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에 '갑질' 미국 브로드컴 제재...과징금 191억 원

거래상 지위 남용 브로드컴에 시정명령·과징금
불공정한 수단 동원 삼성전자에게 장기계약 강요
부품 공급 다원화 전략 꾀하지 못하게 돼
공정위 조사·EU 자료제출 요구 속 계약 중단
"4천억 원 넘는 피해"…소송서 유리한 입지 확보

[앵커]
제조사에게 부품은 공급선 다변화가 필수적이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삼성전자에게 스마트폰 부품 장기 계약을 맺도록 강제한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에게 우리 공정경쟁 당국이 제재를 내렸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이승은 기자!

브로드컴 경쟁사 퀄컴의 신고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죠? 브로드컴에 대해 어떤 제재가 내려졌나요?

[기자]
2년여에 걸친 조사와 심의, 의결 과정 끝에 공정거래위원회는 브로드컴의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91억 원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브로드컴은 지난 2020년 불공정한 수단을 통해 삼성전자에게 스마트폰이나 태플릿 PC 등에 들어가는 첨단 반도체 부품 공급 장기계약 체결을 맺도록 강제했습니다.

브로드컴이 독점하던 스마트 기기 핵심 부품 시장에서 2018년부터 경쟁사가 생기기 시작하자 구매 주문 승인 중단, 선적 중단 등의 방법으로 압박했습니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3월, 이듬해부터 3년간 한해 7억6천만 달러에 이르는 부품을 사야 하고, 물량을 못 채우면 배상해야 하는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비싼 부품을 살 수 밖에 없었고 계약 물량을 채우기 위해 필요 이상을 구입해야 하는 피해를 입었다고 공정위는 밝혔습니다.

갤럭시 S21의 경우 당초 결정한 경쟁사 부품 대신 브로드컴 부품으로 바꾸는 등 부품 선택권도 제한됐습니다.

공정위 조사가 진행되던 상황에서 계약은 2021년 7월 종료됐지만 계약 관련 매출이 8억 달러 발생하면서 공정위는 규정에 따라 2%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반도체 선도 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래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준 행위를 제재함으로써 핵심 기반 산업에서 경쟁 여건을 조성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심의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브로드컴의 행위는 공급망 교란 행위라며 추가 비용과 과잉 재고 등 4천3백억 원에 이르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정위가 브로드컴의 위법성을 인정함에 따라 삼성전자는 피해 보상 소송에서 유리한 입지에 올라서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경제부에서 YTN 이승은입니다.



YTN 이승은 (selee@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