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학대' 11살 소녀가 그린 '꽃이 피어나는 집'

'친부 학대' 11살 소녀가 그린 '꽃이 피어나는 집'

2015.12.24. 오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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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

[앵커]
그저께 피해 아동을 직접 만나고 온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 지금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른바 나영이 주치의로도 알려졌는데요. 그제 아이를 만나고 어떤 심경이었는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신 의원님 어서 오십시오.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그제 직접 병원에 가서 만나신 거죠? 어떻던가요, 상태가?

[인터뷰]
아이가 CCTV에 나온 상태보다 조금 더 영양상태는 나았지만 손발에 약간 부종이 있고요. 그리고 아이가 주로 혼자서 텔레비전을 보면서 지냈습니다. 감정 표현은 극히 제한적이었고요.

[앵커]
그러면 지금 인천 근처에 있는 일반 병원에서 머무르고 있는 건가요?

[인터뷰]
일반 병동에서. 현재는 주된 간병인이 없이 포괄간호제라고 해서 간호사 한 명이 여러 명의 환자를 돌보는 그런 시스템에 놓여 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CCTV에서 당시 아이의 모습이 나왔는데 그때 체중이 16kg, 또 신장은 120cm 정도.

보통 11살 여자아이에 턱없이 부족한 신체상태라고 하는데 의원님께서 보시기에는 처음에 발견됐을 때보다 지금은 그러면 조금 나았다라고 봐도 되는 건가요?

[인터뷰]
영양상태는 다소 나았지만 저는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을 하고요.

단지 16kg 짜리 아이가 갑자기 일주일에 4kg의 체중이 늘도록 하는 것은 오히려 장기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성장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라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앵커]
갑자기 체중이 4kg 늘어났다라는 게 결코 좋은 신호로만 받아들일 수는 없군요?

[인터뷰]
오히려 전문적인 치료가 부족하지 않나 제가 의심을 해서 사실은 병원에 가게 된 겁니다.

[앵커]
왜 그런 건가요?

[인터뷰]
그 병원은 아동학대를 제대로 전문적으로 돌볼 수 있는 팀이 없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굉장히 헌신적으로 진료를 하셨지만 당장 소아과내에서도 내분비소아과 의사선생님이 필요해요, 그런 시기를 제대로 계획하려면.

그런데 그런 진료는 가능하지 않은 병원이었기 때문에 그래서 저는 좀더 아동학대를 전문적으로 진료를 할 수 있는 대학병원 레벨 이상의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라고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일단 긴급한 상황이 지났다면 이렇게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라는 거군요?

지금 저희들이 보도로 계속 전해 드리고 있습니다마는 경찰이 처음 조사하기로는 친부모와 또 동거녀가 2년 정도 이 아이를 학대했다고 얘기를 했는데 신 의원님께서는 이게 결코 2년만은 되지 않을 거라고 얘기를 하셨거든요. 어떤 부분이 그렇습니까?

[인터뷰]
왜냐하면 아이가 키가 지금 120cm 이면 7세 여아의 평균키에 해당합니다. 그러면 성장은 키는 컸다가 줄어들 수는 없는 것이죠. 현재의 키를 생각을 한다면 적어도 4년 이상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알아보니까 초동수사에서 의학적인 소견을 참고한 전문적인 수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 부분이 부실한 것 같습니다.

[앵커]
가해자의 진술에 의해서만.

[인터뷰]
거기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학대 아동의 사건에서는 아이 몸에 남아 있는 상처가 굉장히 중요한 증거이기 때문에 조금 더 과학적인 수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일단 몸에 남는 상처는 눈에 보여서 그나마 다행입니다마는 마음에 남은 상처는 참으로 발견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그제 만났던 그 상황을 좀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으로 아이의 상태를 파악을 해 보셨다고 하던데 저희들이 그림도 준비를 했는데요. 어떤 그림들을 그렸습니까?

[인터뷰]
그림을 자발적으로 그린 거라기보다는 아이들은 속마음을 그림으로 다 투사를 하고 나타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심리학자들이 흔히 아이 마음 속에 있는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서 HTP 검사라고 해서 집을 그려봐라, 나무를 그려봐라, 이런 식으로 그림을 그린 다음에 또 질문을 합니다.

저는 아이를 부드럽게 마음을 이해하고자 처음에 집 그림부터 그려보자고 했는데.

[앵커]
지금 나오고 있는 게 집 그림이군요.

[인터뷰]
집 그림인데 저게 크게 나왔는데 실제 원본은 이렇거든요. 이게 한 귀퉁이에 너무나 조그마하게 그렸습니다, 그림을.

[앵커]
그러네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인터뷰]
조금 더 확대를 해 보면 제일 특징적인 게 그림을 너무 작게 그리기는 했지만 굴뚝에 예쁜 꽃을 그려놨어요. 이게 왜 중요한 소견이었냐면 이 아이가 당했던 것을 생각해 보세요.

굉장히 분노에 차 있을 수 있는데 분노에 찬 아이들은 검은 연기를 그리거나 그러는데 이 아이는 그걸 승화시켜서 꽃향기가 나는 집을 묘사를 했었습니다.

[앵커]
그 그림을 제가 한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가까이 좀 잡아주시면. 이게 그 아이가 그렸던 그림입니다.

신의진 의원께서 지금 얘기하셨던 것처럼 일단 그림이 굉장히 작게, 조그마하게 그렸고 그리고 굴뚝 설명을 해 주셨는데 이 굴뚝에는 연기보다 꽃 두 송이, 이게 어떤 의미입니까?

[인터뷰]
이게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제가 질문했을 때 이 아이는 이 집에 아무도 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게 중요한 겁니다. 그래서 고양이 세 마리가 산다, 이런 얘기도 했었고요.

이 집에 대해서 자꾸 제가 질문을 하니까 굴뚝에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는 뭐냐하면 현실은 너무 힘들었지만 내 마음속에는 아름다운 소망으로 살아왔던 그런 아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보통 집 그림 그리라고 하면 아이들이 어머니, 아버지 그림을 그리는데.

[인터뷰]
네, 그게 그려서 가족들이 활동하는 이미지를 그립니다.

[앵커]
혹시 아버지나 같이 살았던 여성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까?

[인터뷰]
제가 질문을 하면 부모를 보면 싫다, 다시 옛날처럼 살기 싫다, 이 이야기는 정확하게 했었습니다.

[앵커]
그리고 또 다른 그림도 하나를 준비를 했습니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그린 그림인데요. 혹시 그 그림이 준비가 됐나요? 이 그림이군요. 이 그림은 어떻게 들여다볼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이 그림은 아이들한테 아까 집 그림이 가족을 투영한 그림이라면 이것은 자기 자신의 이미지를 투영한 그림입니다. 보시면 조그마하게 그려요, 이것도. 이것도 너무 작게 그렸죠.

조그마하게 한 귀퉁이에 그리면서 특징이 뭐냐 하면 보통의 아이들은 나무를 시원시원하게 크게 그려놓는데 이 아이는 조그마한 그림에 보면 장식이 굉장히 많습니다. 리본과 꽃으로 장식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보통 이렇게 장식을 많이 하고 꽉꽉 채우는 아이들의 마음은 불안이 많고 애정결핍이 있어서 뭔가를 채우고자 원하는 아이들의 그림이고요. 나무 뿌리를 보십시오.

나무를 유난히 뿌리를 강조할 때는 본인이 굳건하게 서고 싶은 그런 욕망이 있을 때 아이들이 나무를 굵게 그립니다.

그리고 제가 질문을 했을 때 아이가 이 나무는 아무 생각도 없고 꿈도 없다, 이런 얘기를 하지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풍선이 필요하대요.

더 꾸미고 싶다는 얘기는 뒤집어 얘기하면 더 사랑을 받고 싶다, 이렇게 표현되니까 이 그림으로 본다면 이 아이는 오랜 기간 애정과 관심에 굉장히 굶주려 있고 자신의 뿌리를 굳건히 하게 하기 위해서 굉장히 불안심리를 다스리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리고 또 대화도 나눠보셨을 텐데 이 아이가 내뱉은 첫마디가 피자가 먹고 싶다,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요?

[인터뷰]
제가 질문을 했었습니다. 너는 뭐가 제일 먹고 싶니 했더니 피자예요. 그래서 피자를 언제 먹어봤냐고. 1년 전에. 어떻게? 부모님이 시켜서 자기들 먹고 남은 나머지만 줬다.

또 먹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하니, 그랬더니 나는 말해봤자 안 주니까 말 안 해요. 이게 그 아이의 대답이었습니다.

[앵커]
그당시의 그 상황들을 그대로 얘기를 해 준 그 아이의 대답인 것 같은데. 앞서 저희들이 리포트로 전해 드렸던 것처럼 학대한 아버지와 동거녀가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죄송하다, 이런 말을 되풀이를 했다고 합니다마는 정말 이게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온 반성인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다른 의견도 있는 것 같은데 일단 저희들이 그것과 관련돼서 잠시 이야기를 들어보고 계속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뷰]
"본인이 유치장에 있으면서 잠도 잘 자고, 밤 세끼 주는 것도 아주 잘 먹고 그 안(구치소)을 지키는 경찰관들과도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아주 잘 했다고 하는데. 조금도 반성하거나 아이에 대한 애정을 보이는,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앵커]
의원님께서는 그러면 이 아버지의 상태, 어떻게 보십니까?

[인터뷰]
아버지는 판단력이 저는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게임중독 이야기도 하시지만 아이가 예를 들면 고집부린다고 더 때렸다이런 얘기를 하는 것으로 봐서는 판단력이 정상이라고 보기는 곤란하고요.

아빠 역시 학대를 당했다고 하지만, 저는 그것이 감형의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을 하지만 이분 역시 학대를 당하다 보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자기의 공격성을 조절하는 힘이 굉장히 약해집니다.

그래서 이분은 이런 문제가 상당히 많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아이와 치유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나게 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 아이가 일단 치료를 받고 난 이후에는 제도적으로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인터뷰]
현재로는 우리나라가 아이를 보호하는 시스템이 정말 아직은 좀더 선진적으로 발전해야 되는 이유가 이 아이 같은 경우에 치료를 다 받고 나면 일시보호소 같은 데에서 위탁이나 양육을 하는, 그러니까 입양하는 것을 기다리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이 정리가 되고 나면 자기가 있을 곳이 정해질 동안 긴 기간이 필요하고요. 당장 후견인을 어떻게 할 것인지 하는 부분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병원 퇴원 이후에야말로 이 아이의 거취 문제나 또 친권 문제나 또 보호가 있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런 문제가 잘 되지 않으면 저는 정말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봅니다.

[앵커]
치료 이후에 어떻게 관리할 것이냐가 굉장히 중요하다 , 이런 얘기를 해 주셨고요. 우리가 또 짚고 넘어가야 할 게 그동안 2년 훨씬 넘는 시간 동안 사회적으로도 그렇고 제도적으로 이것을 걸러내지 못했습니다.

여러 제도들이 있습니다마는 이게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을 텐데 3년 전에 아이의 학교 담임교사가 학교를 나오지 않아서 가출신고를 하려고 경찰서에 갔더니 친권자가 아니라 가출신고를 할 수 없었다,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이것만 놓고 봐을 때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될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을 지적할 수 있을까요?

[인터뷰]
이번 사항을 보시면 학교에서 장기결석을 하거나 멍자국이 있는 아이들에 대해서 관리가 굉장히 강화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법적으로도 초중등 교육법이나 또 실종아동법에 의해서 교사도 직접 아이를 끝까지 찾을 수 있게끔 하는 그런 권리를 주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금 현재의 경우에는 과연 교사들이 제대로 교육을 받고 이런 문제가 있을 때 끝까지 추적을 하려고 하는 그런 의지를 보이는 분들이 몇 분이나 계실지 궁금한 것이죠.

그래서 지금 와서 전수조사를 하는 것보다는 더 내실 있게 학교에서 돌봄의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이 더 발견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앵커]
법보다는 이것들을 더 실천할 수 있는 그런 노력들이...

[인터뷰]
법도 물론 마련할 수 있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소아정신과 전문의 출신인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과 함께 인천 어린이 학대 사건에 대해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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