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용 화장품 공식 출시 소식에 네티즌 '갑론을박'

어린이용 화장품 공식 출시 소식에 네티즌 '갑론을박'

2017.02.16. 오후 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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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 화장품 공식 출시 소식에 네티즌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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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부턴 '어린이 화장품'이 공식적으로 출시된다. 지난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기존 12종으로 분류했던 화장품 품목에 '어린이용 제품류'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만 13세 이하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 화장품의 종류에는 로션, 크림, 오일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어린이용 화장품으로 쓸 수 있는 성분에도 제한이 생기고, 표시기준 또한 성인용 화장품보다 엄격해진다. 판매 중인 제품을 수거해 검사하는 횟수도 늘어날 전망이다. 어린이용 화장품에 색조, 눈 화장용 제품 등까지 포함할지는 검토 중이다.

화장품 사용 연령층이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관련 법으로 정한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식약처의 입장이다. 2014년 발표된 논문(초등학생들의 화장품 사용실태 및 구매 행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에 참여한 초등학교 5-6학년 586명 중 약 76%가 화장품을 사용해봤다고 응답했다. 특히 색조화장품을 써봤다는 응답이 전체의 약 32%였다.




(▲어린이는 피부가 어른보다 상대적으로 약해서 작은 자극에도 가려움이나 따가움, 피부 발진 등이 생길 수 있다며 화장품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한다/ YTN 사이언스)

이처럼 화장하는 초등학생이 늘고 있지만, 어린이용 화장품은 사각지대에 있었다. 일부 제조업체에서 초등학생 소비자에게 제품을 팔기 위해 값싼 화장품을 만드는 데 주력한다. 그 과정에서 형광물질과 같은 유해성분을 넣고도 성분표시를 건너뛰는 경우, 유통기한이 지난 경우도 꾸준히 적발됐다.

이러한 제품은 주로 검사 기준이 엄하지 않은 마트나 학교 근처 문구점 등으로 흘러든다. 혼자 혹은 친구들과 함께 화장품을 살 경우 들르기 쉬운 곳이다. 실제로 위 논문에서 화장품을 사기 위해 마트, 문구점 등을 이용한다고 답한 초등학생이 약 28%에 달했다. 대부분 '가격이 싸서', '구입이 편해서', '친구들이 거기서 화장품을 사서' 등의 이유였다.

허나 현행법상 문구점이나 마트 등에서 화장품을 판매하는 자체를 제재하긴 어렵다. 결국 어린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나쁜' 화장품들 때문에 안전한 어린이용 화장품을 공식 출시하자는 말이 나온 셈이다.




(▲ 유명 유튜버 씬님이 어린이용 화장품으로 메이크업을 하는 영상/ ssin 씬님)

물론 어린이용 화장품 출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미 화장에 매진하는 분위기인데 어린이용 화장품 출시로 인해 외모에 치중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거나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상술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걱정이다.

또는 정부기관의 화장품 관리·감독만을 믿고 어린이용 화장품을 공식 출시해도 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나온다. 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정수민 씨는 "가습기 살균제, 물티슈 독성 물질 같은 문제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용 화장품을 관리하겠다는 그 관리 능력을 솔직히 신뢰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우려에 대한 반론도 있다. 대학생인 박한슬 씨(25)는 어린이용 화장품에 대해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아이라인 그리는 것보다는 낫지 않느냐"며 "권위적으로 틀어막을 사안이 아닌 만큼,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자유를 행사할 수 있도록 해준단 점에서 좋은 결정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어린이용 화장품 공식 출시 소식에 네티즌 '갑론을박'

(▲ 어린이 화장품 안전 사용 7계명/ 식약처)

이 외에도 온라인상에서 화장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는 데 학생들만 제재하긴 어렵다거나 자기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화장이라면 차라리 아이들을 위한 화장품이 나오는 게 낫다는 주장도 나왔다.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아예 안전한 화장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지난해 식약처에서도 '화장품 사용법 7계명'을 초등학교에 배포해 안전하고 건강하게 화장하는 문화를 소개했다. 어린 학생들의 화장을 무조건 막기보단 건강한 방향을 제시하자는 취지다.

올 9월 시중에 나올 '어린이용 화장품'이 화장품을 쓸 아이들의 몸과 마음, 모두에 안전하기를 기대해본다.

YTN PLUS 김지윤 모바일PD
(kimjy827@ytnplus.co.kr)
[사진 출처= 식약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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