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인, 강남 아파트 돌며 현금만 훔쳐

70대 노인, 강남 아파트 돌며 현금만 훔쳐

2011.11.02. 오후 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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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강남의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 현금만 훔친 빈집털이범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가스배관을 타고 베란다를 통해 집 안으로 침입했는데, 피의자는 뜻밖에도 70대 노인이었습니다.

홍석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초저녁, 한 남성이 화단 바로 옆 아파트 1층 베란다를 통해 집에 침입합니다.

30여 분 뒤 인근 아파트에 또다시 들어간 이 남성은 가방을 들고 집을 빠져나와 황급히 계단을 타고 내려옵니다.

이 남성이 훔쳐 달아난 건 현금 5,780만 원, 집 주인이 모아 둔 사업 자금입니다.

[인터뷰:김문균, 피해자]
"옷이란 옷은 다 널려있고 서랍도 다 열려있고. 안방 화장실 안에 백에 넣어둔 돈이 없어진 거죠. 참담하죠. 잃어버린 돈을 어떻게 메워야 하나..."

열흘 만에 경찰에 붙잡힌 절도범은 칠순을 넘긴 노인이었습니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평소 몸 관리에 신경 써 온 73살 김 모 씨는 맨손으로 가스배관을 타고 아파트 6층까지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지난 달 강남의 고급 아파트 3곳을 돌며 현금만 훔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녹취:김 모 씨, 피의자]
"가스배관 타는 게 (CCTV에) 찍혔다고요? 얘기해보세요. 가스배관 타는 게 찍혔어요? 여기 내가 돈 받으러왔다는 얘기하지 않았습니까."

경찰은 김 씨가 훔친 현금을 어디에 숨겼는지, 또 피해 가구가 더 있는지 파악에 나섰습니다.

[인터뷰:백기종, 서울 수서경찰서 강력1팀장]
"요즘 절도는 초저녁에 불이 꺼져있는 걸 노리고 밖에서 돌을 던져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거나 초인종을 눌러서 사람이 나오면 사람을 잘못 찾은 것처럼 해서 (빈집을 찾습니다.)"

경찰은 외출 시 현금이나 고가의 귀금속을 집에 두지 말 것과 현관은 물론 베란다와 창문 역시 잘 잠겼는지 확인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YTN 홍석근[hsk802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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