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와이] 집값 폭등했는데...한국은 양호한 수준?

[팩트와이] 집값 폭등했는데...한국은 양호한 수준?

2021.09.20. 오후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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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집값이 정말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선 정부는 물론 여당에서도 부동산 정책에 실패했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인데요,

일각에선 부동산 급등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고,

우리나라는 외국보단 양호하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습니다.

이런 주장이 사실인지, 조태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 국내 집값 오름폭이 안정적?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설계자로 꼽히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오랜 침묵을 깨고 책 한 권을 내놨습니다.

김 전 실장은 이 책을 통해 부동산 열풍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며, 국내 집값 상승 폭은 세계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김 전 실장만의 주장은 아닙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워크숍에서, 집값이 다른 나라보다 덜 올랐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바라보는 여권 일각의 시선인 셈입니다.

▲ 국제 통계에선 평균 하회가 사실

이런 주장은 보통 경제협력개발기구, OECD의 통계를 기반으로 합니다.

물가를 고려하지 않은 명목 주택 가격지수는, 2015년을 100으로 가정했을 때, 지난해를 기준으로 OECD 전체는 129가 됐습니다.

반면 한국은 107을 기록해, 일본보다도 낮은 상승률로 최하위권입니다.

다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이런 국제기관의 통계는 기본적으로 각국의 공식 자료를 기반으로 나온다는 점입니다.

▲ 왜곡된 자료가 국제 통계에 영향

우리나라의 공식 부동산 통계는 한국부동산원이 집계합니다.

문제는 이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는 점입니다.

결국, 한국부동산원이 표본을 확대하자, 집값 폭등은 현실이 됐습니다.

큰 차이를 보여왔던 민간 통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껑충 뛰어오른 겁니다.

OECD의 통계 역시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력히 암시하는 대목입니다.

▲ 통계 속에 엿보이는 폭등세

김수현 전 실장이 논란이 된 저서에서도 밝히듯이 각국의 부동산 현황을 직접 비교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 PIR 값은 참고할 만합니다.

이 값이 클수록 소득보다 집값이 너무 비싸다는 뜻인데, 한국은행이 계산한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는 일본과 미국은 물론, 다른 주요국을 압도하는 수준입니다.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 국내 집값이 오히려 불안정하다는 뜻입니다.

[이창무 /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유동성 문제 때문에 모든 자산 가격이 오른 것처럼 판단하니까 거기에 대한 처방도 다른 정책적인 실패나 수요·공급 문제보다는 유동성을 관리하는 방향의 선택이 이뤄지는 것이죠. 원인 진단이 잘못되면 처방이 잘못되는 상황이 되는 거죠.]

이런 주장이 정책적 책임에서 조금은 멀어지는 수단이 될 순 있습니다.

하지만 집값 폭등으로 고통을 받는 실수요자에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조태현입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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