분은 이번 사건 조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예를 든다면요?

[기자]
예를 들어서 대기업의 독대는 언제 이뤄졌는지 외국 방문은 언제 이뤄졌는지 동행한 사람은 누구인지 물은 거죠.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게 최순실과의 관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최순실은 언제 알았고 어떤 관계인지 물어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이 사실상 경제공동체라는 걸 입증하기 위해서입니다.

[앵커]
한웅재 형사8부장이 11시간이나 조사한 이유가 있었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이제 관심은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 구속영장을 청구할까 이 여부 아니겠습니까, 어떻게 전망이 됩니까?

[기자]
이 부분은 김수남 검찰총장의 결단만 남은 것으로 보입니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영장청구 여부를 이번 주 안에 결정할 수 있다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김 총장은 박 전 대통령을 상대로 한 신문 조사가 마무리된 어젯밤 11시 40분까지 청사에 머무르면서 조사 상황을 보고받은 뒤 퇴근을 했습니다. 검찰총장이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가 끝날 때까지 보고를 받기 위해서 기다린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무래도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 때문일 건데요. 김 총장은 오늘 오전 9시가 조금 넘어서 출근하자마자 수사팀은 물론 참모들과도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통상적으로 구속영장 청구는 수사팀의 결정에 따라서 이뤄지는데 하지만 전직 대통령이라는 신분 때문에 지휘, 감독 책임이 있는 검찰총장이 최장적으로 결단을 내릴 것을 전망됩니다. 실제로 김 총장은 자신이 이번 사건의 주임검사다라고 밝히고 있기도 합니다.

[앵커]
영장 청구 기준이 있지 않습니까? 만약에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가 된다면 어떤 것 때문일까요?

[기자]
우선 가장 중요한 게 사안의 중대성을 이야기를 하는 걸겁니다. 박 전 대통령이 받는 혐의는 무려 뇌물혐의를 비롯해서 13가지에 이르고 있거든요. 그다음에는 법적 형평성 고려대상이고요.

이미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이 돼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 않습니까? 또한 증거인멸 우려도 따질 것으로 보이고요.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박 전 대통령은 검찰 1기 특수본과 특검 소환에 불응한 것은 물론 주요 혐의도 계속 부인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아울러서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박 전 대통령이 반성하고 있는지와 법 앞의 평등도 고려할 대목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어제 조사가 끝난 다음에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반응이 화제를 모았습니다. 손범규 변호사가 검찰에 경의를 표한다, 이런 문자를 취재단에게 보낸 거죠.

[기자]
문자를 어제 그러니까 조사가 11시 40분쯤에 끝이 났고요. 1시쯤에, 1시가 조금 넘어서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확히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그러니까 손범규 변호사는 악의적 보도와 선동적 과장이 물러가고 진실이라는 모습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라고 전했고요. 그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신 검사님들과 검찰가족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했습니다.

[앵커]
어떤 전략으로 볼 수 있나요?

[기자]
아무래도 전형적인 로키, 저자세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앵커]
이제 잘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거죠?

[기자]
그러니까 구속기소 상황이 언급되고 있지 않습니까?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한 노력으로 이 같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또 한 가지, 대질신문이 이뤄질까 이것도 관심 아니었겠습니까? 검찰이 최순실 씨, 안종범 전 수석 그리고 정호성 전 비서관을 부르기는 했습니다. 그런데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하고 검찰 소환에 응하지는 않았는데 검찰이 불렀다는 건 대질신문을 하겠다 이런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여요.

[기자]
하겠다 안 하겠다라기보다도 모든 수사에 최선을 다 했고 어떤 절차를 해 놓기 위해서 그런 준비를 해 놓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최순실과 안종범 전 수석 그리고 정호성 전 비서관은 이미 기소돼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태거든요.

[앵커]
최순실 씨 같은 경우에는 어제 2시에 재판이 있었죠?

[기자]
2시에 재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을 검찰이 강제로 검찰청사로 데려올 수단이 없습니다, 사실상. 나오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한다면. 그리고 또 설사 체포영장, 강제로 데리고 오려고 체포영장 발부받아서 데리고 온다 하더라도 새로운 혐의 사실이 밝혀져야 되는데 이미 다 혐의 내용은 밝혀져서 재판으로 넘겨졌기 때문에 영장 발부 가능성도 사실상 없다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어제 검찰이 이런 조치를 취한 건 박 전 대통령이 조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한 일종의 절차인 셈입니다.

[앵커]
조사에 굉장히 최선을 다했다, 이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일단 부르기는 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겠군요. 마지막으로 박 전 대통령이 검찰청사를 나설 때는 조금 피곤해보이기도 하고 표정도 굳어 있었는데 자택으로 돌아가서는 옅은 미소도 보이고 그랬습니다. 표정에서는 어떤 걸 읽으셨습니까?

[기자]
박 전 대통령이 어제 검찰청사로 출발하기에 앞서 혼잣말로 지지자들을 보고 많이들 오셨네요 이렇게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차에서 손을 흔들기도 하고요.

가벼운 흔드는 모습도 포착이 됐었죠. 어제 자택에 도착했을 때도 비슷한 모습이었습니다. 차 안에서 지지자들에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고 두 차례나 가벼운 인사도 나누었고요.

이런 모습들은 여전히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이번 사태에 대해서 기존 생각과 전혀 바뀐 게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장면으로 해석될 것 같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사회부 최재민 선임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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