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6%..."물가 정점" vs "아직 멀었다"

[뉴있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5.6%..."물가 정점" vs "아직 멀었다"

2022.10.05. 오후 8:02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6%를 기록하며 두 달 연속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채소류 가격과 외식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가 정점론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자세한 내용, '쇼 미 더 경제'에서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5%대이기는 합니다마는 약간 둔화했군요.

[박정호]
맞습니다. 지난달에 이어서 연이어서 물가상승률이 떨어지기는 합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역시 유가가 떨어진 것이 전방위적인 물가안정에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 말하는 물가안정론에 대해서는 저도 같이 손을 들기는 어려운 건데요.

사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라는 것은 계절적인 요인하고 그리고 방금 말씀드렸던 국제적으로 가격 등락폭이 워낙 큰 유가의 영향에 따라서 언제든지 상승폭으로, 하락폭으로 조금씩 변경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유가라든가 계절적 요인으로 변경되는 가격 부분을 배제하고 실질적으로 견고한 물가의 기조가 어떤 식으로 흘러가는지를 보기 위한 근원물가지수라는 걸 따로 만들어서 정부가 관리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 근원물가 같은 경우는 사실 4.5%로 전월 대비 또 올랐습니다. 전월이 4.4%거든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면 계절적이거나 유가로 인한 변동폭을 배제하고 물가 흐름의 기조를 보기 위한 통계는 언급을 안 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조금 떨어진 것만 가지고 언급하기에는 좀 너무 이르지 않은가 생각이 됩니다.

[앵커]
정부 입장은 한 9~10월쯤 되면 정점 찍고 완만하게 내려가지 않겠느냐 그런 얘기인데. 지금 상황에서는 단언할 수 없다는 얘기군요?

[박정호]
맞습니다.

[앵커]
일단 외식물가도 상당히 아직 비싸고요. 게다가 공공요금이 많이 올랐는데 이게 또 반영되는 데 시차가 있지 않습니까?

[박정호]
맞습니다. 바로 그런 것들 때문에 지금 물가의 흐름이 변동이 있기는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외식물가가 이렇게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요인들을 살펴보면 가장 크게 많이 오른 업종들을 가만히 보면 회와 관련된 업종이라든가 그다음에 수입 쇠고기라든가 이런 것들이 거의 10% 육박하게 올랐거든요.
그런데 이런 것들은 요즘 물가가 주춤한데 왜 이렇게 가격이 급등한 거냐. 약간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시차가 있는데요.

이런 회라든가 고기류 같은 경우에는 많은 사료로 일정 기간 이상 사육해야지만 공급할 수 있는 품목입니다. 그런데 다들 기억하시겠습니다마는 올해 상반기에 가장 고공행진을 했던 게 국제 곡물가격이었죠. 이런 것들은 다 사료의 원료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그때 높은 비용을 치러서 곡물류를 재배했던 것들이 이제 공급되다 보니 이것이 10% 가까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요인들이 됐고요. 그다음 이것뿐만 아니라 배추나 무처럼 계절적으로 일시적으로 수요가 폭등하는 것들까지도 가격이 올라가면서 이렇게 외식물가라든가 몇 가지 생필품 물가가 올라가는데요.

이중에 눈살을 찌푸리는 요인도 하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코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식품 관련한 회사가 36개 정도 되는데요. 이 36개 회사들이 상반기에 여러 가지 식자재 원가가 올랐기 때문에 적자가 걱정된다고 가격을 올릴 수 있게 해 달라고 정부에 부탁했었는데 정작 상반기 어떻게 보면 매출 결과가 분기별로 집계된 것을 봤더니 매출액도 10% 이상 올랐고 뿐만 아니라 영업이익률도 오히려 더 개선된 거예요.

그러면 사실 지금 이렇게 물가가 올라갔을 때 서로 협조하는 분위기도 중요한데. 어찌 보면 물가인상 때문에 가격 수용성이 높아진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쉽게 이 타이밍을 이용해서 가격을 올린 품목들도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지적들도 지금 같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요즘 전반적인 물가를 핑계로 해서 제품가격을 올렸다. 그런가 하면 지금 환율도 오르고 있지 않습니까? 환율이 계속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수입상품 가격도 계속 오를 것이고 이게 또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까요, 계속?

[박정호]
맞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처럼 에너지와 주요 식품이라든가 원자재를 해외에서 수급받는 대부분의 신흥국이나 개도국들 같은 경우에는 상당 부분 환율이 올라가면 이것이 다시 추가적인 물가상승의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특히 우리나라가 그동안 1100원대에서 1200원대 환율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었던 가장 근원적인 힘은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교역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 중의 하나고 그 교역을 통해서 가장 많은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나라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가능했었는데 지금은 이런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근원적인 터전인 중국 교역이 사실상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고요.

또한 중국에서 생산해서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는 경쟁력도 이번에 미국의 여러 가지 인플레감축법이라든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점점 희석돼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환율로 유인한 물가상승의 압박요인은 우리나라의 환율의 근본적인 변화나 이런 것들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물가상승의 압박요인도 상당 부분 지속될 것으로 보여지고요.

그리고 지금 많은 분들이 아직 언급을 안 하고 있는데 내년 물가상승의 가장 크게 우려되는 요소 중의 하나는 사실 인건비 상승입니다. 사실 정부에서는 올해 물가가 정점을 찍고 다소 주춤해서 이제 5%까지 내려왔다고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걸 오해하시면 안 되죠. 내려온 건 물가상승률이 내려온 것이지 물가가 내려온 건 아닙니다.

그러면 올해는 5%대 물가상승률을 보이고 내년은 이것보다 좀 더 낮아져서 4% 가까운 물가상승률이 예고된다고 하면 이제 우리 근로자들의 입장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올초에 많은 회사들이 노사간의 임금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지금과 같은 고공 물가상승을 예견하고 그걸 임금에 반영해 준 회사는 많지 않습니다.

그 얘기는 무슨 얘기냐 하면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올해 실질적으로 급여가 떨어졌다는 얘기와 똑같은 거예요. 그러면 내년 상반기에 노사간에 협상을 할 때 올해 실질적으로 급여가 줄어든 부분을 벌충해야 될 뿐만 아니라 내년도 물가상승폭이 불안정하다는 것을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거든요.

그런 것까지 충분히 반영하다 보면 올해 5%대하고 내년에 4%대라고 하면 근 10% 가까운 인건비 상승을 압박할 수 있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겁니다. 그럼 이렇게 한번에 10% 가까운 인건비 상승이 유발되면 이것은 다시 제품과 서비스의 가격에 전가될 가능성이 많은 것이죠.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한번 물가가 제대로 잡히지 않을 경우 이게 단기간에 1년 안에 못 잡는 이런 이유가 방금 말씀드린 이런 악순환 때문에 일어나는데요. 내년에도 그런 일들이 일어날까 봐 우려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또 9월 소비자물가는 사실 국제유가가 한풀 꺾인 덕분이 컸는데 지금 대규모 감산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석유수출국기구 OPEC+가 논의를 한다고 하는데요. 그 결과도 주목되고 있어요.

[박정호]
맞습니다. 지금 그나마 물가를 조금 잦아들게 만들었던 가장 근원적인 요인 중의 하나가 유가가 안정되기 때문인데요. 지금 안타깝게도 산유국들의 입장에서도 유가, 즉 석유를 팔아서 그걸로 조달받은 달러를 바탕으로 자국이 유지되는 데 필요한 나머지 생필품을 조달하는 방식의 국가체계인데요.

지금 이렇게 유가가 급락하다 보니까 어쩔 수 없이 고공물가행진 속에서 많은 국가가 석유를 다시 감산해서 석유에서 제값을 받아서 그렇게 달러를 확보해서 물가를 안정시키려는 그런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는 겁니다. 만약에 이런 감산의 폭이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큰 폭으로 또한 전개된다면 다시 또 유가까지 올라가는 악순환이 또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참 이게 물가가 언제쯤 안정적으로 잡힐지 감이 안 오네요.

[앵커]
알겠습니다. 그건 곧 나올 것 같으니까 그 결과를 잘 주목해 보고요. 이번에는 심야택시 승차난 문제 얘기해 보겠습니다. 요즘 밤에 택시 잡기 참 어렵다고 하는데요. 그것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이게 전향적으로 시장에서 수요공급의 원리로 이게 맞춰지지 않는 것 같아요.

[박정호]
맞습니다. 예전에 한때 너무 많은 시내에 택시를 공급하다 보니까 사납금 납부하고 나면 남는 것도 없다고 해서 사실 택시가 기피됐던 상황도 있었고요. 그건 반대로 말하면 너무 택시가 시내에서 잡기 쉬웠다는 걸 방증한 적도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그러면 왜 이렇게 밤 시간만 되면 택시 잡기가 어려운 것이냐. 그 이유는 택시를 운전하시는 분들의 수요가 이제 택시보다는 더 쉬운 돈벌이, 더 원활한 돈벌이가 따로 생겼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가장 큰 이유인데요.

요즘 전반적으로 배달업종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그리고 배송업종의 붐이 일기 시작하면서 이제 음식배달하는 플랫폼을 활용해서 일을 한다든가 아니면 배송 관련한 일을 하는 게 택시에서 버는 돈보다 훨씬 더 큰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지금 배달업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 운수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의 중론입니다.

이 때문에 밤 늦은 시기에는 사실 택시운전하기보다는 음식배달이나 이런 걸 하는 게 더 큰 돈벌이가 되다 보니까 회사 입장에서는 지금 밤에 택시운전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모집하기가 쉽지 않은 것도 분명한 요인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단기간에 문제가 아니라 산업구조의 근본적인 변화가 생겨서 일어난 현상들이다,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앵커]
택시업을 하기보다는 차라리 그 시간에 택배라든가 배달을 하는 게 훨씬 더 같은 시간에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기 때문에 그쪽으로 오히려 인력이 빠져나가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정부가 어제 심야택시난 완화 대책을 발표했죠. 일단 호출료를 올린다는 거고 파트타임 택시기사 도입하는 안도 나왔고요. 어떻게 보시는지요. 이게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까?

[박정호]
실질적으로 업계에서는 택시호출료를 최대 5000원까지 인상하겠다는 것만 가지고는 실질적으로 심야 택시난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는 게 중론이더라고요. 실제 택시업에 종사하거나 또는 다른 배송업에 종사하는 분들 역시도 심야택시를 운전하는 것보다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근무의 쾌적도라든가 이런 것까지 고려했을 때 5000원 가지고는 다시 자기가 택시 운전대를 잡기에는 적은 금액이라는 의견들이 많았었습니다.

따라서 저것만 가지고는 근본적으로 심야택시를 해결하기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이고요. 그래서 이제는 국토부 장관께서는 예전에 금지했었던 타다와 같은 플랫폼 택시 업종을 다시 활성화시켜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잘못하면 별 효과는 못 보고 승객들의 요금 부담만 커지는 거 아니냐, 이런 우려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자체에서는 별도로 기본요금이라든가 할증료는 또 올린다고 하니까요. 상당히 요금이 많이 올라갈 것 같아요, 물가도 자극하고.

[박정호]
택시요금 인상은 물가 인상의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도 부작용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