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타결부터 젠슨 황까지...막 내린 '역대 최대' CEO 서밋

관세 타결부터 젠슨 황까지...막 내린 '역대 최대' CEO 서밋

2025.11.02. 오후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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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정지웅 앵커
■ 출연 : 손효정 경제부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24]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APEC 회원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최고경영자 서밋이 지난 금요일 막을 내렸습니다. 3박 4일 동안의 주요 장면들, 손효정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CEO 서밋이라는 말 처음 듣는 분들에겐 낯설 수도 있을 텐데 어떤 행사입니까?

[기자]
에이펙 정상회의가 아시아태평양 정상들의 외교 무대라면 CEO 서밋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대표하는 경제 포럼입니다. 세계 경제를 이끄는 정상급 인사와 국내외 주요 기업인 등 1,700여 명이 지난달 28일부터 나흘 동안 경주에 모였는데요. 본 행사는 사흘 동안 진행됐는데, 글로벌 연사 70여 명이 20개 세션에 걸쳐 인공지능과 디지털, 금융 등 주요 화두를 놓고 연설과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저도 어제까지 엿새 동안 경주에 내려가 CEO 서밋을 직접 취재했는데요. 경주 예술의전당에 마련된 포럼장에서 내로라하는 경제인들이 자연스럽게 만나 대화하고 교류하는 장면을 많이 목격했습니다.

[앵커]
행사장에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홍보 부스도 마련돼 있었거든요. 그곳에서 새로운 기술과 제품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고요?

[기자]
CEO 서밋, 들을 거리뿐 아니라 볼거리도 풍부했습니다. 전 세계 경제인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이다 보니 국내 대기업부터 중소기업, 스타트업까지 저마다 대표 제품과 신기술 홍보에 열을 올렸는데요. 삼성전자는 두 번 접는 '트라이폴드폰' 실물을 최초로 공개했고요. LG는 무선·투명 TV를 연결해 초대형 샹들리에를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생성형 AI나 자율주행 휠체어, 초상화를 그려주는 로봇도 눈길을 끌었는데요. 저도 직접 초상화를 그려봤는데 아주 잘 그리더라고요. 맞춤형 파운데이션을 만들거나 눈동자 색에 맞춰 화장품을 추천하는 K-뷰티관에 대한 관심도 아주 뜨거웠습니다.

[앵커]
이제 로봇이 그림까지 그리는 시대가 왔습니다. 이렇게 사흘 동안 이어진 세션에서 특별한 연사들이 자리를 빛내기도 했죠?

[기자]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개회사 직후 이재명 대통령이 개회식에서 연설했습니다.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팽창하는 요즘, 대한민국이 다자주의적 협력의 길을 선도하겠다고 밝혔고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경주에 도착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연단에 올랐습니다.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부각하면서 이른바 '마스가'로 대표되는 한미 조선업 협력을 강조했고요. 당시 한미 관세협상이 한참 진행 중이었는데, 김정관 장관의 협상력을 직접 언급하면서 타결을 암시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달 29일) :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정말 대단한 분이에요. 우리 쪽 사람들은 그가 매우 까다롭다고 합니다. 한국과의 무역 협상도 점점 타결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기자]
이렇게 국가 정상들뿐 아니라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 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 등 경제계 인사의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세션들이 이어졌고요. K팝 그룹 BTS의 멤버 RM도 특별연사로 깜짝 등장해 K 문화와 소프트웨어 파워의 중요성을 설명했습니다.

[앵커]
CEO 서밋 도중 한미 관세 협상이 깜짝 타결됐습니다. 마침 서밋에 참석한 우리 주요 기업들 총수의 반응도 참 궁금했거든요.

[기자]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 아무래도 가장 관심이 쏠린 건 한미 정상회담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여부였습니다. 극적으로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동안 관세 표적이 됐던 기업들도 한숨 돌리게 됐는데요. 특히 25% 관세 폭탄으로 주요 경쟁국들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었던 자동차 업계가 일단 가장 안도했습니다. 일본과 EU 등과 마찬가지로 관세율이 15%로 낮아지면서 같은 출발선에 서게 됐는데요. 하지만 반도체의 경우 최혜국 대우는 약속받지 못했지만, TSMC가 있는 대만과 같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받게 됐습니다.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던 시각에 미국 측 관세 협상단을 이끈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주재로 양국 정부 관계자와 국내외 기업인들의 만남이 진행됐는데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와 김동관 한화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등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국내 주요 기업인들이 참석했습니다. 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진 직후 기자들이 행사장을 떠나는 총수들과 참석자들에게 붙어 분위기가 어땠느냐고 물어봤는데, 대부분 말을 아꼈지만 표정은 밝았습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는데요, 들어보시겠습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지난달 31일) : 이번에 관세 관련해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이재명 / 대통령 (지난달 31일) : 마음고생 많이 했죠. (정부께서 잘해주셔서 제가 큰 빚을 졌습니다. 감사합니다. )현대차가 잘 되는 게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겁니다.]

[정의선 / 현대차그룹 회장 (지난달 31일) :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앵커]
CEO 서밋에서는 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참석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는데요. 경주 도착 전부터 이벤트로 이슈를 받았어요?

[기자]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는 CEO 서밋에 특별 연사로 참석하기 위해 15년 만에 공식 방한했는데요. 이미 많은 분들이 보셨겠지만 경주로 이동하기 전 서울 삼성역의 한 치킨집에서 이재용·정의선 회장과 '치맥 회동'을 가졌습니다.특유의 검은 가죽 재킷을 입고 등장한 황 CEO는 두 회장과 치킨을 나눠 먹고 맥주와 소주를 섞은 '소맥 러브샷'도 선보였는데요. 다른 테이블 손님에게 먼저 말을 걸거나 가게 밖으로 나가 치킨을 권하기도 하는 소탈한 모습도 보였습니다.

[인터뷰 : 젠슨 황 /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지난달 30일) : 저녁을 방해해서 미안합니다. 모두 건배!]
"치킨 좀 드실래요? 정말 맛있어요. "

[앵커]
보신 것처럼 세계적인 부자 3명이 모였습니다. 그러면 그날 치킨값은 누가 냈습니까?

[기자]
치맥 회동의 세 주인공 모두 대단한 자산가잖아요. 말씀하신 대로 과연 누가 계산할 거냐를 두고 관심이 많이 쏠렸습니다. 다른 매장 손님 몫까지 내는 골든벨은 황 CEO가 울렸지만 계산은 이재용·정의선 회장이 나눠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 사람은 이후 엔비디아 지포스 25주년 행사장에서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는데요. 평소에 저희가 보기 힘든 회장님들의 농담도 이어졌습니다.

[이재용 / 삼성전자 회장 (지난달 30일) : 감사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아이폰이 많아요?]

[정의선 /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지난달 30일) : 제가 좀 생긴 건 (나이가) 들어 보여도 두 분 다 저희 형님이시고요.]

[앵커]
가장 자산이 많은 건 젠슨 황으로 저희가 알고 있는데 젠슨 황 빼고 돈을 다 냈네요. 정말 유쾌한 장면이었는데, 젠슨 황 CEO이 APEC 행사에서 큰 발표가 있을 것이다, 계속 예고하지 않았습니까? 선물 보따리에 뭐가 담겼는지 궁금했거든요. 어땠습니까?

[기자]
엔비디아가 우리나라에 최신 그래픽처리장치, GPU 26만 장을 공급하겠다는 게 발표의 골자입니다. 삼성전자와 SK, 현대차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들에 각각 5만에서 6만 장을 나누어 공급하겠다는 건데요.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은 인공지능 개발에 필요하지만, 워낙 수요가 많아 돈을 주고도 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블랙웰을 공급하고 AI 인프라를 구축해 인공지능 동맹을 맺겠다는 게 엔비디아의 구상입니다. 업계 추산으로 이번 공급 규모는 14조 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삼성전자와 SK는 엔비디아와 함께 인공지능을 반도체 전 생산과정에 접목한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현대차는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분야에 속도 낼 것이고요. 네이버도 반도체와 조선 등 국가 주력 산업에 인공지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지원할 방침입니다.

[앵커]
이렇게 젠슨 황 CEO가 대규모 협업 계획을 발표한 뒤 우리나라가 AI 주권국이 될 것이다, 이렇게 말했어요. 어떤 내용이죠?

[기자]
황 CEO는 특별 세션에서 엔비디아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구상을 압축적으로 소개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특히 인공지능 열풍이 부는 지금이 한국에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국처럼 소프트웨어와 제조, AI 역량 등 3가지 핵심 강점을 가진 나라가 드물다는 건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최고경영자 (지난달 31일) : 한국은 모든 역량을 갖고 있습니다. 기술, 소프트웨어 역량도 있고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제조업 기반도 있습니다.]

[기자]
이에 앞서 황 CEO는 국내 기업인들과 함께 이재명 대통령을 접견하기도 했는데요. 대통령이 보여준 지원과 열정 덕분에 한국이 세계 AI의 중심지가 될 수 있을 거라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이번 CEO 서밋은 우리 경제의 영향력을 확인하고 또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시간이었다고 볼 수 있을까요?

[기자]
네, CEO 서밋은 젠슨 황 CEO의 연설을 마지막으로 차기 개최국인 중국에 의장을 인계하고 3박 4일의 막을 내렸는데요. 경주에서 열린 이번 서밋은 참석자와 세션 등 여러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였습니다. 우리 기업들의 기술력 수준과 경제적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동시에 대규모 기술 협력 등 소기의 성과도 달성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APEC 중심으로 열린 CEO 서밋 이모저모 손효정 기자와 함께 들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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