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 축구 경기'...알고보니 돈받고 승부조작

'7:0 축구 경기'...알고보니 돈받고 승부조작

2008.11.22. 오후 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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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국내 실업 축구팀 선수들과 3부리그 선수들이 중국 도박업자들과 짜고 승부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운동 선수들이 개입해 돈을 받고 직접 경기 결과를 조작하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박조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달 25일, 국내 3부리그 소속 골키퍼 이 모 선수는 전반에만 무려 3골, 후반에 4골을 더 허용했습니다.

리그 득점 4위인 김 모 선수도 경기 내내 헛발질만 계속 했습니다.

선수 11명 모두 수상할 정도로 잦은 실책을 보이더니 결국 7:0으로 대패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수백 만 원씩을 받고 일부러 경기를 져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녹취:이 모 선수, 골키퍼]
"앞에서는 수비 안하고요, 저는 그냥 먹어주고 이렇게 했습니다."

중국에서 국내 실업축구 리그와 3부 리그 경기 결과를 놓고 판돈 수십 억 원이 걸린 도박이 벌어진다는 사실을 알고, 중국인 도박업자와 짜고 결과를 조작한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 34살 김 모 씨 등 2명이 선수들과 도박업자를 연결해 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업자들은 배당금이 커지도록 7:0, 5:0 등 실제 경기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점수로 승부를 조작해 줄 것을 주문했습니다.

또 같은 방식으로 국내 실업 축구 소속 선수 5명도 3차례에 걸쳐 경기를 일부러 져주고 1억여 원을 받아챙긴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인터뷰:하창수, 용산경찰서 담당 팀장]
"이 때까지 승부의 도박에 베팅했는데 이제는 선수까지 매수해서 경기 자체를 조작한 거죠."

경찰은 이 모 선수와 브로커 김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선수들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또 국내 실업축구와 3부 리그에서 승부 조작이 더 일어났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YTN 박조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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