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 문자는 한글뿐" vs. "한자도 우리의 공용문자"

"고유 문자는 한글뿐" vs. "한자도 우리의 공용문자"

2016.05.12. 오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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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규 /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박광민 / 한국어문교육연구회 연구위원

[앵커]
헌법재판소에서는 오늘 이 문제로 공개변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 저희가 찬반 토론 합니다. 먼저 한글만 써야 된다라는 입장의 박용규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 초대했고요.

한자를 같이 써야 된다라는 입장의 박광민 한국어문회 연구위원 초대했습니다. 두 분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인터뷰]
반갑습니다.

[앵커]
우선 교수님께서 오늘 이 문제를 제기하신 쪽은 같이 써야 된다는 입장이니까 박 위원님께서 먼저 왜 한자를 같이 써야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말씀을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뷰]
아까 제가 오전에 작가분께서 전화를 주셨을 때 한자를 사용하지 않으면 한국어가 없어질 수 있겠다 하는 말씀을 드렸어요. 그랬더니 설마, 이렇게 말씀을 하시는데. 지금 현재 이미 설마가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제가 98년도의 일을 잠깐 말씀을 드리자면 98년 3월에 주간한국에서 지상토론이 있었습니다. 조선일보에서 영어공용토론이 시작되기 전에 주간한국에서 먼저 시작이 돼서 복거일 선생이 영어공용으로 썼고 저와 돌아가신 소설가 이은주 씨라고 있어요.

그분과 둘이 반대여론을 쓰기는 했습니다마는 사실은 복거일 씨가 정확하게 보지 않았나, 이게 제 생각입니다. 그분은 앞으로 5세대 안에, 1세대를 30년으로 보면 150년 만에 한국어는 방무일간 언어가 될 테니까 지금 부터 영어를 공용어로 쓰자는 주장을 했거든요.

그런데 그 얼마 후에 조선일보에서 토론을 했는데 한 달 동안 조선일보에서 인터넷 여론조사를 한 게 있습니다. 거기에 영어공용어론에 대해서 반대론이 54.9%. 찬성율이 46.1%였습니다.

반대 영어 공용어론에 대해서 찬성하는 률이 상당히 높게 나온 겁니다. 그게 왜 그러느냐면 토론에 참가하신 분들도 그렇고 독자분들도 그렇고 전부 복거일 씨가 이야기를 한 것은 오피셜 랭귀지였어요.

공문서를 영어로 쓰자는 그런 개념이었는데 토론자나 독자분들이 전부 컨먼 랭귀지로 이해를 한 겁니다. UN총회나 이런 데서 스페인어와 영어를 같이 쓰는 그런 개념으로 얘기를 하셨던 겁니다.

[앵커]
지금 영어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까, 한자 이야기를 하시는 겁니까? 한자 얘기를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그래서 한자 얘기를 하는 겁니다. 복거일 씨가 공용어를 한글로만 써놨기 때문에 전부 그것을 제대로 공문서를 쓰자는 것으로 이해를 못하고 국제회의 같은 데서 영어나 스페인어를 쓰는 것처럼 그런 개념으로 이해를 했다는 것이죠. 한 가지 더 말씀을 드리자면 서울시청에서 발행한 홍보물 중에 추천가라는 것을 영역을 한 게 있습니다.

[앵커]
한글이 왜 없어진다는 것이 제가 잘 이해가 안 되거든요, 지금 계속 들었는데요.

[인터뷰]
한글이 없어진다는 게 아니라 한국어가 없어질 수도 있다 하는 얘기죠. 이미 서울대학교 수리과학부 대학원 과정에서는 한국어를 전혀 쓰지 않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그것이 한자를 안 쓰기 때문에 그렇다는 말씀이신가요?

[인터뷰]
시험문제도 영어로만 출제로 하고요. 자연계나 이공계의 영어 강의로 대부분 많이 바뀌어가고 있거든요. 그것은 뭐냐하면 수리과학부에서는 수학용어가 전부 한자어이고 그런데 이것을 한글로만 적어서는 뜻이 통하지를 않고 한자는 선생님도 지금은 한자를 잘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학생들은 더 말할 나위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영어로만 강의를 하고 시험문제도 영어로만 출제를 하고 있다는 얘기죠.

[앵커]
그러니까 한자를 같이 쓰지 않기 때문에 한글로는 의미 소통이 안 된다, 그래서 없어질 것이다.

[인터뷰]
그러니까 전문용어나 학술용어의 대부분 한자어이기 때문에 한자어를 쓰지 않으면 의미 전달이 되지 않습니다. 제가 한국연구재단에서 공문서가 왔는데 사사표기를 해 주세요, 이런 내용이 있었습니다.

[앵커]
무슨 표기요?

[인터뷰]
사사표기를 해 주세요. 학술기관에서 한국연구재단에서 학술지 발행 기금 지원을 받으면 그것을 지원금을 받았다는 내용을 표기하게 돼 있습니다. 그것을 사사표기라고 해서 보냈는데. 그래서 제가 아, 사사표기가 뭐냐 해서 담당관한테 전화를 해서 여쭤봤어요.

그런데 담당관도 그것을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경우에 제 나름대로 찾아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한자어로 어떤 한자를 쓰겠다.

[앵커]
위원님 여기까지 듣고요. 지금 너무 길어지니까. 이번에는 박 교수님,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인터뷰]
저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우리 말의 구성은 순수 고유어와 그다음에 외래어, 한자어로 구성이 되어 있습니다, 우리 말의 구성이. 그런데 한자 말도 우리 한글로 표기하더라도 전혀 어문 생활에서 지장이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말과 우리 말 속에 포함되어 있는 한자어가 이미 우리 말이기 때문에 우리 민족이 존속하는 한 영구히 저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앵커]
아까 과학용어 같은 거 특히 실험실에서 한자를 모르니까 의미가 전달이 되지 않고 그래서 영어로 대신 쓰고 있다라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터뷰]
학술용어 같은 경우에는 사실 쉬운 우리 말로 표기를 해 주면 대학생들이나 석박사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런 외국의 학술용어를 우리 말로 학문하는 그런 작업들이 진행되지 않아서 그런 것이지 학문 활동에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앵커]
박 위원님께서는 그러면 아까 말씀을 하신 사사, 그런 말도 어려운 말인 것 같은데 그것도 쉬운 아예 한글로 바꾸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인터뷰]
가급적이면 저도 우리 고유어를 살려쓰려고 합니다. 이를테면 지금 진행자께서도 오늘 많이 진행을 하시느라 힘이 드셨을 거예요. 그걸 피곤하다고 하죠? 저는 시들없다는 말을 씁니다.

시들없다는 말을 우리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느냐면 중세국어에 한자어의 새김에서 그것을 찾을 수 있는 거거든요. 지금은 피곤할 피라고 하지만 옛날에는 시드러울 피라고 했어요. 또 위태롭다 할 때 위, 바들라울 위.

[앵커]
위원님, 그 배경설명을 길게 하시니까 토론이 많이 진행되지 않거든요. 그러니까 핵심을 말씀을 해 주세요. 저희가 시간 제한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인터뷰]
그래서 제가 이걸 먼저 말씀을 드릴게요. 이것을 한번 시청자들이 보실 수 있게끔 한번 비춰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게 뭐냐하면 우리가 훈민정음이 어떻게 창제되었는가를 우선 이해를 해야 합니다.

초성, 중성, 종성을 하나로 모아서 하나의 음을 나타내는 훈민정음의 음표기 방식은 바로 한자의 음을 표기하는 방식을 세종 임금께서 훈민정음 창제에 응용을 하신 겁니다.

그래서 태생적으로 훈민정음은 한자와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그런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훈민정음의 훈민이라는 것은 백성을 가르치다라는 접두사이고요. 정식 명칙은 정음입니다.

그러면 바른 소리가 무슨 바른소리냐. 한자를 적는 바른 소리인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 보시면 한자로 한자를 적는 방법을 제가 표기를 해서 나왔는데요. 두 글자로 하나의 음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첫 번째 글자에서 초성을 취하고 두 번째 글자에서 중성과 종성을 취해서 하나 한자의 음을 나타나게 돼 있는 거거든요. 이것을 세종 임금께서 훈민정음 창제에 응용을 하셨던 겁니다.

[앵커]
위원님, 아까 어문 생활에 지장이 없다, 한자를 안 써도 된다는 게 박 교수님의 주장인데. 실제로 어문생활에 지장이 있는 것을 말씀해 주시면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인터뷰]
그런데 어떻게 교수분들이 자기 논문에 쓰는 어휘의 뜻을 정확히 알지 못 하다는 것은 심각한 거 아닙니까? 대강 이럴 때 이런 어휘를 쓰더라 하고 쓰는데 제가 실제로 겪는 일입니다.

어떤 분이 논문에 사고력의 구인이라는 말을 쓰셨어요. 한자의 써 놓으셨으면 알 텐데 한글로만 써 놓으니까 이게 무슨 뜻인지 하고 논문 쓰신 교수님께 전화를 해서 여쭤봤어요.

본인이 대답을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세 번째 전화를 했는데 다 대답을 못 하셨어요. 같은 전공을 하시는 분들인데. 네 번째 전화를 했는데 잠깐 기다리십시오, 어느 모 대학교에 계신 분인데. 그래서 교육학 사전을 찾아보시고 컨스트럭트입니다, 이야기를 해 줬습니다.

우리가 왜 한자를 같이 써주면 이해가 쉬운데 왜 영어로 내가 답변을 들어야 되느냐입니다. 그러면 그 사고력의 구인, 그러면 얽을 구자이거든요.

건물을 구축하다 할 때의 얽을 구 자에 인할 인 자. 그러니까 씨앗이라는 뜻. 학생들이 선생님의 강의를 듣거나 독서를 하고 나서 학생들에게 사고를 형성해 주는 그런 씨앗, 인자, 이것을 말하는 게 사고력의 구인이거든요.

이것을 한글로만 써 놓으니까 쓴 사람 본인도 모르고 독자들은 더더욱 모르고.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느냐면 서구의 의학용어, 학술용어들을 일본 사람들이 한자어로 번역을 해 놓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교수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저는 거기에 대해서 찬성하지 않습니다. 국어기본법에 보면 이번 토론의 주제가 제가 알기로는 국어기본법 위헌소송을 한자측에서 제기를 해서 오늘 변론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어기본법을 보게 되면 공문서는 전부 한글로 표기하도록 하고 만약에 단서조항이 있습니다. 어려운 어휘를 쓸 경우에는 한자를 괄호 안에 병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외국문자인 영어도 쓸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글로만 표기를 해도 문자 생활에 전혀 지장이 없고 더더욱이나 학자라면 상대방을 논리적으로 이해를 시킨다고 한다면 바로 그 괄호 안에 구인이라고 하는 그것을 병기를 하면 됩니다.

그리고 그 구인이라는 용어도 제가 알기로도 저도 한국사를 전공했습니다마는 그것은 어려운 용어입니다. 그 용어보다는 다른 용어를 써서 읽도록 해 주는 게.

[앵커]
지금 조금 전에 박 위원님께서 말씀을 하신 구인이라는 단어는 사실 저도 처음 들어봤을 정도로 어려운 단어이기는 합니다마는 우리 어휘의 70% 이상이 한자어이고 한자 어휘의 90% 이상은 동음이의어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구인이라는 말구라도 실제로 우리 젊은이들이 무슨 뜻인지 모르고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거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인터뷰]
거기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한자 체계에서는 국어기본법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 그래서 한자말은 한자로 써야 된다는 이런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보기에는 국민의 국어 기본법을 침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한자말의 우리말 어휘의 70%가 한자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그 주장도 근거가 없습니다.

저는 일제시대의 국어운동사를 전공한 학자입니다. 우리말 어휘의 70%가 한자말이라는 주장은 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에게 나라를 빼앗겼던 시기에 조선총독부가 있었습니다. 1920년에 조선어사전이라고 하는 사전을 편찬했습니다.

일본 말은 한자가 많죠. 그렇기 때문에 조선사전에 어휘를 어휘에 70%에 한자를 집어넣었습니다. 고유어를 30%밖에 넣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와 대비되는 해방 이후 우리 한글학회가 1957년에 만든 조선말큰사전을 보게 되면 전체 조선어 어휘 중에 반만 한자어로 돼 있습니다.

70% 주장은 전혀 설득이 없습니다. 그다음에 더 중요한 것은 제나라의 말을 제 글로 쓰는 데 문자 생활에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그런데 굳이 한자말이라고 해서 한자로 써야 된다는 것은 말이 됩니다. 이해를 하는 데 전혀 지장이 없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제가 이를 치료하기 위해서 몸 속에 뼈를 박는 수술이 있습니다. 그때 제가 치과 의사한테 갔더니 거기 치상술이라는 말이 써 있어서 도무지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어서 의사한테 제가 물어봤어요.

그랬더니 엘리베이션입니다. 그러면 그걸 한자로 같이 써주면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면 누구나 뜻을 같이 알 수 있지 않나요라고 하니까 저희는 한글이고 한자고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영어로 하면 됩니다, 이렇게 이해하기를 합니다. 이게 우리나라 대학교육의 현실이고요. 지금 국어기본법이 문제가 돼서 우리가 헌법소원을 했는데 이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국어기본법의 조항입니다.

여기 보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 괄호 안에 한자 또는 다른 외국 문자를 쓸 수 있다고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이 다른이라는 말이 아주 교묘한 거짓말입니다, 이것은. 한자를 다른이라는 문구가 들어감으로 인해서 한자는 졸지에 외국어가 된 것입니다.

수천년 우리가 사용해 온 한자가 외국어가 된 겁니다. 다른 외국문자를 쓸 수 있다. 이 문구에서 다른을 빼야 한다는 우리의 그런 주장이 있고요.

[앵커]
아까 박 교수님께서 말씀을 하신 병기 있지 않습니까? 필요한 부분은 한자를 같이 쓰면 된다. 거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인터뷰]
김대중 대통령께서 1999년도에 국문서 한자병기안을 각의 거쳐서 발표를 하셨는데 그 법령이 만들어지고 난 이후에도 공무원들이 한자를 병기해서 공문서를 보낸 것을 제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전혀 보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그런데 공무원들이 한자를 모르니까 안 쓰는 겁니다.

[앵커]
교수님께 그러면 그것을 물어보겠습니다. 한자를 병기해서 필요한 부분에 쓰려면 사실 한자를 알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한자를 모르는데 어떻게 병기를 하느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터뷰]
대한민국의 공무원들의 수준이 그렇게 절대로 낮지 않다고 봅니다.

[앵커]
공무원들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인터뷰]
왜냐하면 원래 공문서를 한글로 표기하도록 되어 있고 2005년에 국어기본법이 제정이 됐거든요. 그런데 한글전용법은 대한민국이 정부가 수립된 이후 48년에 제정됐습니다. 그 이후에 공문서를 한글로 써도 전혀 지장이 없었습니다.

[인터뷰]
여기에서 제가...

[앵커]
아까는 병기가 필요하다고 하셨잖아요.

[인터뷰]
만약에 공문서에 어려운 한자 어휘를 쉽게 알도록 써야 될 경우에는 괄호 안에 한자를 쓰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지금 현재 와서 교과서라든지 대한민국 공문서에 한자가 빠진 이유는, 학술논문에서도 빠진 이유는 한자말을 한자로 표기하지 않더라도 전부 이해가 되기 때문에 한자 표기가 사라진 겁니다.

[인터뷰]
하나만 소개를 해 드릴게요. 지금 이것을 한번 시청자들께서 보실 수 있게끔 한번 잡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것이 뭐냐하면 최현배 선생님이 만드신 로마자입니다.

또 밑에는 한글학회 부회장이 자문위원으로 있던 환동아개발원이라는 곳에서 만든 로오자입니다. 왜 이분들이 로마자를 왜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생각하는 것은 세종의 훈민정음을 아끼고 발전시키자고 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들이 만든, 이와 같은 로마자, 이런 것들을 가지고 세종의 훈민정음을 대체해서 쓰자고 하는 그런 주장을 했던 겁니다.

여기 허웅 선생이 쓴 논문 중 제가 한 구를 읽어볼까요? 한자말은 한자로만 적어야만 한다면 로마자는 바라지도 못할 일이 아닌가. 양복을 입어도 한국 사람은 어디까지 한국사람이듯이 로마자로 써도 그것이 다 우리 말을 적은 것이라면 그것은 어디까지나 한국식임에 틀림없는 것이다. 어떻게 한글학회 회장이라는 분이 이런 논문을 쓰십니까?

[앵커]
위원님, 이게 논점이 워낙 큰 것이라서 저희가 오늘 토론은 다 할 수 없습니다. 한 가지씩만 대표적인 상대편의 진영에 논점 한 가지씩만 제가 마지막으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교수님께는 예컨대 요즘 연예, 연애 이걸 모른다는 겁니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 그래서 연애라고 써야 할 때 연예라고 쓰기도 하고. 그래서 이걸 그대로 쓰게 놔둬야 하느냐. 한자를 아까 말씀하신 대로 병기하려고 해도 배우기는 배워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인터뷰]
저는 한자 교육을 절대 반대하지 않습니다. 지금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공교육에서 한자 교육을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뭐냐하면 중학교의 한문 교과가 있고 고등학교에 한문 교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중학교 때 900자를 배우고 고등학교 때 900자를 배우게 되면 1800자 정도를 알게 되면 아까 이야기를 했던 연예라든지 그런 표현에 대해서는 저절로 알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어휘력, 우리 말의 어휘력이 향상이 되는 것은 한글 옆에 한자를 병기해서 어휘력이 향상이 되는 것이 아니고 이 어휘력이 향상되는 핵심은 우리가 영어를 배울 때 모르는 어휘가 나오면 영어사전을 엄청나게 찾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려운 우리 말에 대해서는 국어사전을 활용을 하면 어휘력이 향상이 되고요. 그리고 또 하나 더 지적을 하자면 어휘력 향상은 좋은 책을 많이 읽게 되면 어휘력은 저절로 향상이 된다고 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님께 만약 한자를 배우게 되면 그렇지 않아도 학부모들이 반대하는 이유가 교육부담이 더 늘어나고 사교육비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고 하는데 어떤 입장이신지요?

[인터뷰]
지금 여유 있는 집안의 학부모들은 자녀분들한테 한자를 가르치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그런데 공교육의 정기교과에서 한자교육을 도입해 주면 지금 현재 사교육으로 한자를 공부하지 못하는 학생들까지 공교육으로 품어 안을 수 있는 교육을 균등하게 기회를 줄 수 있고요.

또 한글학회분들이 늘 한문은 전문가를 양성하면 된다, 이렇게 거짓말을 해 왔는데요. 그 거짓말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느냐. 지금 중고등학교의 한문선생님들이 한문 교과가 점차 없어지면서 한문 선생님들이 전과 교육을 받고 전과 교육이 전과자 교육이 아니고 과를 바꿔서 받는 전과 교육을 받고 다른 입시지도나 다른 과목을 담당하는 실정으로 와 있습니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은 사회에 나와서 글을 쓸 때 한자를 쓰느냐, 한글만 쓰느냐 하는 문제는 개개인의 자유의지에 맡기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교육 과정에서 만큼은 철저하게 제대로 교육을 하자, 이것이 우리가 주장하는 것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두 분 오늘 토론 잘 들었습니다. 다음에 또 모셔서 좀더 토론 이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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