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Pick5] '제로 슈거' 소주...실상은 업계 마케팅?

[경제Pick5] '제로 슈거' 소주...실상은 업계 마케팅?

2024.05.02. 오전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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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로 슈거' 소주…실상은 업계 마케팅?'

설탕이 거의 들어있지 않은 이른바 '제로슈거' 음료는 젊은 층 사이에서 특히 인기인데요,

제로슈거 소주도 요즘 많이 출시되고 있잖아요?

[기자]
네, 다이어트하려고 제로슈거 소주 일부러 골라 찾는 분들 많으시죠?

대형마트에서 만난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박주은 / 경기 평택시 : 다이어트 하는 친구들이 죄책감을 덜기 위해서 일반적으로 제로슈거 (소주)를 많이 시키거든요. 일반 소주는 약간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서 조금 더 당류나 이런 게 더 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거든요.]

[앵커]
네 이름이 제로슈거라서 그런지, 일반 소주보다 열량이 훨씬 낮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땠나요?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판매되는 이른바 '제로슈거' 소주와 일반 소주 10개를 조사했더니, 당분이나 열량에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일단 '제로슈거' 소주 5개 제품에서는 모두 당이 나오지 않았는데요,

일반 소주들 역시 당류가 100㎖당 평균 0.12g으로, 기준치인 0.5g을 넘지 않아 제로슈거 소주라고 이름 붙일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열량은 제로슈거 소주가 100㎖당 최소 2.6㎉에서 최대 14.7㎉ 낮은 데 그쳤는데요,

그마저도 당분 영향이라기보다는 제로슈거 소주의 도수가 더 낮기 때문이라는 게 소비자원 설명입니다.

[앵커]
그럼 주류업체들이 마케팅 수단으로 '제로슈거'를 내세웠을 수도 있다는 얘기네요.

소비자들이 오해하고 있는 점은 이뿐만이 아니라고요?

[기자]
술을 잘 못 마시는 분들은 기분이라도 내려고 '비알코올' 맥주를 마시기도 하잖아요?

사실 여기에도 알코올이 약간은 들어 있습니다.

알코올이 아예 안 든 것은 '무알코올'이라고 하는데, 이 두 가지가 헷갈리는 소비자들이 많은 건데요,

한국소비자원이 소비자 2천 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했더니, 소비자 절반 넘게 비알코올은 알코올이 전혀 없다는 의미로 잘못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앵커]
그럼 비알코올과 무알코올의 차이를 자세히 짚어볼까요?

[기자]
맥주의 경우 알코올 0%는 '무알코올(Alcohol free)'로, 알코올 1% 미만은 '비알코올(Non-alcoholic)'로 표기하고 있습니다.

또, 보통 비알코올 맥주에는 알코올 함량이 소수점 첫째 자리까지 0이라는 의미로 '0.0', 무알코올 맥주는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0이라는 의미로 '0.00'이라고 제품에 표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설문 대상 소비자 10명 가운데 8명은 이 차이를 알지 못한다고 응답했습니다. 화면으로 보시죠.

[노영승 / 인천 부평구 : 비알코올 맥주 산다고 하면, 보통 알코올이 아예 안 든 것을 생각하는 것 같아요. '0.0'이랑 '0.00'도 무슨 차이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앵커]
알코올 0.0이라고 하면, 아예 안 든 것을 생각하게 될 텐데, 1% 안 되게 들어있을 수 있다는 거였군요.

특히 임신부 등을 위해서라도 함량을 자세히 표시하는 것이 좋겠어요.

[기자]
네, 미국의 경우엔 제품에 'Alcohol free' 즉, 무알코올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고, 실제 알코올 함량이 0인 경우에만 '0.0' 표시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올해 1월부터 비알코올 식품에 '에탄올 1% 미만 함유'를 표시하도록 했지만, 대체로 작은 글씨로 쓰여 있어 찾기가 어렵습니다.

직접 마트를 돌아 다녀보니 비알코올 맥주인데도 '알코올을 싹 뺐다'고 광고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또 조사 대상 비알코올 맥주 3개 가운데 1개만 임신부 경고 문구를 표시하고 있었는데요,

이 역시, 비알코올 맥주는 주류가 아니기 때문에 경고 표시를 의무화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입니다.

소비자원은 주류업체들에 알코올 함량을 제품에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임신부 경고 문구도 넣어달라고 권고했습니다.


영상편집: 김희정


YTN 황보혜경 (bohk101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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