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현관 비번에 가족 주소까지..."내 생활이 털렸다"

공동현관 비번에 가족 주소까지..."내 생활이 털렸다"

2025.12.01. 오후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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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쿠팡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배송지 정보는 물론 아파트 공동현관 비밀번호까지 노출되면서 이용자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출된 정보로 가족이나 지인의 거주지와 생활 패턴까지 파악될 수 있어 파장이 더욱 큰 상황인데요.

이커머스 플랫폼이 보유한 개인정보가 방대해진 만큼 전반적인 보안 관리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동건 기자입니다.

[기자]
쿠팡을 이용하는 한 소비자의 배송지 정보입니다.

새벽 배송을 위해 공동현관 비밀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사실상 건물의 현관까지 뚫린 상황.

이용자들은 불안을 호소합니다.

[A 씨 / 쿠팡 이용자 : 저희 아파트 입구에서 아무나 출입을 할 수 있을 때 요즘 주변에 좀 문제가 되고 있던 아이들 납치나 유괴를 시도한다든지…]

본인 주소 외에도 택배를 보낸 적 있는 부모님 집이나 지인 집, 직장 등의 주소까지 저장돼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이 정보만 보면 가까운 사람들이 어디 사는지, 평소 어떤 동선으로 생활하는지까지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통 한 사람의 배송 목록에 여러 개의 주소가 있다는 점에서 실제로 유출된 주소는 3천만 건이 아니라 많게는 몇 배에 달할 전망입니다.

또 배송 요청 메모에 아이가 자니 초인종을 누르지 말라는 등 가족 구성이나 생활 패턴도 그대로 드러나 범죄에 악용될 수도 있습니다.

쿠팡의 정보유출 사고는 이번이 4번째로 21년에는 쿠팡 이츠 배달원 13만5천여 명의 정보가, 2023년 12월에는 주문자와 수취인 2만2천여 명의 정보가 쿠팡 판매자 전용 시스템에 노출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유출 사고에 대해 부과된 과징금과 과태료는 모두 합해도 16억 원 수준에 그쳤습니다.

솜방망이 처벌이 사고를 키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종우 / 아주대 경영학과 겸임교수 : 기업의 관리 부실뿐 아니라 현재 이제 법규 체제나 제재가 실효성이 없다는 걸 의미하거든요.]

과징금 강화나 관리 의무를 훨씬 엄격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쿠팡의 모든 고객, 대한민국 성인 4명 중 3명이 주소와 현관 비번까지 털린 최악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

전문가들은 같은 사고가 다른 이커머스 업체에서도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전반적인 보안 점검과 관리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YTN 오동건입니다.


영상편집 : 이영훈
디자인: 정하림

YTN 오동건 (odk798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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