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식당서 법카 300만원 긁은 공기업 간부...'경고' 처분에 그쳐

배우자 식당서 법카 300만원 긁은 공기업 간부...'경고' 처분에 그쳐

2025.10.17. 오후 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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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 식당서 법카 300만원 긁은 공기업 간부...'경고' 처분에 그쳐
가스안전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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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안전공사의 한 부장급 간부가 자신의 배우자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수시로 법인카드를 쓰다가 적발됐지만 '경고' 처분을 받는 데 그친 사실이 드러났다.

1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안전공사 A 부장은 지난해 본사가 있는 충북 음성에 있는 자신의 배우자 운영 식당에서 부서 회의비, 업무 추진비, 교육 훈련비 등 명목으로 총 13차례에 걸쳐 299만 원어치를 법인카드로 결제했다.

이러한 사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가 접수된 이후 진행된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조사 과정에서 A 부장은 "식당 선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측은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으로 판단했지만 해당 부장에게 '경고' 처분과 함께 영업이익률 약 9%를 적용해 부당 이익금 약 27만 원을 회수하는 데 그쳤다.

허 의원은 2024년부터 올해 3월까지 15개월간 가스안전공사 전체의 법인카드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A 부장 외에도 총 197건, 약 5,970만 원어치의 부당 사용 사례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특히, 50만 원 이상 지출 때 증빙을 강화해야 하는 규정을 피하려고 수분 차이로 같은 식당에서 '쪼개기 결제'를 한 경우가 103건(4,394만 원)에 달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증빙 서류를 부실하게 기재한 사례가 75건, 아예 누락한 경우도 19건으로 나타났다.

허 의원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국민 안전을 책임져야 할 기관 전체에 만연한 도덕 불감증과 안일한 조직 문화의 증거"라며 "공사는 예산 집행의 투명성을 스스로 훼손한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는 특단의 쇄신책을 당장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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