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서울 집값 대책 없다’ 발언 후폭풍... 정책 실패 논란 확산

이 대통령 ‘서울 집값 대책 없다’ 발언 후폭풍... 정책 실패 논란 확산

2025.12.08. 오전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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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09:00~10:00)
■ 진행 : 조태현 기자
■ 방송일 : 2025년 12월 08일 월요일
■ 대담 :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태현 : 자, 다음 주제로 한번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에 지난주 금요일인데요.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집값 문제에 대해서 대책이 없다라고 발언을 했습니다. 어떤 과정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겁니까?

◇ 허란 : 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5일 충남 천안시에서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제가 서울·수도권 집값 때문에 요새 욕을 많이 먹는 편인데, 보니까 대책이 없다"며 "다 그쪽으로 몰려드는데, 어차피 땅은 제한돼 있고 사람은 몰려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결국 그 문제도 구조적 요인이라 있는 지혜, 없는 지혜 다 짜내고 주변 모든 정책역량을 동원해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며 사실상 정책 실패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했습니다. 근본적 해결책으로는 수도권 집중 완화를 위한 지역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 조태현 : 말은 다 이해가 됩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런 이야기가 정책의 최고 책임자 입에서 나왔다는 것, 저는 이 뉴스 보면서 조금 놀랐었는데요. 아무튼 비판도 많을 것 같습니다.

◇ 허란 : 네. 국민의힘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서울 집값을 폭등시켜 놓고 '대책이 없다'는 것은 정책 포기 선언이자 국민 우롱"이라고 직격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가 취임 6개월 동안 토지거래허가제를 비롯한 3중 규제와 고강도 대출 규제를 동시에 쏟아냈지만, 집값은 못 잡고 애먼 실수요자들만 잡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특히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대출 규제는 맛보기', '수요 억제책은 아직도 남아 있다'고 자신했는데, 현실은 전세·월세 폭등, 거래 절벽, 주거 불안 심화와 자산 양극화만 남았다"고 꼬집었습니다.

◆ 조태현 : 지금까지 세 차례 나온 부동산 정책들 냉정하게는 그렇게 썩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죠. 이렇게 이 발언이 논란이 굉장히 되니 대통령실에서도 어제 입장을 내놨습니다. 어제 6개월 성과 보고 기자간담회 자리였는데 어떤 이야기들을 했습니까?

◇ 허란 : 네. 대통령실은 7일 '3실장' 명의로 6개월 성과 보고 기자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모진들은 주택 공급을 늘리는 동시에 근본적 해결책으로 지방 균형 발전을 추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준경 경제성장수석은 "10·15 대책은 너무 쏠림 현상이 강했기에 브레이크를 거는 정도였다"며 "주택 공급을 많이 확대하기 위해 1주일에 1~2번 체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훈식 비서실장도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키기 위한 정책적 준비는 다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이 대통령의 "대책이 없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긴 시간 국토 균형 발전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해달라"며 해명했습니다. 결국 지방에 일자리를 만들고 수도권 거주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장기 전략인 셈입니다.

◆ 조태현 : 이건 지당하신 말씀이긴 합니다만 당장 단기에 시장이 흔들리는 것 이것도 잡긴 잡아야겠습니다. 일주일에 1~2번 확인하는 것 이건 전혀 중요한게 아니고요. 공급이라든지 성과가 나와줘야 되는 시점 아닌가 싶어요. 부동산 대책 말고 경제 분야 이 부분에서는 어떤 평가를 했습니까?

◇ 허란 : 예. 대통령실은 크게 "내란으로 무너진 일상을 빠르게 회복하고 다시 성장과 도약을 위한 출발선에 설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으로 소비와 내수가 활력을 찾으면서 경제성장률 급반등을 이뤄냈다고 강조했고, 수출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연구개발 예산을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했고, GPU 26만 장 확보로 글로벌 AI 3대 강국으로 나아가는 길을 넓혔다고 소개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대통령실이 출입 기자를 상대로 ‘이재명 정부가 잘한 일’을 꼽아달라며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도 공개됐는데요. 기자실 앞에 상황판을 설치해 22개 국정 어젠다 가운데 가장 성과가 높다고 평가하는 곳에 스티커를 붙이는 방식의 투표를 진행했는데, 1위는 '한미 관세협상 타결'이 차지했고 2위 '외교 정상화', 3위 '핵추진잠수함 도입', 4위 'APEC 성공적 개최' 등 1∼4위를 외교 관련 사안이 차지했습니다. 이어 '코스피 4,200선 돌파', 'AI 3대 강국 추진', '일하는 정부', '국민소통 강화', '국민건강·안전 국가 책임 강화', '내수경기 활성화'가 뒤따랐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여러 가지 시사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물가 이야기 한 번 해보도록 하죠. 사실 지금 물가가 굉장히 흔들리고 있는데 이런 물가의 배경에는 고환율 문제도 있거든요. 지금 먹을거리 물가가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요. 이게 지금 지표로도 확인이 되는 거죠?

◇ 허란 : 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먹거리 가격이 27%대 오르면서 체감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달 식품물가지수는 2020년을 100으로 한 기준 127.1로, 27.1%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17.2% 상승한 데 비해 무려 10%포인트나 높습니다. 특히 귤이 무려 두 배 이상 올라 105% 상승했고, 사과도 60%나 뛰었습니다. 식용유는 60.9%, 김과 국수는 54%대, 계란도 44% 올랐습니다. 커피도 43.5%나 비싸졌습니다. 최근에는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수입 과일과 소고기 가격이 더욱 치솟고 있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를 보면, 열대 과일들은 20~30% 이상 올랐고, 미국산 소고기도 척아이롤의 경우 34.5%나 급등했습니다. 지난달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5.6% 상승했고, 원재료 부담이 커진 가공식품 가격도 연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달러당 1,400원대 고환율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어서, 앞으로 외식 물가도 더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조태현 : 참 한숨이 나오는 뉴스인데 이 환율의 영향이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분간 소비자 물가 내년에도 고공행진을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가장 걱정이 되는 것은 이렇게 물가가 급변동을 할 때 아무래도 저소득층에 가는 충격이 더 클 것 같은데요?

◇ 허란 : 그렇습니다. 저소득층의 소비 구조를 보면 취약성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올해 3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 가구는 소비지출의 약 40%를 식료품, 주거비, 전기·가스 비용 등 필수 지출에 사용했습니다. 이는 상위 20%의 두 배 수준입니다. 문제는 이런 필수 지출 항목들이 환율 변동에 가장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수입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에너지 가격도 오름세가 예상되면서 도시가스·난방비 인상 압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 조태현 : 또 하나 문제가 되는 게 물가뿐만이 아니라 지금 소득 양극화 이 문제도 굉장히 심각하단 말이죠. 저소득층의 소득 상황 어떻습니까?

◇ 허란 : 예.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이 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 가구의 지난해 평균 근로소득은 401만 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습니다. 저소득층 근로소득이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입니다. 반면 상위 20% 가구의 근로소득은 1억 2,006만 원으로 3.7% 증가해 상·하위 간 근로소득 격차가 약 30배로 다시 확대됐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자산 격차인데요, 올해 3월 기준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으로 보면 상위 20%는 평균 17억 7,615만 원, 하위 20%는 2,588만 원으로 무려 68.6배 차이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최대치입니다. 결국 저소득층은 소득 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고물가 압력까지 받고 있는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집중될 경우 생계난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 조태현 : 그렇다면 단기적으로 중요한 문제는 역시 환율인데 전망이 어떻습니까?

◇ 허란 : 네. 지난주 환율은 1,460원대에서 출발해 지난 5일 야간 거래에서 1,473원 30전으로 마감했습니다. 이번 주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결정이 환율을 좌우할 전망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Fed가 오는 9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면 미국 기준금리는 연 3.5~3.75%로 내려가 한국과의 금리차가 최대 1.25%포인트로 축소됩니다. 금리 격차 축소는 국내 외환 수급 개선으로 이어져 환율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다만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1,400원대 후반인 환율이 소폭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달러 수요가 여전히 큰 데다 미국의 고용·물가지표 발표를 앞둔 만큼 큰 폭으로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 조태현 : 알겠습니다. 단기적으로는 환율 변동 신경을 써야 되겠는데 일단 오늘도 원·달러 환율은 1470원대입니다. 정부의 정책이 여기에서 뺨 맞고 저기에서 푸는 그런 식으로 계속 진행이 되고 있는데요. 이거는 근본적인 대책을 찾아서 조치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허란 한국경제신문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허란 : 네. 감사합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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