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롭힘 견딜 수 없다"...여고생 아파트서 투신

"괴롭힘 견딜 수 없다"...여고생 아파트서 투신

2016.07.12. 오후 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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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일홍 / 대중문화 전문기자, 손정혜 / 변호사, 박지훈 / 변호사, 김복준 /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앵커]
이번 얘기는 저희 YTN에서 단독으로 보도한 내용인데요. 10대 여고생이 아파트 7층에서 투신을 했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인터뷰]
9일 새벽이에요. 새벽에 인천 구월동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17살 여고생이 어머니와 아버지 부모님한테 유서 비슷한 SNS 문자, 카톡을 보내 담임선생님한테도 장문의 문자를 보내고 7층에서 투신을 했어요. 투신을 했는데 다행히 아래층 현관 쪽에 설치돼 있는 아치형 플라스틱 그곳으로 추락하는 바람에 중상이지만 생명은 건진 상태에 있는데. 문자의 내용인 즉슨 자신을 학교에서 일부 학생들이 왕따시키고 모멸감을 주는 욕설 이런 것을 해서 자기가 너무 고통스럽고 힘들다 하는 그런 내용입니다.

[앵커]
이게 그런데 부모님들도 SNS를 받아서 딸을 막 찾고 있는데 그 과정 중에서도 계속 다른 학생들은 그런 식의 어떤 안 좋은 내용의 카톡을 보냈던 모양이죠?

[인터뷰]
그때도 사실은 부모님이 그런 이야기를 받았을 때 얼마나 놀랐겠습니까? 딸인데 귀한 딸이 갑자기 이런 얘기를 하는데 찾고 있는 도중에도 실명으로 거론됐던 4명은 또 조롱과 비아냥의 문자메시지 이런 것들이 왔었거든요. 그런 것을 봤을 때는 사실은 부모님도 많이 놀랐을 것이고 이게 진상을 조사를 학교에서 하고 있는데 더 밝혀져야 되겠지만 일단 채팅 이런 것을 통해서 모욕이라든지 그런 왕따, 따돌림 이런 거 때문에 일이 일어난 게 아닌가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이게 그런데 사실 저는 옛날 저희 학교 다닐 때는 한 반에 70명씩 들어가 있고 그랬잖아요. 그러니까 사실 그 많은 학생들을 담임선생님이 일일이 관리하기 힘들고 학교에서 그걸 일일이 다 체크하기도 힘들 텐데 지금은 30명에서 40명 사이 아닙니까? 그렇다면 물론 힘은 들겠지만 조금 관심을 가지면 아이들의 상태를 어느 정도 파악은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인터뷰]
그러니까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는 선생님도 책임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사실은 70명이라도 다 알고 있었어요. 저희도 60명 정도 됐었는데. 학생들 하나하나 다 알고 있었고. 30명을 떠나서 아이가 요청을 했었거든요. 선생님이 주의 깊게 살펴봤어야 되고 그런데 결국은 선생님뿐만 아니라 학교도 지금 이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그런 상황으로 보입니다.

[인터뷰]
그리고 학기 초부터 학교에 자주 안 나오는 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고 언어 폭력을 당한 거잖아요. 그러면 아이가 초기 우울증 증세를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멍한 곳을 본다든가, 우울해한다든가. 그렇다고 한다면 관심이 있거나 배려를 충분히 받는 교실의 아이들이었으면 선생님이 분명히 문제점을 인식했거나 아니면 학생 1:1 면담을 지속적으로 시행을 하다보면 그 아이가 아니더라도 그것을 목격한 다른 아이가 그런 피해 사실을 알려줄 수도 있었는데 결국은 선생님이 조금 아이의 관찰이나 관심과 배려나 이런 것들이 부족하지 않았나 그런 아쉬움은 있습니다.

[앵커]
제 경험으로 봤을 때는 사실은 1:1 면담, 물론 해야죠. 안 하더라도 선생님이 자기한테 관심을 갖는다라고 생각을 하면 학생들이 그래도 좀 많은 행동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적인 예로 제가 지난 학기 강의했던 과목 중에 한 과목은 185명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과목을 듣는, 우리 과 학생들이니까 되도록이면 이름을 다 외우려고 했습니다. 185명을 외우는 거 장난 아니에요. 그런데도 되도록 다 외우려고 하는 이유가 뭐냐하면 나는 너한테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는 것을 대학생들한테도 보여주기 위해서 그런 거거든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뭐냐하면 그러면 실제로 학생들이 달라져요. 그러면 지나가는 말로 너 왜 지난 시간에 빠졌냐라고 물어봤을 때 그게 아이, 기분 나쁘다라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런 관심을 줬으면 저는 훨씬 더 지금 상태보다 나은 상태가 되지 않을까.

[인터뷰]
맞는 말씀이에요. 만일 선생님을 엄청나게 신뢰를 했다면 이 학생이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겠죠. 선생님한테 자신의 애로사항을 토로할 수 있었겠죠. 그런 부분은 아쉬운 부분이죠.

[앵커]
그런데 이 가해학생 처벌은 어떻게 되나요?

[인터뷰]
참 애매한 것 같아요. 요새 SNS 단체 카톡.

[앵커]
그런데 그거 문제 많아요. 서울대 카톡방에서도 문제 일어났잖아요. 고려대학교 단톡방에서도 문제가 생겼고.

[인터뷰]
거기에도 8명, 열 몇 명이 문제인데 여기는 지금 4명, 5명이 카톡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글쎄요. 이걸 전파 가능성으로 봐서 모욕죄라든지 확실한 것은 협박 같은 것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지만 학교 폭력 관련된 법률이 있습니다. 그런 데 보면 이런 모든 것들을 폭력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 따돌림행위라든지 이런 것들은 학교에서 징계라든지 그런 징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인터뷰]
학교폭력법에 의해서 퇴학 처분이나 전학 처분 정도는 이뤄질 사안으로 보이는데 워낙 그 가해자들도 미성년자기 때문에 모욕죄라든지 명예훼손죄로 처벌하더라도 그 처벌 수위는 미약할 것이라는 피해 학생의 부모 입장에서는 우리 아이가 자살까지 해서 어떻게 보면 중상해를 입은 사건인데 피해 학생의 책임을 물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해서 조금 더 억울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

[인터뷰]
사실 저는 이런 일이 어제오늘 일어난 것은 아니고 많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동안에. 그런데 요즘은 정말로 과거와 다르게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젊은 아이들이. 어린 학생들이. 그래서 나와 상대방의 차이를 인정해야 되는데 그걸 인정하지 않다보니 작은 거, 예를 들면 폭력 써클에서 특정 학생을 괴롭혔지만 지금은 그런 차원이 아니고 아주 친한 친구들 사이에서도 한 명을 이렇게 자기와 다르다고 그러면 극단적으로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그런 세태도 하나 꼬집어야 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실제로 사건 중에 SNS로 사건이 많이 일어나는데 그걸 듣기 싫기 때문에 탈퇴를 하면 불러들이는 기능이 있습니다. 나가면 불러들여서 투명인간 취급하는 경우도 있고요. 아니면 자음만 써서 발음을 하죠. 바보라면 비읍비읍 이렇게. 그렇게 해서 놀리는 경우도 있고. 이런 것들이 있는데 아직까지는 법적으로 처벌되는 사건도 일어났지만 명확하게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거든요. 법원에서 판단한 바도 없기 때문에 단순한 전파 가능성 이런 부분인데 앞으로는 이 관련해서 입법 대책도 생각을 해 봐야 될 단계가 아닌가. 너무 기계가 발달하다 보니까 말하는 것보다 더 많이 합니다. 저는 말을 안 하는데 이건 맨날 하거든요, 저만 해도.

[앵커]
방송을 몇 개를 하는데 말을 안 하세요.

[인터뷰]
여기에서만 말하고. 계속 이거 하는데 이게 의사소통의 수단인데 이거에 대해서 법적 제재라든지 규제는 논의가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논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인터뷰]
경찰에서는 이 사건을 중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사건은 경찰이 개입하는 걸 상당히 꺼려하고 또 사실 자제하는 게 맞습니다. 그래서 가능하면 학교 자체 내에서 정화기능에서 처리되기를 바라거든요.

[앵커]
그런데 지금 이 정도까지 나가면 정화기능이 제대로 못 됐다는 거죠.

[인터뷰]
조금 못했다는 겁니다. 이 정도면 문제가 있습니다.

[앵커]
사실 강 기자께서 중요한 말씀을 해 주셨다고 봅니다. 우리 사회에는 다른 것을 못 보는 것 같아요. 다른 것을 같은 것으로 만들어야만 된다고 생각을 하는 것이 비단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특성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다른 것을 다른 것으로 받아들이게끔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교육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좀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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