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內 쓰러진 정규직, '불인정' VS 퇴근 後 교통사고 일용직 '인정' [사건X파일]

회사 內 쓰러진 정규직, '불인정' VS 퇴근 後 교통사고 일용직 '인정' [사건X파일]

2026.09.03. 오전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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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9월 03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임흥준 변호사

- 산재인정 극과 극, 무엇이 산재 여부 갈랐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직장 다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 해보셨을 겁니다. 내가 일하다 다치거나 쓰러지면, 그래도 산재는 되겠지. 그런데요. 막상 판결들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치가 않습니다. 몇 가지 사건을 비교해볼까요. A씨는 그날, 임원들 앞에서 중요한 PT를 하던 중이었습니다. PT 도중, 두통과 식은땀을 호소한 A씨. 이후 숙소로 돌아갔고,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사인은 뇌출혈. 과연 산재로 인정됐을까요? 이번엔 수상스키 강사로 일하던 B씨의 사례입니다. 손님들 앞에서, 수상스키 시범을 보이다 넘어져 숨진 B씨. 근로복지공단은 사적행위였다며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는데... 과연 법원의 판단도 같았을까요? 폭염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퇴근한 C씨. 그런데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정해진 퇴근시간보다 훨씬 일찍 나온 건데, 이 사고도 산재가 될까요? 오프닝에서 소개한 세 가지 사례만 봐도, 어떤 경우는 산재로 인정됐고, 어떤 경우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체 뭐가 이 차이를 만든 걸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는 산재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기준들, 실제 사건과 비교해가며,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임흥준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임흥준 변호사 (이하 임흥준)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임흥준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오프닝에서 나온 사례들 산재가 인정된 사례가 있고요. 인정되지 않은 사례도 있습니다. 정답 말씀드리기 전에, 청취자 여러분도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어요. 과연 어떤 사건이 산재로 인정됐고, 어떤 경우는 인정되지 않았을까요.

◇ 임흥준 : 네, 일단 세 가지 사례 다시 간단히 짚어드릴게요. 첫 번째는 임원진 앞에서 중요한 PT를 하다가 이상증세가 생겼고, 다음 날 뇌출혈로 숨진 A씨 사건이고, 두 번째는 수상스키 강사 B씨가 손님들 앞에서 시범 을 보이다 넘어져 사망한 사건, 세 번째는 폭염 때문에 오전 작업만 하고 조기퇴근하다 교통사고를 당한 C씨 사건입니다.

◆ 이원화 : 셋 중 어떤 사건이 산재로 인정됐습니까?

◇ 임흥준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산재로 인정된 건 두 번째 수상스키 강사 사건과 세 번째 조기퇴근 교통사고 사건입니다. 반면 첫 번째, 업무 중에 쓰러진 PT 사건은 산재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이원화 : 결과만 놓고 보면, 의외다 하는 분들 계실 것 같아요. 일하다 쓰러졌는데도 산재가 아닌 경우가 있고,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퇴근하다 난 사고는 산재다, 도대체 뭐가 이 차이를 만든 건지, 하나씩 비교해보죠. 일단 첫 번째 사례, 중요한 PT를 하던 중 이상증세가 나타났고 다음 날 뇌출혈로 숨졌는데 업무 도중 증상이 시작됐는데도 왜 산재 인정이 안 된 거예요?

◇ 임흥준 : 청취자 분들도 ‘일하다 쓰러졌는데 왜 산재가 아니야?’ 라고 의아하게 느끼실 것 같은데요,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분은 건설산업관리 감리 업무를 하시던 분인데요. 임원진 앞에서 용역 수주를 위한 PT를 하다가 두통과 식은땀 증상이 생겼고, 숙소로 돌아간 다음 날 오전에 뇌출혈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유족 측에서는 감리용역 유찰과 대기근무로 인한 임금 삭감, 거기에 PT 준비와 시연 과정의 극심한 스 트레스가 급성 과로로 이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법원이 산재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업무량이에요. 발병 전 1주일 업무시간이 40시간 3분으로, 평소보다 30% 이상 늘지 않았고요. 발병 전 4주, 12주 평균 업무시간도 각각 39시간 20분, 39시간 39분 수준이었습니다. 쉽게 말해서, 단기간에 갑자기 일이 폭증했다거나, 만성적으로 과로했다는 게 수치로 입증이 안 된 거죠. 둘째는 PT 자체의 성격인데, 법원은 “이 분이 입사 후 수년간 입찰 준비와 PT 발표를 해왔기 때문에, 이번 PT가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서는 급격한 업무환경 변화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거기에 10년 이상 당뇨병 진료를 받아온 점, 고혈압과 30년 흡연력이 확인된 점, 부검에서도 혈당 조절이 안 된 상태와 심장동맥경화가 확인된 점 등이 더해지면서, 법원은 “업무 스트레스보다는 장기간의 당뇨·고혈압·흡연 등 개인적 소인으로 인해 혈관이 약해진 것이 발병의 주된 원인”이라고 봤습니다.

◆ 이원화 : 산재를 따질 때, 지병, 질환은 어느 정도나 중요한 변수입니까? 지병이 있으면, 업무와의 연관성을 인정받기 훨씬 어려워지는 건가요?

◇ 임흥준 : 지병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산재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다만, 지병이 있으면 법원이 “이게 업무 때문에 생긴 건지, 아니면 원래 있던 병이 자연스럽게 악화된 건지”를 훨씬 꼼꼼하게 따지게 됩니다. 비슷한 사례로, 35년간 음주와 흡연을 해온 환경미화원 분이 근무 후 휴게실에서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분도 2011년부터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소견이 있었고, 2019년에는 간경변증 진단까지 받으셨습니다. 일주일에 47일, 하루 평균 소주 3병을 드셨고, 35년 이상 흡연을 하셨는데, 법원은 “고혈압·이상지질혈증·흡연·음주는 뇌출혈의 잘 알려진 위험인자”라면서,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도 발병 전 업무시간이 과로 기준에 미달했고, 급격한 작업환경 변화도 없었다는 점이 함께 작용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앞선 PT 사건, 지병이 없었다면, 산재. 인정됐을까요?

◇ 임흥준 : 전문가로서의 의견을 말씀드리면, 지병이 없었더라도 과중한 업무가 입증되지 않았다면 인정받기 어려웠을 거라고 봅니다. 반대로, 만약 평소 아무런 지병이 없고 담배도 피우지 않던 건강한 사람이 중요한 발표 직후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졌다면, 법원이 PT 발표라는 극심한 스트레스가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켜 발병을 유발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지병과 업무 과중, 이 두 가지가 함께 맞물려서 판단이 달라진다고 보시면 됩니다.

◆ 이원화 : 그러면 이번엔 반대로, 산재가 인정된 사례 보죠. 수상스키 강사 B씨의 사건. 근로복지공단은 “강습이 아니라 개인운동을 하다 난 사고다” 이렇게 봤거든요. 손님들 앞에서 시범을 보이다 난 사곤데 왜 개인운동이라 판단했는지.. 그 자세한 내막까진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법원은 “업무 중 사고”로 판단했어요. 결정적으로 뭘 본 겁니까?

◇ 임흥준 : 네. 법원이 업무 중 사고로 본 근거는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사고 시점이 사업장 영업 개시 시간 이후였고 장소도 사업장 내부였습니다. 둘째, 보트를 운전한 사람도 같은 사업장 직원이었고, 통상적인 코스로 운행했습니다. 셋째, B씨가 수상스키를 타기 전에 손님들에게 지상교육을 실시했고, 손님 중 한 명은 수사기관에서 “강습료를 내고 1주일에 34회 강습을 받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넷째, 그리고 이게 핵심인데요, 법원은 “개인 운동을 위해서라면 굳이 손님들을 보트에 태운 상태에서 수상스키를 탈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짚었습니다. 수상스키 강사가 직접 시범을 보이는 것 자체가 특별히 이례적인 강습 방식이 아니라고 본 것이죠.

◆ 이원화 : 그런데 법원 판단을 보면 재밌는 대목이...설령 B씨에게 개인적으로 운동하려는 목적이 조금 섞여 있었다고 해도, 업무와의 연관성이 끊겼다고 볼 순 없다... 그러면, 업무 중에 사적인 목적이 조금 섞였더라도 산재에서 제외되는 건 아닌 겁니까? 그리고 어디서부터 사적인 행동인지 그 경계는 어떻게 보나요?

◇ 임흥준 : 맞습니다. 법원은 사적 목적이 '조금 섞인 것'과 '사적 행위로 완전히 전환된 것'은 다르게 봐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경계를 어떻게 보느냐, 이게 실무에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요. 법원이 보는 핵심 기준은 “그 행위가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었느냐”입니다. 즉, 업무시간 중, 업무 장소에서, 업무와 관련된 행위를 하고 있었다면, 거기에 개인적인 목적이 일부 섞여 있다고 해서 바로 산재에서 빠지지는 않습니다. 반면 업무와 완전히 무관한 사적 일탈, 예를 들어 근무 중에 개인 용무를 보러 전혀 다른 장소로 이동하다 사고가 났다면, 그건 업무와의 연관성이 끊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첫 번째 PT 사건과 이번 수상스키 사건, 둘 다 뇌출혈인데 결과가 달랐잖아요. 그 차이를 보면, PT 사건은 ‘업무상 질병’으로서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따진 거고요. 수상스키 사건은 ‘업무상 사고’로서 사고 자체가 업무 수행 중에 발생했는지를 따진 겁니다. 업무상 질병은 과로나 스트레스가 발병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의학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반면, 업무상 사고는 그 행위 자체가 업무 범위 안에 있었는지를 보는 거라서, 판단 구조 자체가 다릅니다.

◆ 이원화 : 세 번째 사례로 가보죠. 폭염 때문에 오전 작업만 하고, 평소보다 일찍 퇴근하던 C씨가 교통사고를 당했습니다. 그런데 공단이 처음 산재를 인정하지 않은 이유를 보면, 나름대로 근거가 있어 보여요. 계약서에 퇴근시간이 오후 5시 30분으로 돼 있는데 조기퇴근을 했고, 관리자에게 보고하거나 허락받은 기록도 없다, 그리고 다른 팀은 정상근무를 했단 거잖아요. 그런데도 법원은 왜, 이걸 산재로 본겁니까.

◇ 임흥준 : 네. 이분은 건설 현장 일용직 타일 작업자인데요. 2023년 8월 3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오전 작업만 마치고 귀갓길에 올랐다가 고속도로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뒤따르던 버스에 추돌까지 당해서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 경막하출혈 등 중상을 입은 사건입니다. 변호사님께서 말씀해 주신대로 공단은 산재를 인정하지 않았지만, 법원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타일 작업자의 임금은 작업량에 따라 산출되므로, 통상적인 형태의 근로와 달리 정해진 근로시간은 특별한 의미를 갖지 못한다”고 판시했습니다. 그리고 동료들도 법정에서 “현장 관리자에게 출퇴근 보고를 하지 않았고, 퇴근 시간도 정해져 있지 않았 다”고 일관되게 증언하기도 했고, 실제로 원청 회사도 일용직 근로자의 출퇴근 기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근로시간에 관하여 근로자들에게 상당한 자율성이 부여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 사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통상적인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던 중 발생한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습니다.

◆ 이원화 : 이 사건에서 눈에 띄는 게, 계약서보다 실제 현장의 근무 관행을 더 중요하게 봤단 점 같거든요. 그런데 계약서엔 그렇게 나와 있어도 평소엔 이렇게 일했다...이걸 막상 입증하라고 하면 쉽지 않을 것 같거든요. 기록이 남지 않는 경우도 많잖아요. 이럴 경우는 어떻게 하나요?

◇ 임흥준 : 맞습니다. 이게 실무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인데요. 공식 기록이 없을 때 가장 강력한 증거가 되는 건 역시 동료들의 진술, 즉 사실 확인서나 법정 증언입니다. 이번 타일 사건에서도 동료들의 일관된 법정 증언이 결정적이었습니다.그 외에도 실무에서 자주 활용되는 증거들을 잠깐 말씀드리면, 업무용 메신저나 이메일 발송 시간, 개인 노트북이나 회사 PC의 업무 문서 저장 시간, 출입카드 기록, 차량 블랙박스나 하이패스 기록, 심지어 카카오톡 대화 내역까지도 증거로 활용됩니다. 결국 공식 기록이 없더라도, 그 관행이 있었다는 걸 간접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최대한 모아서 입체적으로 주장하는 게 중요합니다.

◆ 이원화 : 오늘 사례들을 보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산재의 기준과 실제 판단 기준이, 꽤 다른 점도 많다,, 생각하게 되는데 “이 정도면 당연히 산재가 되겠지” 하고 가장 많이 오해하는 경우, 어떤 게 있을까요?

◇ 임흥준 : 가장 대표적인 오해가 “회사에서 쓰러지면 무조건 산재”라는 생각입니다. 오늘 PT 사건이 딱 그 경우인데, 업무 도중 증상이 시작됐는데도 산재가 안 됐잖아요. 뇌출혈 같은 뇌심혈관계 질환은 ‘업무상 질병’으로 분류되는데, 이건 발병 장소가 아니라 업무와 질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핵심입니다. 아무리 회사에서 쓰러졌어도, 그게 업무 때문이라는 연결고리가 입증되지 않으면 산재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오해는 “지병이 있으면 어차피 산재 안 된다”는 겁니다. 그런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지병이 있더라도 업무가 그 지병을 자연 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켰다는 게 입증되면 산재가 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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