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른 공포체험...사망 책임 누구에게?

죽음 부른 공포체험...사망 책임 누구에게?

2016.08.23. 오후 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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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지훈 / 변호사, 박상희 / 심리상담 전문가, 백현주 / 동아방송예술대 교수, 김복준 /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동네주민 : 15명~18명씩 찾아오고 큰 카메라 같은 것도 가져와서 찍고 그래요. 산에 막 손전등 가지고 다니고 하니까요. 무섭고….]

[현장 출동 구급대원 : 신발만 떠 있었고, 환자는 보이지 않아서 구조대원들이 와서 요구조자를 꺼냈는데 호흡, 맥박 없었습니다.]

[앵커]
해마다 여름이 되면, 이런 공포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꼭 여름만 다니는 건 아닙니다. 겨울도 있습니다. 그런데 폐교 찾아다니는 이런 분들이 있는데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한 30대 남성이 공포체험 도중에 사망을 했다고 합니다. 이게 심장마비로 사망한 건 아닐 거 아니에요.

[인터뷰]
그건 부검을 해 봐야 될 것 같습니다. 두 가지 중 하나입니다. 심장 마비든지 아니면 익사. 그런데 뒤따르던 사람들이 풍덩하는 소리를 듣고 즉시 찾아가서 구조를 했다면 익사보다는 심장마비가 더 가능성이 많아 보이기는 하는데요. 일단 부검 결과가 나와야 되고요. 이분은 제가 보니까 공포체험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분 같습니다.

나이가 서른둘인가 됐는데요. 혼자서 갔어요. 대전 유성구에 있는 충일여고입니다. 제가 아는 데인데요. 거기 폐교가 된 지 오래거든요. 그런데 혼자서 거기를 갔고 마침 혼자 가서 한 4명이서 다른 동호회에서 온 사람들하고 마주쳤어요. 그런데 본인이 그런 얘기를 했대요. 내가 예전에도 한 번 왔다 간 적이 있는데 내가 여기 잘 안다, 날 따라와라. 그래서 아마 4명 일행이 이분을 따라갔던 것 같습니다. 하필이면 여고 뒤편에 있는 그쪽으로 해서 가게 됐는데 따라가다 보니까 이분들은 상당히 의심스러웠던 모양이에요. 너무 길 같지 않은 데로 가니까 그래서 거리가 멀어졌어요. 그런 사이 풍덩 소리가 났는데 사실은 거기가 대전교도소 하수종말처리장이에요.

[앵커]
이분이 빠지신 데가?

[인터뷰]
그런데 거기 펜스를 쳐 놓고 열쇠로 잠그고 접근금지 경고문까지 써 놨는데 이분은 아마 착각을 했는지 손전등도 안 키고 하다 보니까 밑으로 기어들어간 상태에서 빠지게 됐는데 또 빠진 이유가 그거예요. 그냥 수면이 있었으면 아무리 깜깜해도 반짝이는 게 보이거든요. 그런데 수생식물이 굉장히 방치하다 보니까 많이 자라 있어서 물이 아닌 걸로 착각을 하고 발을 디딘 게 그대로 한 3. 7m 정도 되는, 깊이가요. 거기로 풍덩 빠진 것입니다.

[앵커]
그런데 앞에 가던 사람이 풍덩 소리 나서 바로 봤는데 아까 김 박사님 말씀하신 대로 결국 119에 신고를 하고 왔는데 이미 숨져 있다는 거죠?

[인터뷰]
그렇죠.

[앵커]
그런데 지금 이 공포체험하는 분들이 아까 밑으로 이렇게 들어갔다고 말하셨는데 철조망까지 채워 놓은 상태에서. 그런데 CNN이 선정한, 저도 그건 알아요. 세계의 몇 개 흉물스럽고 공포스러운 그런 장소가 몇 개 있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곳이 바로 곤지암정신병원입니다. 그 곤지암정신병원은 우리나라에서도 미스터리한 그런 걸 할 때 매번 나오는 장소인데. 그런데 여기에서도 그렇게 문제들이 많이 발생하는 모양이더라고요, 곤지암정신병원.

[인터뷰]
이게 관리가 되어야 하는데 이 곤지암정신병원도 그렇지만 이 사건은 가장 문제되는 게 하수종말처리장으로 들어갔다는 게 문제거든요. 그게 펜스가 쳐져있고 하지만 그 밑으로 들어갈 공간이 있었다는 것도 관리책임도 문제가 되지 않을까. 하지만 좀 어렵습니다. 새벽에 저기로 들어올 줄은 누가 생각을 했겠습니까? 아마 그렇기 때문에 과연...

[앵커]
여기가 빠진 데군요?

[인터뷰]
걸어가다가 그리로 풍덩 빠져버리니까. 지금 김복준 위원님의 말씀대로 색깔이 반짝이지도 않고 수생생물이기 때문에 방법이 없습니다. 저기에 빠지고 나서는 사실 찾기가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인데 글쎄요. 결국 또 교도소의 관리 책임 문제도...

[앵커]
여기가 원래 교도소? 아까 무슨 여고라고 하셨잖아요.

[인터뷰]
충일여고. 충일여고 뒤편에 교도소가 있어요. 교도소에서 관리를 하던 하수종말처리장인데요. 저기는 완전히 막은 상태인데 저기에 들어간 건데요. 사실 이게 폭이 그렇게 안 넓기 때문에 정신을 차렸다면 3.7m 깊이밖에 안 되고 조금만 허우적거리면 나올 수 있었거든요. 그런데 말 그대로 심장이 쪼그라드는 공포체험장이잖아요. 그래서 제가 심장마비 쪽에 무게를 두는 겁니다.

[앵커]
실제로 공포체험 현장으로 유명한 근처에 인근 주민들은 불만이 많은 모양이더라고요.

[인터뷰]
비명소리 때문에요. 밤에 깜짝 거리는 비명소리 들리죠. 손전등은 키고 왔다갔다 하고 거기에서 무섭지 않으려고 노래 불러요, 자기들끼리. 손 붙잡고. 그래서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밤잠 못자는 경우도 많은 모양이죠.

[인터뷰]
그러니까 지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잖아요. 원래 스릴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 너무 더울 때는 더 그렇다는 거죠. 그러니까 스릴을 즐기려는 사람들도 이런 곳에 모여들고요. 그리고 저는 이번 사고를 당한 사람이 후자가 아닐까 싶은데 제가 얘기하고 싶은 후자는 담력 기르기 같은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뭔가 일상생활을 하면서 좀 우울해지거나 자신감이 없어질 때 내가 나의 한계치를 극복하면서 담력을 기른다는 미명 하에 그걸 성취하고 나면 굉장히 내가 용감하게 느껴지니까 이 사람이 어떻게 보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더 극적인 스릴을 느끼려고 손전등도 안 가져가도 혼자 갔다라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너무 위험한 체험을 했는데 폐교 공포체험 어느 정도 안전하면 좋지만 너무 이렇게 목숨을 담보로 스릴을 체험한다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박상희 소장님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 제가 생각이 나는 게 예전에 기업들도 담력 기른다고 해서 밤에 무슨 어디 묘지도 갔다오라고 하고 기업들도 그렇잖아요.

[인터뷰]
저희가 장교 훈련을 받을 때 그게 한 감옥이었습니다. 담력 기른다고 병사를 때려 패서 귀신분장한 병장을 때려 패서 큰일날 뻔한 적이 있었는데 담력 훈련도 군인들이야 할 수 있는 측면이고 안전을 다 해 놓고 하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큰 문제가 없다고 보는데. 저 경우는 본인들이 지금 가는 거고 안전이 담보가 안 되는 것이거든요.

[앵커]
더군다나 이 건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인터뷰]
되게 위험하기 때문에 안전이 담보가 안 되는 상황에서 저기를 간다는 것은 저런 위험이 항상 상존해 있기 때문에 정말 조심해야 합니다.

[인터뷰]
공포체험 사이트가 굉장히 많은데 들어가 보면 거기도 안전수칙은 나름대로 자기들이 정해놨어요. 최하 2인 1조. 혹시 공포 속에서 심장마비가 일어나면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인원 정도는 확보하고 2명 이상이 다니라고 딱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분은 혼자 가셨어요.

[앵커]
정말 이분의 사망 사고가 정말 안타까운데. 이번을 계기로 해서 공포체험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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