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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1월부터 새 주소 체계인 도로명 주소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1996년 도로명 주소 제도 도입을 결정한 뒤, 4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시행을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도로는 역사와 문화를 무시한 외래어 작명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한글날을 맞아 도로명 주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서울입니다.
강남구 수서동과 세곡동사거리를 연결하는 '밤고개로'라는 도로가 있는데요.
도로 중간에 있는 율현동을 순 우리 말로 풀어낸 도로명입니다.
또, 서울대학교가 있었던 것에 유래한 '대학로'나, 조선후기 지리학자인 김정호의 호를 딴 '고산자로'처럼 역사를 간직한 도로명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외래어로 만들어진 도로인데요.
서울 구로구 디지털단지 일대를 가로지르는 도로인 '공단로'는 공단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디지털로'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또, 마포구에서 경기도 고양시로 이어지는 '월드컵로'는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이 정도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경기도나 인천, 특히 신도시에는 이해하기 힘든 도로명이 많습니다.
경기도로 가보면 파주시 LG디스플레이 산업 단지 근처에 '엘씨디로'가 있는데요.
산업 특성에 맞춘 도로명이긴 하지만, 아예 외래어 표기법, 그러니까 표준어까지 무시한 작명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맞닿은 도로 이름은 '엘지로'이고요.
광명시에는 기존 광덕로 구간 가운데 광명경찰서에서 철산대교를 잇는 도로를 '디지털로'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인천 신도시로 가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서구 청라신도시에는 도로를 만들 때부터 '루비로', '에메랄드로', '라임로', '크리스탈로' 등의 이름으로 논란이 됐는데요.
크리스탈로 역시 표준어를 무시한 작명입니다.
표준어는 크리스털이지요.
송도신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도시를 추구하는 곳이라 그런지 '아카데미로', '하모니로', '컨벤시아대로' 등 외래어가 넘쳐납니다.
일부, 주민들이 참여해 개명을 요구한 경우 등을 제외하면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이 일관된 체계 없이 작명하면서 벌어진 일인데요.
문제는 전면 개정이 없다면 당분간 외래어 도로명을 그대로 사용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역사와 지역색을 담은 지명을 무분별하게 외래어로 바꾸면서 전통 문화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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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부터 새 주소 체계인 도로명 주소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1996년 도로명 주소 제도 도입을 결정한 뒤, 4천억 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여 시행을 준비해 왔습니다.
하지만 일부 도로는 역사와 문화를 무시한 외래어 작명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한글날을 맞아 도로명 주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서울입니다.
강남구 수서동과 세곡동사거리를 연결하는 '밤고개로'라는 도로가 있는데요.
도로 중간에 있는 율현동을 순 우리 말로 풀어낸 도로명입니다.
또, 서울대학교가 있었던 것에 유래한 '대학로'나, 조선후기 지리학자인 김정호의 호를 딴 '고산자로'처럼 역사를 간직한 도로명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외래어로 만들어진 도로인데요.
서울 구로구 디지털단지 일대를 가로지르는 도로인 '공단로'는 공단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디지털로'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또, 마포구에서 경기도 고양시로 이어지는 '월드컵로'는 2002년 월드컵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이 정도는 양호한 수준이지만, 경기도나 인천, 특히 신도시에는 이해하기 힘든 도로명이 많습니다.
경기도로 가보면 파주시 LG디스플레이 산업 단지 근처에 '엘씨디로'가 있는데요.
산업 특성에 맞춘 도로명이긴 하지만, 아예 외래어 표기법, 그러니까 표준어까지 무시한 작명으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맞닿은 도로 이름은 '엘지로'이고요.
광명시에는 기존 광덕로 구간 가운데 광명경찰서에서 철산대교를 잇는 도로를 '디지털로'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인천 신도시로 가면 상황은 더 심각해집니다.
서구 청라신도시에는 도로를 만들 때부터 '루비로', '에메랄드로', '라임로', '크리스탈로' 등의 이름으로 논란이 됐는데요.
크리스탈로 역시 표준어를 무시한 작명입니다.
표준어는 크리스털이지요.
송도신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국제도시를 추구하는 곳이라 그런지 '아카데미로', '하모니로', '컨벤시아대로' 등 외래어가 넘쳐납니다.
일부, 주민들이 참여해 개명을 요구한 경우 등을 제외하면 해당 지자체 공무원들이 일관된 체계 없이 작명하면서 벌어진 일인데요.
문제는 전면 개정이 없다면 당분간 외래어 도로명을 그대로 사용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역사와 지역색을 담은 지명을 무분별하게 외래어로 바꾸면서 전통 문화를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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