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뉴스] 집값 '억대' 하락 속출...과거 위기 때와 같은 점과 다른 점은?

[더뉴스] 집값 '억대' 하락 속출...과거 위기 때와 같은 점과 다른 점은?

2022.09.06. 오후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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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화상전화 :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더뉴스]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세계적인 고물가와 이에 따른 금리 인상 여파로 최근 부동산 구매 수요가 얼어붙으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이 크게 하락하고 있는데요. 거래 없이 급락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 1998년 IMF 외환위기나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다른지 전문가와 짚어보겠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 연결돼 있습니다. 나와 계시죠?

[박원갑]
안녕하십니까?

[앵커]
최근에 여러 보도로 확인되고 있는데 서울의 주요 아파트, 일부 아파트의 거래 가격이 3억 원에서 5억 원씩 급락한 거래가 있다는데 맞습니까?

[박원갑]
그렇습니다. 실제로 실거래가로 확인이 되고 있고요. 물론 모든 지역이 그런 게 아니라 극단적인 사례라고 보시면 되고요. 그런데 가격보다 더 중요한 게 거래량입니다. 가격은 속여도 거래량은 속이지 못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7월에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모두 639건인데요. 지난해 7월에 비하면 한 86%, 거의 급감했다고 볼 수가 있는데 이게 집값이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인식에다가 대출 금리가 오르고 또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말하자면 복합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렇게 보면 되고요.

집값이 추가적으로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물론 작용하고 있는데 문제는 이런 사실들을 스마트폰을 통해서 누구나 알다 보니까 사람들이 무리지어서 움직이려는 군집 행동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겁니다.

이러다 보니까 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가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최근에 부동산시장이 위축된 이유 중에 하나가 2030, MZ세대들이 지금 매수 심리가 끊기면서 이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하던데 그렇습니까?

[박원갑]
그렇습니다. 그동안 2030세대들이 주택시장의 주력 세대로 떠올랐고요. 잘 아시다시피 영끌, 빚투나 패닉바잉이 어떻게 보면 2030세대들의 하나의 키워드가 될 정도인데요. 그런데 최근 들어서 생각이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MZ세대들은 자본주의 키즈라고 할 정도로 단군 이래 가장 금융 지능이 높은 세대거든요. 집을 삶의 공간보다는 투자재로 보려는 경향도 강한 것 같고요. 그러니까 금융 지능이 높다는 것은 변화에 빨리 적응한다는 겁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니까 매수를 미루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 당분간 이런 추세는 좀 더 이어지지 않을까, 이렇게 예상을 하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렇다면 과거 금융위기 때, 그러니까 부동산 침체기 때와 비교를 해보겠습니다. 1998년 IMF 이후 집값 하락 때와 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집값 하락. 지금 상황과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박원갑]
IMF 때와 비교하는 것은 극단적인 케이스 같아요. 왜냐하면 외환위기는 국가가 부도난 거잖아요. 그래서 그때 상황과 비교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은 있고요. 다만 여러분들이 시장을 보실 때 개별 가격보다는 저는 가격지수를 보고 판단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외환위기가 터졌던 1998년 한 해 동안 KB국민은행의 전국 집값 하락률이 한 12% 정도가 되었고요. 서울은 13% 정도가 되었는데 그리고 99년도에 다시 집값이 급반등했거든요. 그런데 일각에서 집값이 40% 빠질 거다, 이런 것은 만약에 가격지수로만 따진다면 외환 위기가 세 번 이상 와야 되는 거거든요.

물론 일부 가격은 30~40% 빠진 케이스들은 있기는 하지만 너무 공포에 빠질 필요는 없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다만 일각에서는 지금 단순 조정이라고 얘기하는데 그거보다는 긴 것 같고요. 그렇다고 해서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어쨌든 지금은 본격적인 하락장으로 진입을 했다. 지금은 하락장 초입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로 좁혀서 금융경제 지표들을 놓고 봤을 때 과거 상황과 지금 상황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박원갑]
저는 환율이 약간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는 것 같아요. 오늘 보니까 원달러 환율이 1370원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데 리먼 사태가 터졌던 2008년 당시에도 1400원을 넘어섰지 않습니까. 물론 2009년 3월에 가서는 1500원대를 넘기도 했지만 어쨌든 환율이 굉장히 불안하고요.

금리로 보면 오히려 그때보다 지금 더 안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2008년 9월 당시에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5.25%였는데요. 지금은 어떻게 보면 2.50%잖아요. 그런데 앞으로 3%를 넘긴다는 얘기가 대체적인 얘기인데 그런데 리먼 사태가 터지고 나서 2009년 1월이 되면 기준금리가 2%로 뚝 떨어집니다.

그런데 앞으로 우리는 금리가 더 올라가야 되는 그런 상황으로 본다면 그렇게 시장을 낙관적으로 볼 수 없다, 이렇게는 볼 수도 있고요. 다만 미분양 수가 2008년 말에 16만 가구나 되었는데 지금은 한 2만 7000가구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공급 과잉에 따른 시장 경색 가능성은 그렇게 높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전세가 비율이 조금 높습니다. 그래서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 비율을 2008년 8월, 리먼 사태가 터지기 전이죠. 그때 41%였는데 지금은 8월 기준으로 보면 62% 정도가 된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때에 비해서 전세가 비율이 20%포인트 정도 높은 상황인데 이 얘기는 결국은 세입자가 집주인한테 무이자로 돈을 더 많이 빌려줬다는 거거든요. 그러면 자칫 집값이 빠지면 깡통주택뿐만 아니라 깡통전세 위험성까지도 더 커질 수 있다, 이렇게도 볼 수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전체적으로 과거와 비교해 봤을 때 일단 지금 시점은 분명히 집값 하락의 초기로 보인다, 이런 분석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이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박원갑]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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