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등급은 어디?”… 2017 결혼시장 등급표 논란

“내 등급은 어디?”… 2017 결혼시장 등급표 논란

2017.01.24. 오후 5:5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피안성 전문의 A등급, 롯동금 D+등급, 인국공 B-등급. 암호 같은 약어와 그 뒤에 붙은 등급까지, 언뜻 봐서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이 표는 국내 모 결혼정보업체의 자료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직업에 따른 등급표’다. 피안성 전문의는 피부과, 안과, 성형외과 전문의를 뜻하며 롯동금은 롯데, 동부, 금호 그룹의 약자. 인국공은 ‘인천국제공항 일반직 5급 근무자’를 뜻한다.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2017 결혼시장 직업등급표 최종개정판’이라는 제목의 표는 직업을 7개의 직군, 14개의 등급으로 세분화하여 소개하고 있다. 등급은 가장 높은 S등급부터 가장 낮은 E등급까지 있으며, 특정 직업군과 등급의 경우 붉은색과 음영으로 강조 표시까지 되어있다.

이러한 형식의 직업별 등급표는 몇 년 전부터 인터넷상에서 공공연하게 떠돌아다녔지만, 해당 등급표는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한’ 이라는 제목 때문에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며 논란이 되고 있다.


직업별로 세분화하여 등급을 매기는 것도 불쾌하지만, 제목 자체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서는 등급이 맞는 사람끼리만 만나라는 말이냐” “저 표에 없으면 부부싸움이 잦고 화목한 가정이 아니라는 뜻이냐”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고기 등급을 매기듯 직업을 평가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지 않다는 의견 또한 대다수다. “내 직업은 어디에도 안 보인다” “나는 E등급 최하위다” “저는 결혼 포기해야겠네요..” “E등급에 속해서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등 해당 표를 보고 씁쓸한 감정을 느꼈다는 이들도 많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국내 결혼 정보·결혼 중개 업체는 약 1,000여 곳이다. 2000년대 들어 우후죽순으로 업체들이 생기며 경쟁을 했고, 자극적이고 원색적인 기준으로 제작한 등급표 또한 이 무렵부터 일반들 사이에서 퍼지기 시작했다.

부부 문제나 가족 간 갈등문제 관련 전문가들은 결혼생활에 있어 사회경제적 지위와 차이도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지만,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또한, 이러한 표처럼 ‘자극적이고 신뢰도가 낮은 정보에 휘둘리지 않을 것’을 강조했다. 네티즌들 또한 “서로 사랑한다면 A+아닌가요?” “지금 마누라에게 감사하네요.” 등 직업만으로 행복을 정의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YTN PLUS 김성현 모바일PD
(jamkim@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