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조 부실 대출' 어찌하오리까...총선 앞두고 또 연장?

'37조 부실 대출' 어찌하오리까...총선 앞두고 또 연장?

2023.05.12. 오전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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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조 부실 대출' 어찌하오리까...총선 앞두고 또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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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조 원

KB국민과 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코로나19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대출 잔액 규모다. 정확히 말하면 7일 기준 36조 6천여억 원. 모두 코로나 위기로 힘든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진 은행 빚이다.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은행들이니 다른 은행들은 말할 것도 없다. 코로나19 금융 지원이 시작된 건 지난 2020년 4월. 사태가 장기화하자 6개월 단위로 연장됐다. 윤석열 정부 출범 첫해인 지난해 9월 30일 지원 종료를 앞두고 금융당국은 만기 연장은 최대 3년간, 원금과 이자 상환 유예는 최대 1년 추가 연장해 줬다. 상환 유예 조치가 끝나는 게 바로 오는 9월이다.

2금융권으로 간다면…

대출 상환 능력이 없는 입장에선 더 안 좋은 상황으로 가게 된다. 1금융권보다 이자율이 훨씬 높으니 일종의 '폭탄 돌리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2금융권 상황도 갈수록 안 좋다. 2금융권 기업 대출 잔액은 코로나19 직전 대비 80% 넘게 치솟았다. 연체율 역시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미 지난해 2금융권에서만 자영업자 대출이 78조 원 늘어났다. 2금융권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람은 대부분 넘어갔다는 의미다.

그럼,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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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두 가지다. 경기가 좋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장사가 잘돼서 대출을 갚을 수 있는 목돈을 마련했으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그런데 경기는 지금도 안 좋고 하반기로 갈수록 더 안 좋아진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다른 해법은 추가 연장이다. 사실상 5번째 연장을 한 마당에 추가 연장은 은행 입장에선 부담이 너무 크다. 금융당국이 인위적으로 시중 금리까지 누르고 있어 은행으로선 큰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깜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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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9월부터 기준금리가 3% 포인트 급등했다. 그사이 갚을 수 없는 부실 대출이 급증했다. 지난 2월까지 은행 대출 연체율은 0.36%.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특히 코로나19 금융 지원 대상자들의 연체율은 이보다 높은 0.47%에 이르렀다. 시간이 갈수록 갚을 수 없는 빚만 쌓이고 있다는 뜻이다. 더 큰 문제는 대출을 받은 게 은행 한 곳만이 아니라는 거다. 한국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 따르면 1,019조 8천억 원 가운데 720조 3천억 원이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동시에 대출받은 거다. 이미 갚을 수 없어 추가에 추가로 대출을 받았다는 얘기다.

추가 연장은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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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금융당국은 선택을 해야 한다. 또 연장을 할 것이냐 말 것이냐…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가 추가 연장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 그런데 현재로선 연장이 곧 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은행 부실'이라는 독이다. 최악의 경우 뱅크런까지 예상되는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우리나라에서 뱅크런이 일어난다면 미국보다 속도가 100배 빠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택지가 많지 않다.

YTN 이대건 (dgle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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