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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YTN이 준비한 가정의 달 기획 리포트 '거리 노인들의 겨울이야기'.
자가용이 없는 시골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의지하는 게 바로 버스입니다.
버스를 타고 장도 보고 병원도 가는데요, 이곳에도 노인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 있습니다.
시골 버스를 탄 노인들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시골 읍내에 있는 버스터미널.
난롯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곁불을 쬐는 노인들.
말은 없고, 표정은 굳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노인 한 분.
범상치 않은 선글라스에 표정엔 생기가 넘칩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양복례, 전북 진안군 물곡리 (88세)]
"둘째 아들이 나가서 3년 살더니 어머니, 아버지 누가 늙으래서 늙었느냐고 어머니 아버지를 내가 모셔야겠다고 도로 들어오네…."
그렇지만 이렇게 행복한 할머니는 극소수, 대부분 아프고 병든 데다,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정병순, 전북 진안군 가막리 (89세)]
"다리 아파서 걸어 다니기가 제일 힘들고 허리 다리 아파서 힘들지."
(아프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다리 아픈지 오래됐어요. 다리가 부러져서…. 아픈 다리가 부러져서 걸어 다니지도 못한다니까."
[인터뷰:고진규, 전북 진안군 동향면 (82세)]
"경운기 몰다가 (다쳤어요). 병신 돼버렸어."
(얼마나 되셨어요?)
"한 2~3년 됐지. 한심하죠, 돈은 없지…"
차도 없고, 자식들은 모두 외지로 떠났고, 이런 노인들에게는 버스 말고 다른 마땅한 이동 수단이 없습니다.
버스를 따라가 봤습니다.
들판을 지나고, 구불구불 산골짜기를 지나서, 도착한 정류장.
난데없이 검은 비닐봉지가 ‘툭' 떨어집니다.
뒤따라 차에서 내린 할머니.
이제 집까지 혼자 걸어가야 하는데, 절룩거리는 모습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시골 노인 대부분이 늙고 병들어 걷는 것조차 만만치가 않습니다.
버스 타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두 할머니가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립니다.
지루할 법도 한데 시골에서는 늘 있는 일입니다.
[인터뷰]
(차 갈아타시려면 힘드시겠어요.)
"네, 우리 동네 가는 차가 하루 두 번밖에 안 와요."
(자식들은 다 타지 나가 살아요?)
"전주 가 살아요. 5남매."
(자주 내려와요?)
"네. 더러 오죠. 오기는 와도. 자기들도 벌어 먹고살라니까…."
"저기 저 차가 나 태워주려나 모르겠네."
지나가는 차량에 희망을 걸어보는 할머니.
운 좋게 차를 얻어 탔습니다.
다른 할머니도 덩달아 일어나 보지만,
[인터뷰]
(할머니, 이거 안 타고 가세요?)
"이거 학선리 가나요? 아니, 봉곡."
(봉곡 가나요?)
[인터뷰:김명순 전북 진안군 학선리 (86세)]
(진안 갔다 오시는 거예요?)
"진안. 귀가 안 들려. 귀에서 물이 나와요. 그래서 물 때문에 치료하느라고. 같이 말하는 양반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젊어선 어떻게 사셨는데요?)
"네?"
(젊어서도 고생 많이 하셨어요?)
"젊어서? 젊어서는 말도 못하게 힘들게 살았지. 남편이 군대 가서 6년 만에 나왔어요. 딸 하나 데리고 6년을 혼자 살았어. 그래서 그냥 땅 파먹고…."
(할아버지 돌아가시니까 어떠세요?)
"혼자 사려니까 심심하죠."
(많이 외롭고, 보고 싶고?)
평생을 기다리기만 하며 살았다는 할머니에게 소원을 물어봤습니다.
[인터뷰:김명순, 전북 진안군 학선리 (86세)]
(바라시는 게 있나요?)
"이 늙은이가 이제 죽는 날이나 바랄까, 뭘…."
YTN 김정아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이 준비한 가정의 달 기획 리포트 '거리 노인들의 겨울이야기'.
자가용이 없는 시골 노인들이 가장 많이 의지하는 게 바로 버스입니다.
버스를 타고 장도 보고 병원도 가는데요, 이곳에도 노인들의 삶과 애환이 담겨 있습니다.
시골 버스를 탄 노인들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 봤습니다.
[기자]
시골 읍내에 있는 버스터미널.
난롯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곁불을 쬐는 노인들.
말은 없고, 표정은 굳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노인 한 분.
범상치 않은 선글라스에 표정엔 생기가 넘칩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인터뷰:양복례, 전북 진안군 물곡리 (88세)]
"둘째 아들이 나가서 3년 살더니 어머니, 아버지 누가 늙으래서 늙었느냐고 어머니 아버지를 내가 모셔야겠다고 도로 들어오네…."
그렇지만 이렇게 행복한 할머니는 극소수, 대부분 아프고 병든 데다, 홀로 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터뷰:정병순, 전북 진안군 가막리 (89세)]
"다리 아파서 걸어 다니기가 제일 힘들고 허리 다리 아파서 힘들지."
(아프신지 얼마나 되셨어요?)
"다리 아픈지 오래됐어요. 다리가 부러져서…. 아픈 다리가 부러져서 걸어 다니지도 못한다니까."
[인터뷰:고진규, 전북 진안군 동향면 (82세)]
"경운기 몰다가 (다쳤어요). 병신 돼버렸어."
(얼마나 되셨어요?)
"한 2~3년 됐지. 한심하죠, 돈은 없지…"
차도 없고, 자식들은 모두 외지로 떠났고, 이런 노인들에게는 버스 말고 다른 마땅한 이동 수단이 없습니다.
버스를 따라가 봤습니다.
들판을 지나고, 구불구불 산골짜기를 지나서, 도착한 정류장.
난데없이 검은 비닐봉지가 ‘툭' 떨어집니다.
뒤따라 차에서 내린 할머니.
이제 집까지 혼자 걸어가야 하는데, 절룩거리는 모습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시골 노인 대부분이 늙고 병들어 걷는 것조차 만만치가 않습니다.
버스 타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두 할머니가 하염없이 버스를 기다립니다.
지루할 법도 한데 시골에서는 늘 있는 일입니다.
[인터뷰]
(차 갈아타시려면 힘드시겠어요.)
"네, 우리 동네 가는 차가 하루 두 번밖에 안 와요."
(자식들은 다 타지 나가 살아요?)
"전주 가 살아요. 5남매."
(자주 내려와요?)
"네. 더러 오죠. 오기는 와도. 자기들도 벌어 먹고살라니까…."
"저기 저 차가 나 태워주려나 모르겠네."
지나가는 차량에 희망을 걸어보는 할머니.
운 좋게 차를 얻어 탔습니다.
다른 할머니도 덩달아 일어나 보지만,
[인터뷰]
(할머니, 이거 안 타고 가세요?)
"이거 학선리 가나요? 아니, 봉곡."
(봉곡 가나요?)
[인터뷰:김명순 전북 진안군 학선리 (86세)]
(진안 갔다 오시는 거예요?)
"진안. 귀가 안 들려. 귀에서 물이 나와요. 그래서 물 때문에 치료하느라고. 같이 말하는 양반도 힘들고. 나도 힘들고."
(젊어선 어떻게 사셨는데요?)
"네?"
(젊어서도 고생 많이 하셨어요?)
"젊어서? 젊어서는 말도 못하게 힘들게 살았지. 남편이 군대 가서 6년 만에 나왔어요. 딸 하나 데리고 6년을 혼자 살았어. 그래서 그냥 땅 파먹고…."
(할아버지 돌아가시니까 어떠세요?)
"혼자 사려니까 심심하죠."
(많이 외롭고, 보고 싶고?)
평생을 기다리기만 하며 살았다는 할머니에게 소원을 물어봤습니다.
[인터뷰:김명순, 전북 진안군 학선리 (86세)]
(바라시는 게 있나요?)
"이 늙은이가 이제 죽는 날이나 바랄까, 뭘…."
YTN 김정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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