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화살' 진실 공방 확산 [박조은, 사회부 기자]

'부러진 화살' 진실 공방 확산 [박조은, 사회부 기자]

2012.01.27. 오후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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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이번에는 영화 '부러진 화살'은 어떤 문제를 제기했고, 김명호 전 교수의 주장과 법원의 판단은 어떻게 다른지 박조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 박조은 기자!

[질문]

영화사는 '98% 이상 진실이다' 이렇게도 홍보하고 있는데, 어떤 사건이었는지부터 정리해 볼까요.

[답변]

영화 '부러진 화살'은 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의 '석궁 테러'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김 전 교수가 교수 복직 소송을 냈다 패소하자, 급기야 부장판사를 찾아가 석궁으로 화살을 쐈다는 것이 이 사건의 전말입니다.

당시 김 전 교수는 무죄를 주장했지만, 대법원에서는 징역 4년의 확정 판결이 나왔습니다.

당시 김 전 교수의 인터뷰 내용,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김명호, 전 성균관대 교수 (지난 2007년 사건 발생 당시)]
"전혀 인정하지 않습니다. 사전 계획. 저는 박홍우 판사한테 항소 기각 이유가 뭐냐, 그것에 대한 실체적 사실을 알고 싶어서 간 것입니다. 가해자는 박홍우지 저는 피해자고..."

[질문]

영화는 석궁 테러 사건의 항소심 재판을 가장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데, 몇 가지 의혹들이 제기되죠.

먼저 피해자인 판사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었던 점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요?

[답변]

'와이셔츠에 혈흔이 없다', 석궁 테러 사건의 최대 미스터리로 지적돼 온 부분입니다.

당시 피해자인 판사의 조끼와 내의에서는 핏자국이 발견됐는데, 이상하게도 중간에 껴 입은 와이셔츠에는 핏자국이 없었던 것입니다.

김 전 교수는 피해자인 판사가 원래 피를 흘릴 만큼 다치지 않았는데 증거를 조작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국과수 DNA 분석 결과 와이셔츠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혈흔이 나왔기 때문에, 증거 조작은 있을 수 없다고 결론 냈습니다.

[질문]

또 한 가지, 당시 이른바 범행에 사용된 '부러진 화살' 이 결국 발견되지 않은 거죠?

[답변]

범행 도구이자 중요 증거인 '부러진 화살'이 사라졌는데도 유죄가 될까, 영화는 이 부분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김 전 교수는 피해자인 판사가 화살을 은닉했다며 주요 증거가 사라진 만큼 무죄라는 주장했지만, 법원은 화살 말고도 목격자 등 다른 유죄 증거들이 많아서 죄가 된다고 판결했습니다.

[질문]

김 전 교수는 화살을 고의로 발사한 게 아니라고 주장했는데, 법원은 이 부분도 인정하지 않은 거죠?

[답변]

석궁 테러가 고의였는지 아닌지는 유·무죄를 가리는 중요한 잣대입니다.

법적으로 상해 혐의는 고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김 전 교수는 피해자와 몸싸움 도중에 화살이 우발적으로 발사됐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김 전 교수가 사전 답사에 연습까지 한데다 심지어 회칼도 함께 가져왔다며 충분히 고의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영화는 이런 쟁점들을 다루면서 사실상 김 전 교수의 입장에 서 있는데요, 정지영 감독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인터뷰:정지영, '부러진 화살' 감독]
"제가 재판관 아니예요, 판사도 아니고. 법률 공부도 안했지만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정당한 판결이 아니었겠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괴씸죄가 상당히 많이 작용한 거구나."

물론 영화 속 석궁 사건과 실제가 약간 차이가 있고, 사실을 과장하거나 확대 해석한 부분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나타난 사법부에 대한 대중의 차가운 시선만큼은 법원이 직시해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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