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PC 비밀번호 보안 허술"...월 패드 해킹 주의보

"공용PC 비밀번호 보안 허술"...월 패드 해킹 주의보

2022.07.28. 오후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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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집 내부 불법 촬영물 수백 개 유포
가정용 월 패드 해킹 영상 ’다크웹’에서 퍼져
"월 패드, 공용 통신망 사용…해킹 피해 커져"
사생활 노출 우려…정부, ’홈 네트워크’ 실태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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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집마다 설치된 가정용 월 패드를 해킹해 불법 촬영한 영상이 특정 웹상에 유포되면서 많은 분이 불안에 떨었죠.

최근 정부가 실태 조사를 했는데, 월 패드 해킹 통로가 될 수 있는 공용 PC의 보안 관리가 매우 허술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윤해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해 11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입니다.

누군가의 집 내부로 보이는 영상 수백 개와 특정 아파트 단지 이름까지 적혀있습니다.

가정용 월 패드를 해킹해 불법 촬영한 영상들이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서만 접속할 수 있는 이른바 '다크 웹' 사이트를 통해 유포된 겁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집마다 있는 월 패드는 통신망 하나를 공유하고 있어, 해커가 한 집만 해킹해도 다른 가구를 쉽게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김현걸 / 한국사이버보안협회장 : 망이 연결돼 있다 보니까, 백 개의 가구가 같이 쓰는 공용 네트워크에서 한 곳만 (해킹 시도가) 침투돼도 전체를 다 볼 수 있는 구조가 되는 현상이 많이 발생합니다.]

보안을 위한 장치가 사생활 노출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가 월 패드를 포함한 '홈 네트워크' 실태 조사에 나섰습니다.

전국 아파트 단지 20곳을 들여다 봤는데, 대다수 단지의 공용 통신망 관리 PC의 비밀번호가 초기 설정 그대로이거나 단순한 숫자 조합이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최신 보안 업데이트를 하지 않거나 이미 지원이 종료된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등 전반적인 보안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김남승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과 사무관 : 아파트 관리 사무소 관리 PC 등에서 '1234' 등 알기 쉬운 비밀번호를 설정해 이용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런 알기 쉬운 비밀번호는 해킹 등에 악용될 수 있습니다.]

서버 설치 기준을 위반한 사례도 적발됐습니다.

대다수 서버 실의 잠금장치가 미흡하거나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았고, 통신 배관실에 있어야 할 장비가 소화기와 함께 방재실에 설치된 곳도 있었습니다.

정부는 이달부터 지어진 아파트에 대해선 해킹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세대별로 월 패드 통신망을 분리하도록 했습니다.

또 관리자가 정기적으로 보안 취약점을 파악하고, 공용 PC 비밀번호를 자주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만큼, 더욱 체계적인 보안 유지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YTN 윤해리입니다.




YTN 윤해리 (yunhr09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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